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 2022 콘텐츠 IP 산업전 (5)끝] 넷플릭스 흔드는 티빙, 마블을 이기는 한국콘텐츠의 3대 강점에 올라탔다

모도원 기자 입력 : 2022.11.19 22:15 ㅣ 수정 : 2022.11.19 22:15

"기성세대들은 자막을 불편해하지만 청년층은 한국어도 자막처리 요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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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양시권 티빙 국장이 코엑스에서 개최된 '라이선싱콘2022'에 참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콘진원]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전성시대다. 전통적인 TV 시청에서 더욱 풍부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OTT 시장으로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웹드라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대 75%, 30대 71%가 ‘TV 대신 OTT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한다’고 답했다.

 

떠오르는 시장답게 쟁쟁한 경쟁자들도 잇따라 들어오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의 국내 OTT 시장을 독점도 이미 오래 전 일이다. 막대한 콘텐츠를 쏟아내는 넷플릭스의 물량 공세 한가운데서 국내 토종 OTT들의 개성있는 콘텐츠들이 점차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자체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이른바 ‘오리지널 콘텐츠’의 한방이다.

 

■ 양시권 티빙 국장 "1인치의 장벽인 '자막'을 넘어서면 콘텐츠 자체에 대한 매력이 핵심 경쟁력"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1∼12일 콘텐츠 IP 산업의 최신 흐름과 정보를 공유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콘퍼런스 '라이선싱콘 2022'를 개최했다. 2일차에는 'IP 라이선싱 빌드업 세션'에 이어 네 번째 세션 '사랑받는 K-콘텐츠, 이유가 있다'와 다섯 번째 세션 '콜라보레이션 4. 0 : 경계 없는 협업의 시대'가 열렸다.

최근 국내 OTT 사업자 1위로 올라온 티빙의 양시권 국장은 지난 12일 '라이선싱콘 2022'의 네 번째 세션인 '사랑받는 K-콘텐츠, 이유가 있다'에서  ‘1인치 장벽을 허물다’를 주제로 최근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에 대해 설명했다. 

 

양시권 국장은 “1인치의 장벽은 자막이라는 벽이다. 세상 사람들이 팬데믹을 겪으면서 자막 보는 것을 더 이상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1인치의 장벽을 넘어서고 난 다음부터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매력, 콘텐츠 자체에 대한 강점 그리고 어떤 콘텐츠가 재밌는지를 보기 위한 송관이 넓어졌다”라고 말했다.

 

양 국장은 “아무래도 (코로나19) 이전까지 모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라며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는 기본적으로 대규모의 제작비가 투자되고 영어권 국가들에 대한 커버리지를 이미 갖춘 상태에서 콘텐츠를 투자하다 보니 금액 대비 퀄리티가 높은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디즈니 스튜디오 같은 경우도 내부 프로덕션들이 워낙 많아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대부분의 콘텐츠들을 만들고 생산하고 소비하는 영역이 이미 구조화돼있다”라며 “결국 미국은 엄청난 산업을 가지고 있고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부분이 아무래도 메이저 스튜디오 중심의 콘텐츠 산업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한국콘텐츠의 3대 강점=소재의 다양성, 한국 관객의 높은 수준, 창작자 중심의 콘텐츠 제작환경 

 

양시권 국장은 이와 같은 미국 중심의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가 최근 빛을 발한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양 국장은 “우선 첫 번째로 전 세계 사람들이 봤을 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봤을 때 한국 콘텐츠의 소재 자체가 신선하고 어떤 한 코드에 포커스 되어 있기보다는 다양한 소재를 만들기 때문이다”라며 “메이저 스튜디오가 콘텐츠를 많이 만들지만 보통 장르가 특화돼 있는 경우가 많다. 마블 스튜디오 역시 히어로물을 중심으로 장악했다. 한 번 유행을 타고 한번 그게 성공 공식이 되면 그 콘텐츠를 중심으로 계속 만들어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한국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소외되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변호사 콘텐츠이며 오징어 게임은 조금 잔혹한 코드가 들어간 장르물이다”라며 “또 미나리와 같이 드라마성을 갖춘 콘텐츠 등 여러 가지 장르와 여러 가지 소재들을 계속 다양하게 만들 수 있고 그 안에서 계속 소비할 수 있는 제작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번째는 한국 시장 내 대중들이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예전에 봉준호 감독님도 왜 한국 콘텐츠의 퀄리티가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관객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서라는 대답을 했다”라며 “콘텐츠가 처음 나왔을 때 평가받는 첫 번재 시장은 국내시장인데 그 평가 기준점이 높아 해외로 나가기 전 그 퀄리티를 먼저 체크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크다. 그러다보니 퀄리티를 높이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고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새로운 시도를 할 수밖에 없는 저변이 갖춰져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콘텐츠 시장의 마지막 강점으로 양 국장은 창작자 중심의 콘텐츠 제작 환경을 꼽았다. 그는 “미국은 집단 창작 시스템이 확고히 돼있다. 미국 드라마는 매 회 감독과 작가진이 다르다. 전체적인 방향이 만들어진 뒤에는 산업적으로 구조화된 시스템 안에서 콘텐츠를 만든다”라며 “반면 한국은 창작자 중심으로 콘텐츠를 이끌어간다”라고 말했다.

 

양시권 국장은 최근 주목받는 한국 콘텐츠의 자체적인 경쟁력이 어느 순간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양시권 국장은 “일전에 윤여정 배우님이 시상식 때 말씀하신 답변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라며 “윤여정 배우님이 왜 한국 콘텐츠들이 주목받고 있냐는 질문에 한국에는 언제나 좋은 드라마와 좋은 영화가 계속 있었고 어느날 갑자기 세계가 우리에게 주목했을 뿐이다. 어느 시점에 갑자기 팬데믹이라는 환경 때문에 그런건지 모르겠으나 한국 콘텐츠는 이미 주목을 받고 있었고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고 말씀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 "에이전시 없는 D2C 방식이 K-콘텐츠가 급부상 할 수 있었던 이유"

 

양시권 국장은 OTT 플랫폼들의 세계적인 성공 배경에 대해 달라진 트렌드를 언급했다.

 

양 국장은 “(코로나19 이전) 해외에서 콘텐츠를 판매하는 방식은 각 국가와 지역별로 있는 에이전시들을 통해 유통하는 방식이다”라며 “그 에이전트라는 건 방송국일 수 있고 영화라면 배급업자인데 이들에게 선택을 받아야만 콘텐츠가 나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은 에이전트가 끼어있는 사업이 아니라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이라 소비자들에게 직접 보여지는 상황이 생겼고 팬데믹을 겪으며 넷플릭스가 커지니 전 세계의 사람들이 직접 콘텐츠를 보고 직접 판단을 하다보니 정말 재미있는 콘텐츠가 발굴됐다”라며 “다시 말해 디지털화가 되며 장벽 게이트가 무너지고 나니 한국 콘텐츠 자체를 즐거워 하는 사람들을 바로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이 K-콘텐츠가 급부상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양시권 국장은 “티빙이 오리지널을 시작한 지 이제 2년 가까이 돼가는데 OTT 플랫폼으로서 가장 주목했던 부분이 오리지널 콘텐츠였다”라며 “TV에서 볼 수 있었던 콘텐츠를 OTT 플랫폼을 통해 다시보기로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을 유입하거나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만들 수 없다고 판단을 했다. 그래서 저희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잘 만들어야겠다는 결론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도 저희가 오리지널을 시행했던 첫 년도에 어느 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던 두 개의 콘텐츠, ‘술꾼 도시여자들’과 ‘환승연애’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깐네 시리즈라스 작품이 출품돼서 시상식에 초청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관계자들에게 프랑스 현지 반응을 한번 물어봤더니 프랑스라는 나라도 굉장히 자막을 싫어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라며 “프랑스 역시 자국 문화 보호 장벽이 굉장히 높은 나라 중에 하나다. 콘텐츠들이 수입되면 대부분 불어로 변경해서 더빙해야 하는 등 자국 콘텐츠에 대한 쿼터가 굉장히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기성세대 이상은 자막의 존재를 아직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 국장은 “프랑스에서도 굉장히 재미있는 사실은 젊은 세대들은 자막 보는 걸 꺼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자국 콘텐츠들도 자막을 놓고 본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서비스를 하는데 가장 많이 들어오는 VOC 고객의 불만 중 하나가 한글 자막을 해달라는 것이다”라며 “그렇게 젊은 세대분들이 자막을 함께 보며 1인치 장벽을 이미 넘어서서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고 저희도 거기에 맞춰서 콘텐츠들을 글로벌화 전략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티빙이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플랫폼은 파라마운트 플러스다. 최근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몸값’과 SF 드라마 ‘욘더’를 파라마운트 플러스를 통해 유럽과 미국에 선보인다.

 

양시권 국장은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협업한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라며 “직접적으로 해외에 진출하지 않고, 더 큰 성장이 필요한 OTT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구축하자는 측면에서 파라마운트와 협업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정상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결국 체결이 됐고 ‘몸값’과 ‘욘두’ 두 편은 이미 협의는 완료된 상황이다”라며 “11월에 독일, 12월에 프랑스에 런칭하면서 유럽을 커버한 뒤, 북미와 남미를 커버리지하는 형태의 플랫폼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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