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OTT 공유 사기 기승...넷플릭스는 책임 없나

이지민 기자 입력 : 2021.01.13 07:02 ㅣ 수정 : 2021.01.14 09:16

OTT 계정 공유 사기 피해자도 속출 / OTT 업체 등은 '소비자 책임' 강조/정부 당국은 단속없이 "구제 어려워"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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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유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자들이 이용료를 나눠 내기 위해 ‘아이디 공유’에 참여했다가 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같은 관련 기업이 '소비자 책임'만을 강조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온라인상에 버젓이 사기영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충분한 주의를 주는 것과 같은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당국이 적극적인 단속을 펴지 않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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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인사이트(대표 김진국)가 실시한 OTT 이용률 설문조사 결과 [자료=컨슈머인사이트 제공]

 

■ OTT 이용자 꾸준히 증가 중…최강자 ‘넷플릭스’, 유료이용자 절반 차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OTT 이용자가 급격히 늘었다. 정보통신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대표 김진국)는 국내외 OTT 13개 브랜드 이용자 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OTT 이용률이 50%까지 치솟았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족’이 증가함에 따라 OTT 업계들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2018년까지만 해도 4%의 이용률을 기록한 넷플릭스는 2019년 10%, 2020년 24%로 2배 증가한 이용률을 기록하며 OTT 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해 유료 OTT 이용자 중 52%가 넷플릭스를 이용한 셈이다.

 

■ “파티원 구해요”…‘깜깜무소식’

 

대부분의 OTT는 여러 명이 한 계정을 공유할 수 있는 다회선 요금제를 제공한다. 이 장점을 이용해 많은 이용자들이 이용료를 나눠 낼 ‘파티원’을 구한다.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온라인 카페에서의 모집글뿐 아니라 ‘4flix(넷플릭스 파티원을 구하는 사이트)’, ‘피클플러스(각종 OTT 구독자 매칭 사이트)’ 등 아이디 공유 파티원 매칭 전문 사이트도 등장했다.

 

OTT 인기 상승과 함께 아이디 공유가 성행하자 파티원을 모집한 뒤 이용료만 받아 잠적하는 ‘먹튀’ 사기도 기승이다. 포털 사이트에 ‘넷플릭스 사기’, ‘왓챠 사기’ 등을 검색하면 피해자들의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페 등에서 아이디를 공유할 ‘파티원’을 모집한 뒤 계좌로 돈을 입금 받고 서비스를 해지한 뒤 잠적하는 방식의 사기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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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OTT 계정 공유 파티원을 구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포털 사이트 캡처]

 

최근 온라인 카페에서 넷플릭스 아이디 공유에 참여한 김모씨(26세,여)는 “3개월 동안 아이디를 공유할 사람을 모집한다길래 4인까지 시청 가능한 요금제를 4명이 나눠내는 개념으로 계정주인에게 돈을 입금했다”며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넷플릭스에 로그인을 하니 ‘비활성화 된 계정’이라는 경고 문구가 떴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다양한 OTT를 이용하고 싶은데 나눠낼 친구들을 일일이 구하는게 더 수고로울 것 같아 아이디 공유에 참여했지만 결과는 사기였다”며 “소액결제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번거롭게 고소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맹점을 이용한 악질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넷플릭스, "개인 간 문제, 피해자 구제 어려워" / '적극적 노력' 소홀 지적도 만만치 않아

 

넷플릭스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사안에 대해 “가족 및 지인이 아닌 타인과의 계정 공유는 넷플릭스 서비스 이용약관 위반 사항”이라며 “추후 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약관에 따라 가족 이외의 타인과 계정을 공유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넷플릭스 자체적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책을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 이용약관을 살펴보면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는 가족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를 찾을 수 있다. 

 

한국 소비자원 역시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한국 소비자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례는 사업자와 소비자간 분쟁이 아니라 개인간 공유를 문제”라며 “소비자원 측에서 도움을 주기는 어렵고 일종의 사기 사건으로 분류돼 경찰 측에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OTT 계정 사기 관련 문의가 자주 들어오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 최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넷플릭스 등과 같은 OTT기업들이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적극적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