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1인가구 늘어나는데 가전업계는 ‘거거익선’ 바람 왜?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5.14 05:00 ㅣ 수정 : 2022.05.14 14:49

1인가구, 소형가전에서 '거거익선' 제품 선호 두드러져
삼성·LG전자, 소비자 욕구 발맞춰 대형가전 제품 잇따라 선보여
코로나19로 제품 가격 보다는 성능과 만족도를 중시하는 분위기 형성
가전업계, 가성비-가심비-나심비 '세마리 토끼' 잡는 경영전략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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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이마트 매장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결혼해 아이가 있거나 부모님까지 함께 사는 대가족이라면 가전제품이 크면 클수록 좋다. '거거익선(巨巨益善·크면 클 수록 좋다)'이라는 말도 이래서 나왔다. 그러나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에게는 일반적인 가전제품들이 다소 과분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몇년간 소형 가전들이 각광받고 있다. 

 

미니 밥솥, 미니 건조기, 미니 세탁기, 미니 오븐 등 크기나 부피는 작아 실용적이고 기능적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이와 함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가전은 혼자 사는 젊은 소비자층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에서도 소형가전을 앞다퉈 선보였다. 

 

그런데 최근 가전업계에는 소형가전과는 정반대인 ‘거거익선’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관 못지않은 시청 효과를 내는 대형 TV부터 국내 최대 용량 세탁기에 이르기까지 대형가전이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한 이들 대형가전은 1인 가구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대적인 화두가 된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대형가전들이 다시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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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kg LG트롬세탁기 [사진 = LG전자]

 

■ 크게 더 크게, 대형 가전제품 ‘흥행’

 

'Bigger is beautiful(더 큰 제품이 아름답다).'

 

영국경제학자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가 1973년에 외친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는 이제 또다른 국면을 맞은 셈이다.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최대 용량인 25kg 세탁기 신제품 출시를 두고 열띤 경쟁을 벌였다. 신제품 출시 소식은 LG전자에서 먼저 전해졌지만 제품 판매는 삼성전자가 앞섰다. 

 

삼성전자는 2020년 한번에 다량의 빨래를 부담 없이 처리하려는 소비자 욕구를 고려해 당시 국내 최대 용량인 24kg ‘그랑데 세탁기 AI’를 출시했다.

 

그리고 2년 후 이보다 좀 더 큰 25kg의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 새롭게 내놨다. 삼성전자 회심의 프리미엄 공간 디자인 가전 '비스포크' 라인인 신제품은 ‘세제자동투입’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편의성이 향상했다. 이에 따라 버블워시를 비롯해 △무세제통세척+△ 펫케어 코스 △살균 세탁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용량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연이어 개발하며 소비자의 대용량 선호 추세를 충족시켜 왔다”며 “향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용량과 기능을 계속 선보이며 더 만족스러운 의류 케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 라인업을 포함한 총 9종의 25kg 용량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UP가전으로 LG 트롬 세탁기의 차별화된 장점을 그대로 계승한 점이 특징이다.

 

세탁물 무게와 오염도 등을 감지해 적정량의 세제를 알아서 투입해주는 ‘자동세제함 플러스’를 비롯해 △자동 워터 스프레이 △옷감 손상을 줄이는 인공지능 DD(Direct Drive) 기술 등이 적용됐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의 독보적인 기술력에 편리한 대용량까지 갖춘 차별화된 신제품을 필두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하며 세탁기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TV가전 크기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70·80 인치대 대형 TV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보다 큰 90인치대 시장도 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98인치 네오 QLED TV를 선보였으며 올해 110·101·89인치 등 마이크로 LED TV 출시도 예고돼 있다. 이에 뒤질세라 LG전자도 올해 97인치 올레드 TV를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했다.

 

이 밖에 SK매직은 요리뿐만 아니라 젖병을 소독하거나 스팀타월을 만들 수 있는 ‘23L 자동요리 전자식 전자레인지’를 출시했으며 쿠쿠도 동일 용량의 전자레인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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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 가전제품도 ‘나심비’ 시대

 

소비자들의 민심도 대형가전에 반응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이마트 TV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TV 매출 중 40% 이상이 75인치 이상 대형 TV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매출 비중 1위를 차지한 65인치 TV 매출을 넘어선 기록이다.

 

반면 55형 이하 TV는 전년 대비 30%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작용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빈도가 올라가게 되자 어차피 구매할 거라면 크고 좋은 것을 사자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나 위생에 대한 높은 관심은 대형 세탁기나 건조기 소비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하는 ‘가성비’보다 심리적 만족도를 중요시하는 ‘가심비’를 넘어 ‘나심비’를 선호하는 MZ세대(20∼40대 연령층)의 소비성향이 반영된 경향도 있다. 나심비는 나, 심리, 가성비의 합성어로 개인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소비 경향을 일컫는다.

 

최근 독립을 준비 중이라는 직장인 이모(26)씨는 “밥솥이나 정수기 등은 1인용 소형가전으로 충분하지만 TV가전만큼은 큰 제품을 구매하려고 한다"며 "아무래도 큰 제품이 프리미엄급으로 출시돼 성능 측면에서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일한 취미생활이니만큼 크고 좋은 제품을 갖고 싶은 게 욕심”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장인 윤모(30)씨는 “혼자 가성비 좋은 소형가전을 사용하지만 결혼하면 식구 수에 맞는 대형가전을 구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가족 수가 많으면 그만큼 큰 가전이 필요하지만 가구원 수가 적다고 꼭 소형 가전을 쓸 필요는 없어 크기나, 성능 모두 프리미엄급 가전을 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소비자 욕구는 갈수록 다양해진다. 때로는 성능은 조금 부족해도 값싼 제품, 적당한 성능과 적당한 가격 제품, 값비싼 프리미엄급 등 각자 소비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가전업계는 가성비부터 가심비, 나심비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사로잡을 ‘쓰리 트랙’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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