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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리모델링 나선 현대건설의 ‘혁신 DNA’와 건설 주택업계의 미래(하)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20.08.05 05:05 |   수정 : 2020.08.05 08:56

한남3구역 성공으로 강남집값, 도시정비, 건설 주택 일자리창출 세마리 토끼 잡는다

현대건설은 올해로 개통 50주년이 된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대한민국의 국토를 다듬어 온 기업이다. 도로와 주택, 도시 등으로 국토를 개조하면서 창업자 정주영 회장 특유의 창의적 사고와 첨단기술을 접목시켜온 혁신기업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이 최근 ‘단군이래 최대 재개발사업’, 한남 3구역 재개발 시공업체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지속가능한 도시 리모델링과 건설 주택업 활성화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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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사진=현대건설]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최천욱 기자] 애당초 강남아파트 문제는 공급 확대가 답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부동산투기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이었다. 그러나 공급이 부족할수록 투기는 기승을 부릴 수 밖에 없고, 최근 부동산 시장은 이를 증명했다.
 
정부가 4일 발표한 ‘8·4 부동산 공급대책’의 핵심은 현행 최대 300% 였던 도심 재건축의 용적률을 500%까지 완화하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푼 것이다. 당장 강남의 핵심 노른자위 지역인 은마아파트나 잠실 5단지 재건축 사업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대대적인 ‘서울 리모델링’과 함께 ‘서울판 뉴딜’ 시대가 시작됐다.
 
이로써 ‘단군이래 최대 재개발’이라는 현대건설의 한남 3구역 재개발 사업은 명품 주거단지 조성을 통한 도시정비와 강남아파트 문제 해결, 건설 주택 일자리창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이 됐다. 현재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구역 대부분이 강북 도심과 강남의 노른자위 땅들이어서 이런 세가지 목표, 일석삼조가 가능할 전망이다.
 
■ ‘8·4 부동산 공급대책’, ‘서울 리모델링’ 통한 ‘서울판 뉴딜’의 서곡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취임 후인 2012년부터 6년 간 서울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취소된 곳이 400여 개에 이른다. 이로인해 서울시에 새 아파트 약 25만 가구를 짓지 못했다. 위례신도시를 5개 건설하는 것과 맞먹는 아파트가 없어진 것이다.
 
‘35층룰’로 불리는 아파트 층고제한, 용적률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현재 서울시내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610여 곳(조합등
록 기준)에 달한다. 40만 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지난 3년 간 서울의 연평균 적정 주택 공급량은 12만1000가구인데 실제 입주 물량은 그에 크게 못 미치는 7만~8만 가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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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사진 가운데)가 4일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런데도 공급을 늘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대신에 세금 중과, 대출 규제, 분양권 전매 제한 등 온갖 규제를 동원해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선택했다. 심지어 정부 허가를 받고 집을 사고파는 주택거래허가제까지 동원하기에 이르렀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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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리모델링이야 말로 최선의 부동산 정책이자 진정한 ‘뉴딜’
 
서울은 낡은 도시다. 낡은 서울의 정비를 통한 아파트 공급이야 말로 최선의 부동산 정책이자 진정한 뉴딜이다.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서울 리모델링은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건설분야는 경기부양 효과가 가장 빠른 산업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어림잡아 300만명 이상이 건설 및 유관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뉴딜은 건설이 시초였다. 얼마나 걸릴지, 성공 여부를 확신하기 어려운 해상 풍력발전 등 ‘그린뉴딜’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실제 현대건설의 올 상반기 주택사업분야 매출은 2조6662억원인데, ‘단군이래 최대 재개발’이라는 한남 3구역 재개발사업 한곳의 공사비만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서울같은 도심에서는 가용택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신규주택 공급의 주요 수단이 재개발 재건축 같은 정비사업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 매년 서울에 공급되는 아파트의 80%정도가 재개발 재건축에 따른 것이었다. 애당초 강남에서도 반포나 잠실, 개포 지역에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 재건축을 통한 신규 공급이 가능했다. 한국주택협회의 한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의 ‘35층룰’,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절반 가까운 사업이 해제돼 공급이 줄었고 이것이 최근 강남아파트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일시적인 주택 부족에 따른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가 난개발로 귀결돼서는 안된다. 특히 용적률 문제도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기부체납조건에 따른 완화 뿐 아니라 과거 도입을 추진했던 ‘용적률 거래제’ 같은 제도도 추가로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한남3구역, 강남아파트 수요 대체할 명품 주거단지 될까?
 
현대건설의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리모델링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할 현장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 39만㎡ 노후 주거지가 지하 6층~지상 22층 공동주택(아파트) 197개동과 근린생활시설로 탈바꿈하게 된다.
 
한남3구역은 한강변을 끼고 남산을 등지고 있어 강북 최고의 입지로 꼽힌다. 서울 내 최고의 한강 조망 여건을 갖춘 데다 인근에 한남더힐, UN빌리지 등 고급 주거단지가 위치하고 있으며 수도 서울의 스카이라인 형성에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때문에 현대건설이 이곳에서 만들어 낼 아파트 단지의 모습은 이후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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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3구역 재개발단지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당장 한남3구역을 시작으로 2·4·5 구역 재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남2구역은 건축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한남5구역의 경우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앞두고 있다.

한남3구역 재개발에 현대건설의 혁신 DNA가 발휘되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지켜봐야 할 포인트는 두가지다. 첫째 그동안 재개발 재건축을 규제한 이유였던 한강변의 풍광을 살린 친환경적 개발이 이루어질 것인지, 둘째 강남 아파트 수요를 대체할 명품 주거단지가 탄생할 것인지 여부다.
 
아파트단지의 가치는 가격으로 평가될 수 밖에 없다. 현재 부동산업계에서는 7년 뒤 완공될 한남3구역 재개발 지역 아파트 가격이 평당 1억원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남 노른자위 지역 아파트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다. 교육인프라를 제외한다면 강남 이상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 콘텐츠로 진화하는 아파트…스마트 시대의 ‘아파토피아’ 지향
 
한남3구역의 아파트 단지명은 ‘디에이치 한남’이다.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로 최고 명품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실제로 단지 내에 상업시설로 현대백화점을 입점시키고 세계적인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에비슨영과 협업해 시설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IT(정보통신)에 기반한 21세기 기술혁신은 주택건설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는 아파트도 콘텐츠를 추구하는 시대다.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혁신 DNA는 현대건설 주택분야에 있어 ‘H시리즈’로 발현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8년부터 ‘라이프스타일 리더’를 자처하면서 고객이 살고 싶은 집, 고객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춘 집을 만들기 위해 주택분야의 첨단 기술을 ‘H시리즈’로 명명, 발전시키고 있다.
 
2018년에는 새로운 현관(H클린현관), 거실(H월), 주방(H세컨리빙), 부부침실(H드레스퀘어), 공부방(H스터디룸), 욕실(H바스), 보이는 초인종(H벨),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콘센트(H파워) 등 내부공간 혁신에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부터는 외부 공간을 중심으로 물리적 공간과 기술, 서비스를 융합한 차별화 상품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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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 내부 모습 [사진=현대건설]
 
특히 현대자동차 등과 콜라보한 디자인을 제시하며, H오토존, H클린알파, H나눔터, H아이숲, H독점향 등 총 10건의 상품을 디에이치 아너힐즈,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힐스테이트 태전 9단지 등에 적용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건강, 이웃 간 화합, 학업, 공유경제, 창작활동 등 ‘단지내 원스탑 라이프’를 가능케 하는 시나리오, 즉 콘텐츠와 내·외부의 콜라보 기술을 통한 차별화 상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 도시정비영업실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의 주거 편의성 측면에서 주민공동시설 커뮤니티 면적이 늘고, 새로운 컨텐츠 (예, 필라테스, 1인독서실, 암벽등반)가 늘어나는 추세로 스마트폰 전용앱을 사용한 커뮤니티 신청 예약 등 편의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콘텐츠 측면에서의 아파트 트렌드를 설명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H클린현관에 보건 위생 분야 기술을 추가하는 한편 하이오티(H-ioT) 기술로 엘리베이터 호출, 전등, 에어컨 작동 등 전용앱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 시대의 아파토피아(Apartopia)를 추구하고 있다.
 
■ 정교(精巧), 스마트함으로 진화하는 현대건설 기업문화...박동욱 사장의 리더십
 
오랫동안 현대건설의 기업 이미지는 뚝심과 추진력이었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는 오랫동안 현대건설의 주택사업에 발목을 잡았다.  주부, 여성이 선택하는 아파트는 현대건설 보다는 전자회사가 모기업인 아파트 브랜드를 선호하는 양상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이런 기업문화를 21세기 첨단기술 문명시대에 맞는 정교함과 스마트함으로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미지 변화를 위해 기존의 '힐스테이트'에서 더욱 진화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로 바꾸기도 했다. 한남 3구역 재개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는 경쟁사 직원들을 스카웃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이런 변화는 현대건설로 입사했지만 현대자동차에서 잔뼈가 굵은 박동욱 사장이 주도했다. 현대차그룹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에서 정몽구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시대를 거치면서 정교하고 스마트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비전을 만들고 있다.
 
이와관련 현대건설의 한 직원은 "과거 투박한 이미지는 잊어달라. 전자회사가 모기업인 경쟁사처럼 우리도 자동차그룹으로 속한지 10년째"라며  "주택 마감재에서부터, 감성적인 디자인, 사후관리 등에서 '디 에이치'와 '힐스테이트'가 더욱 정교해지고 섬세해졌다"고 말했다.
sanglee365@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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