[증권사 CEO 인사태풍(1)]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3연임 쟁점은 ‘유종의 미’와 ‘리스크관리’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11.18 07:01 ㅣ 수정 : 2020.11.18 10:23

3분기 당기순이익 100%이상 증가, 재무건전성·펀드사태 등 관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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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연말이나 내년 초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정일문(57)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3연임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사장의 3연임 쟁점은 ‘연말 실적 방어’ 그리고 재무건전성 관리 및 사모펀드 사태 해결 등을 포함한 ‘리스크관리’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재임기간이 3년 2개월이 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제공=연합뉴스 / 그래픽=뉴스투데이]


■ 3분기 이어 연말까지 실적 방어로 ‘유종의 미’ 거둘까? / SK바이오팜 등 3대 IPO 대어 공모 주관사로 54억원 수수료 수익


정일문 사장은 지난해 1월 선임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팬데믹 상황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을 잘 방어했다는 평을 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타격으로 133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분기기준 순손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었다.


히지만 1분기 만에 반전드라마를 썼다. 2분기 당기순이익이 29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2% 증가하면서 기사회생했으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액도 9조7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8%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106.6% 증가한 25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누적 순이익은 4208억원에 달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위탁매매 부문 수익 증가와 기업금융(IB) 부문 성과 등이 호실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일문 사장 체제에서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공모흥행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만 하더라도 상장 대표주관이 2건에 그쳤지만 하반기에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그리고 빅히트엔터테인트먼트까지 3대 IPO 대어의 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관련 수수료 수익만 54억887만원에 달했다.


또한 공모흥행은 개인투자자를 대거 유치, 위탁매매 수익 증가로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굵직한 IPO 딜을 따내는 등 IB부문 등에서 실적을 이끈다면 정 사장의 3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표=뉴스투데이]


■ 해외 IB부문 강화로 신수익원 확보…늘어나는 우발채무 등 재무건전성 관리는 숙제


정 사장은 해외사업 부문을 강화하면서 신수익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국투자증권의 경쟁상대는 국내 증권사가 아닌 글로벌 투자은행이라는 시각을 지니고 선진 금융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정 사장의 취임 첫해인 2019년 한국투자증권의 해외법인은 모두 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32% 급증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 타격으로 순손실 52억원을 내면서 적자로 전환했지만, 정 사장은 최근 해외 대체투자 부문에 집중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의 오피스빌딩을 약 4000억원에 매입해 셀다운(재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7월에는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건축자재 유통기업 홈디포의 물류센터에 3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미국 중심의 대체투자 성과에 힘입어 한국투자증권은 뉴욕 법인을 통해 IB업무 라이센스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 라이센스 발급 후 현지에서 대체투자 뿐 아니라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해외 IB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IB부문 강화에 따른 재무건전성 약화에 대한 리스크관리가 동반돼야 할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 영업 확대는 우발채무(익스포져) 증가로 이어진다”며, “한국투자증권의 현 신용등급은 AA로 안정적인 편에 속하지만 아직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관리가 필수”라고 밝혔다.


■ 라임·옵티머스 등 5대 펀드 사태 연관…3연임 걸림돌 / 업계 관계자, “연임 가능성 높지만 사모펀드 사태 마무리가 관건”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는 정 사장의 3연임에 최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라임펀드, 옵티머스펀드, 팝펀딩펀드, 디스커버리펀드, 젠투펀드 등 대부분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연관됐다.


한국투자증권의 라임펀드 판매 규모는 483억원, 옵티머스 펀드는 577억원 정도로 집계됐다. 이중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지난 7월 투자 원금의 70%를, 지난 9월 20%를 추가로 원금의 9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약 500억원 규모로 판매한 팝펀딩펀드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액의 24% 정도를 보상하는 방안을 내놨다. 다만 라임펀드, 디스커버리펀드, 젠투펀드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보상안이 나오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일문 사장은 실적 측면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사모펀드 사태 등을 대내외적으로 얼마나 정리를 잘하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일문 사장은 2019년 1월에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임기는 내년 3월에 만료되며, 같은 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