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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프리뷰 - 볼까? 말까?] ‘보리 vs 매켄로’ (2017 / 핀란드,스웨덴,덴마크 / 야누스 메츠 페데르센)

황숙희 기자 | 2018-05-20 17:26 등록 1,557 views
▲ 영화 ‘보리 vs 매켄로’ 포스터 ⓒ엣나인필름


3월 28일 개봉 / 전국 887개 스크린

출신국가, 상극의 성격을 가진 두 인물이 부딪히는 과정에서 생기는 우정

디테일한 감정, 서로 다른 모국어로 영화 사실성 높여



(뉴스투데이=클라렌스 영화칼럼니스트)

▲ 영화 ‘보리 vs 매켄로’스틸컷 ⓒ엣나인필름


>>> 시놉시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 세계 4대 그랜드슬램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이 대회에서 (오픈시대 이후 첫) 5연패에 도전 중인 스웨덴의 비외른 보리(스베리르 구드나슨)와 이에 도전장을 던진 미국 출신의 신예 존 매켄로(샤이아 라보프)가 1980년 결승에서 만난다.

두 사람 모두 10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천재 선수지만, 언론과 팬들 앞에 보이는 스타일은 극과 극이다. 매사 침착하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보리는 냉혹한 황제의 이미지지만, 심판에게도 욕설을 그치지 않는 매켄로는 통제되지 않는 악동 그 자체.

먼 훗날에 더욱 역사적인 경기로 남을 대회 결승을 향해 두 사람은 한 계단씩 올라선다.

▲ 영화 ‘보리 vs 매켄로’스틸컷 ⓒ엣나인필름


>>>어쩌면 버디 무비

얼음장 같이 차갑고 고집스럽게 자신의 루틴을 고수하며 정상을 지키는 남자 보리, 경기장 안팎에서 상대하는 누구에게나 할 말(욕)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남자 매켄로.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진 바로는 완벽히 다른 종의 사람이던 이 두 인물을 감독은 경기장 밖, 언론의 사각지대, 과거의 사연 등을 통해 과연 정말 그러했을까 탐구해간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게 되는 놀라운 사실은 보리가 매켄로 못지않은 질풍노도의 10대를 지나 왔음을, 통제되지 않는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그때도 지금도 매우 힘들게 하고 있음을, 매켄로 역시 보리 못지 않은 예민하고 상처받는 영혼을 지니고 있고, 사람들의 애정을 갈망한다는 점이다.

버디 무비. 서로 다른 외모와 성격의 두 인물이 서로 부딪히고 겪어가면서 사건을 해결하고 우정을 키워가는 영화. 비록 이 작품에서 보리와 매켄로는 영화 마지막에서야 만나게 되지만, (심지어 이 둘은 테니스 선수라 경기 중에도 몸을 부딪힐 일이 없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그들만이 알고 있을 지독한 외로움과 힘겨움은 서로를 통하게 한다. 물론 그 내면의 풍경을 러닝타임 내내 지켜본 우리도 그들의 포옹에 흐뭇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 장면. 보리와 매켄로가 공항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 순간을 멀리에 선 보리의 아내 시점으로 잡아낸 숏. 대화의 사운드는 들리지 않고 그들의 모습만 담아낸 이 장면이야말로 감독이 두 사람 사이에만 통하는 ‘어떤 것’에 대한 존중을 담아낸 기기 막힌 연출이다.

▲ 영화 ‘보리 vs 매켄로’스틸컷 ⓒ엣나인필름


>>>볼까, 말까?

연출과 촬영, 편집에 이르기까지 헐리웃 영화 못지않은 기술적 완성도를 보이는 이 작품은 <아르마딜로>(2010)라는 빼어난 다큐멘터리를 선 보였던 덴마크 감독 야누스 메츠 패더슨의 연출작. 페더슨은 테니스 경기장면에선 다큐멘터리 특유의 유려하고 적극적인 카메라 워킹을 구사하지만, 인물들의 예민하고 복잡한 심경을 담아내는 순간엔 거리를 두고 차분히 지켜보는 인내심을 발휘하기도 한다.

비외른 보리와 존 매켄로를 연기한 스베리르 구드나손(스웨덴)과 샤이아 라보프(미국)의 연기도 인상적인데, 아마도 미국산 영화였다면 모두 영어를 구사했을지도 모를 언어를 각자의 모국어로 연기하게 한 선택은 작품의 사실성을 한 층 높였다. 두 배우는 실제 인물과의 외모 싱크로율도 흡사하게 재현하지만, 보리의 이중적 내면과 매켄로의 약한 고리를 드러내는 표정 하나하나에서 더욱 디테일한 감정을 드러낼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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