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피보다 진한 왕좌'…경영권 다툼에 등돌린 롯데·한진·금호家 사람들

강소슬 기자 입력 : 2021.02.19 08:16 ㅣ 수정 : 2021.02.22 11:11

경영권 다툼 일면 기업 이미지·실적에도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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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기업 경영권을 놓고 오너 일가들이 벌이는 다툼은 잊을만 하면 불거진다. 현재도 한진그룹과 금호석유화학 등에서는 친족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왕좌가 피보다 진하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하지만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기업 이미지뿐 아니라 실적에도 악영향을 준다. 실제 롯데그룹은 지난 2015년 시작된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다툼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지금은 사실상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승기를 잡으며 겉보기에는 안정을 찾은 듯한 모습이지만, 경영권 다툼으로 인한 여파는 아직도 남아 있다. 실적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최근 롯데그룹이 받아든 성적표는 삼성·현대차·SK·LG 등 다른 국내 재계 5대 그룹과 비교해 그리 좋지 않다. 일각에서는 '참담하다'는 표현까지 쓴다. 지난해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200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거뒀고, 롯데케미칼도 7540억원이나 되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같은 실적 저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등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경영권 다툼으로 사업 재편과 혁신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진그룹과 금호석유화학 등 경영권 분쟁 소용돌이 속에 있는 기업들의 앞날을 장담하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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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오른쪽)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 2015년,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

 

2015년 7월 롯데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6차례에 걸쳐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대결하며 ‘형제의 난’을 벌였다.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오랜 기간 이어졌던 경영권 다툼은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2015년 한일 롯데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전격 해임된 신동주 회장은 7월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을 내세워 신동빈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다 실패하며,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됐다.

 

신동주 회장은 2015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5차례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통해 복귀하려 했지만, 신동빈 회장이 이기게 된다. 2020년 6월 신동주 회장은 다시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동빈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을 요구했지만, 해임 안건은 결국 부결됐다.

 

이후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발견되며,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동빈으로 결론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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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민 한진 부사장 [사진=뉴스투데이DB]

 

■ 2019년, 한진그룹 ‘남매 전쟁’

 

2019년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을 내세워 조양호 전 회장의 유훈과 다르게 남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독단적으로 한진그룹을 경영하고 있다며,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해 경영권을 다투겠다고 밝히며 경영권 다툼이 벌어졌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은 동생 조현민 한진 부사장과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대한항공 사우회 등으로부터 지지를 얻으며 우호세력을 구축했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KCGI와 반도그룹과 주주연합을 결성했다.

 

3자 주주연합 결성 이후 한진 계열사 전직임원회와 노조들은 3자 주주연합을 비판하며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2020년 3월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고, 한진칼이 사내이사로 추천한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외이사 후보 5명은 모두 선임됐다. 반면 3자 주주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와 비상무이사는 모두 선임되지 못했다.

 

2021년 3월 예정된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의 주주제한 접수 기한은 지난 10일이었는데, 3자 주주연합은 주주제안서를 한진칼에 보내지 않았다. 이로써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조원태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현재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47.33%이며, 3자 주주연합 41.84%로 약 6%p 앞서는 상태다. 3자 주주연합이 이번 주총에서도 표 대결로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해 제안서를 보내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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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오른쪽)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 2021년,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 본격화 

 

2021년 1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보유지분과 관련해 박찬구 회장 일가와의 특수관계 해소를 공시하며 경영권 분쟁의 막이 올랐다.

 

박 상무는 故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로,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박 상무는 지난 8일 서울지방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는데,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은 경영권 분쟁에서 통상적인 과정으로 풀이된다.

 

현재 박찬구 회장의 지분은 6.69%이며, 자녀인 박준경 전무와 박주형 상무는 각각 7.17%, 0.98%로 타 특수관계인지분(0.03%)까지 더하면 박 회장의 우호 지분은 총 14.87%다. 박철완 상무의 지분은 10%로 4.87%p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분확보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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