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사회는? - 급부상하는 트렌드 읽기 (7)]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상화된 위기의 시대를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protocol) 마련되어야..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11.23 00:30 ㅣ 수정 : 2022.11.23 00:30

[기사요약]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 위기관리의 중요성 더욱 부각
위기관리에서 커뮤니케이션은 기본, 체계적인 매뉴얼 갖춰져야...
한국 사회, 여전히 요원한 위기 대응 능력
이제는 위기에 앞선 사전 준비에 관심 가져야, 위기관리 프로토콜 재설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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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industrial society, Next society, Dream society를 거쳐 Crises society, 불안정한 위기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우리 앞에 다가올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반세기 전 탈산업사회(Post-industrial society)에서 제조업 경제가 과학기술 기반의 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예측한 다니엘 벨, 지식근로자의 부상과 정보혁명사회를 예상하며 다음 사회(Next society)를 통찰한 피터 드러커처럼 깨어있는 시민이라면 코로나 이후 새롭게 떠오르는 사회 현상 속에서 각자의 나침반을 새롭게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다. 거대 담론이 아닌 우리사회의 일상적 변화를 통해 떠오르는 사회적 현상을 고찰해보면 오늘의 시계(視界)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변화의 폭이 크고 사이클이 짧을수록 개인과 사회의 발빠른 대응은 더욱 중요하다. 지난 30년간, 문화관광과 교육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한 수원대학교 우경진 교수가 관찰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 교육, 문화, 여가의 변화와 미래의 모습에 대한 소소한 진단을 들어보자.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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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lextrades]

 

[뉴스투데이=우경진 수원대 호텔관광학부 교수] 위기상황은 보통 나쁜 소식을 만들어낸다. 위기는 여러 가지 형태와 모양으로 나타난다. 사고, 지진, 화재, 홍수, 살인, 데모, 강도, 파업, 자살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필자의 전공 분야인 호텔업은 “home away from home(집 떠나 또 다른 집)”의 모토가 말하듯 집처럼 안락한 공간이지만 동시에 보통 가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상의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장소이다.

 

따라서 당직 매니저들은 매일 로그북(logbook)을 작성하고 야간 매니저들은 밤사이 발생하는 상황을 시간대별로 기록하고 남기도록 규정을 정해놓고 있다.

 

호텔업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갖춘 산업에는 항공업이 있다.

 

항공분야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기구 및 항공 산업계의 공조 하에 안전, 보안, 보건 관련에서 위험의 능동적 관리를 위한 대책과 권고사항들이 실행되면서 사스, 메르스, 코로나와 같은 위기 상황 이후 한 단계씩 진화된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다.

 

물론 호텔이라는 하나의 건물이나 시설, 비행기라는 밀도 높고 복잡성이 높은 공간 환경이 아주 일반적 상황은 아니지만, 이런 상업적인 분야들의 발전은 작금의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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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cience]

 


• 투명성과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위기관리의 기본

 

사회과학의 많은 영역은 교집합이 많다. 행정학은 Public Administration, 경영학은 Business Administration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행정학은 대중을, 경영학은 사업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것이다.

 

기업과 조직의 구조와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위기관리는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주요 업무 중 한 영역이다.

 

위기관리의 4가지 기본요소로는 예방–계획-훈련-실행의 과정이 있다. 위기가 발생한 후의 대응책에는 경고-위기파악-대응-해결-회복의 과정으로 각 단계별 명확한 이슈 체크와 해결방안의 절차를 준비해두고 실전훈련을 주기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수십년 전만 해도 비행기 추락사고가 발생하면 언론에 보도가 나가기 전에 직원들을 파견하여 비행기 로고를 지우거나 사고를 축소하여 보도되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이던 때도 있었다.

 

90년대를 지나면서 정보의 공유와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항공사들은 기자들을 모아서 사고지로 안내하며 기내에서 사고에 대한 브리핑을 해주는 방식으로 투명성과 진정성을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지침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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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instituteforpr]

 


• 체계적인 매뉴얼, 호텔 등 서비스업을 산업 반열에 올리는데 기여

 

필자는 80~90년대 외국계 체인호텔에서 일을 하며 한국호텔기업들과 가장 큰 차이는 매뉴얼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일정 부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제조업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매뉴얼 차이만 봐도 회사의 규모와 전문성을 알 수 있다. 맥도널드나 스타벅스 같은 회사들이 노약자나 장애우를 많이 채용할 수 있는 것도 누구나 매뉴얼대로 일을 하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적시된 업무 내용과 체크리스트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표준화와 공식화는 호텔과 레스토랑과 같은 서비스업을 산업의 반열에 올리고 글로벌 기업화를 이루는데 크게 기여했다.

 

수십년 전에도 외국계 호텔기업에는 홍보이벤트를 위해 기자회견을 열기 전에 해야 할 업무 리스트가 상세히 마련되어있었다.

 

마찬가지로 위기상황에서 총지배인이 유일한 대변인이 되어야 하고 (총지배인이 부재중일 경우 부총지배인, 야간매니저, 고참 순으로 권한을 위임하고 선임한다), 파업시의 언론대응방법, 직원들은 알지만 언론에 나가지 말아야 할 사항들, 내부 커뮤니케이션 통제 등에 대한 확실하고 실무적인 방안들이 상세하게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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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riott 호텔 위기관리 플랜 [출처=scribd]

 


• 한국 사회, 위기관리 대응 능력 여전히 답보상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겪고 2022년 가을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가 더없이 허망한 까닭은 그 많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고도 우리 사회가 한뼘의 성장도 이루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날 오후 6시 34분 최초 신고자부터 112 신고자들이 압사 위험을 호소하고 통제를 요청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일이라고 자처한 곳이 없었다.

 

경찰청, 행정안전부, 서울시, 용산구청 모두가 자신들의 직접적인 책임은 아니고, 주최 측이 없는 행사를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변명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아울러 행정구조의 구조적 문제로만 몰아가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사고도 문제지만 사고 이후 대응과 회복 단계의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용산구청은 “주최측이 있는 경우 지침과 매뉴얼이 있지만, 이태원 할로윈은 ‘축제’가 아니라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태원은 문체부가 지정한 서울시 최초의 관광특구이자 관광과 지역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홍보와 지원을 받는 곳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축제와 이벤트의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선진국에는 주최측 없이 자연발생적인 축제가 매우 많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라, 신고된 모임이 아니라 우리 기관의 책임이 아니라고 한다면 국가나 지자체에 우리는 왜 세금을 내야 하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 이제는 ‘준비된 상태(Readiness)’로 대응, 위기관리의 프로토콜 재설정 필요

 

시대가 달라져도 오래전부터 사용된 보이스카우트의 표어인 “준비하라(Be prepared)”는 불확실성과 위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의 현재를 위한 가장 필요한 모토일 것이다. 그러나 “Be prepared”를 “준비하라”라고 번역하는 것은 너무 소극적인 의미로 여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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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reparedex]

 

그보다는 ‘Readiness’ 즉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 기꺼이 준비하려는 자세와 상황에 대한 우연한 적용, 점검 사항을 포함한 광의의 개념인 readiness와 연관성이 더 높을 듯하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응 매뉴얼이나 커뮤니케이션 계획수립이 아니라 사전에 가능한 모든 것을 준비하고 예방하려는 높은 안전의식과 예상외의 사건의 준비절차 즉, readiness의 올바른 이해일 것이다. 왜냐하면 위기는 일반적으로 전례없이, 의도하지 않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외교 의전과 조약의 초안이라는 용어의 프로토콜 (protocol)은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상호간 원활한 교류, 소통, 통신을 위해 설정하는 규칙을 의미하기도 한다.

 

유례없는 일상적 위기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새로운 사회적 규약 – 프로토콜의 재설정이 필요해 보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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