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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의 심호흡]가짜 뉴스로 트럼프를 우롱하는 홍준표

이태희 편집국장 | 2018-05-28 22:33 등록 (05-28 23:36 수정) 1,362 views

홍준표 대표, 다시 궤도 오른 북미정상회담 ‘취소 파동’ 전말을 두고 3가지 ‘가짜 뉴스’ 생산중

‘가짜 뉴스’ 소비 관행, 당파성보다 소중한 한국사회의 건전성 파괴

3가지 가짜 뉴스, 김정은의 행보와 트럼프의 발언을 통해 손쉽게 그 허구성 입증돼

가짜뉴스 1=김정은이 문재인 구출 vs. 사실=생존의 위기에 처한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 요청

가짜뉴스 2=중국이 김정은을 압박해 회담 재추진 vs. 사실=시진핑은 북미정상회담 ‘훼방꾼’

가짜뉴스 3=트럼프는 북핵협상서 문재인 제외 vs. 사실=북미정상회담 직후 남북한과 미국 3자 정상회담 추진

뉴스도 읽지 않는 게으름뱅이들의 빈곤한 상상력으로 포장된 ‘가짜뉴스’들의 폐해 심각

한국인을 혼란에 빠뜨리고,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의 말과 판단을 전면 부정하는 결례 범해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국장)

다시 궤도에 오른 북미정상회담의 ‘취소 파동’ 전말을 두고 ‘가짜 뉴스’가 횡행하고 있다. 가짜 뉴스의 칼끝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그를 조롱대상으로 전락시키려는 의도는 은밀하지 않다. 표면적이다. 유치할 정도로 반짝거리고 있다.

주인공은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이다. ‘가짜 뉴스’는 그 유포자인 홍 대표 특유의 능청스러움 덕분인지 일부 계층에게 진실처럼 유포되고 있다. 심지어는 젊은 층마저도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은 느낌이다. 

문 대통령을 비하하는 가짜뉴스는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등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라면 가짜뉴스 유포를 막아야 하고, 자유한국당 지지자라면 적당히 즐기면 된다. 

하지만 당파적 계산으로 따질 문제가 아니다. 진실을 팽개치고 거짓을 소비하는 관행은 인간에게 마약중독처럼 위험하다. 흥분되고 자기파멸적이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

홍 대표가 생산중인 가짜 뉴스를 따져서 반박하는 작업은 그만큼 중요하다. 당파성보다 훨씬 소중한 한국 사회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절박한 과제이다.

홍 대표는 5.26남북정상회담 사실이 공개되자마자 분주히 생산하고 있는 가짜 뉴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김정은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곤경에 처한 문재인을 구출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함으로써 그동안 김정은에게 농락당했음이 입증된 문재인이 위기에 처했다는 논리이다.

둘째, 김정은이 북미정상회담 재추진을 위해 급박하게 움직인 것은 ‘중국의 압박’이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김정은에게 회담의 중요성을 설득했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이 소리는 문 대통령이 아니라 시 주석의 ‘역할론’을 부각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셋째, 홍 대표는 “트럼프가 문재인에게 북핵협상에서 빠지라고 요구했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선보였다.

이들 3가지 주장은 문재인이 무능하고 북한에게 이용만 당하는 정치인임을 입증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재추진 소동의 전말을 관찰해보면 ‘가짜 뉴스’라는 판단을 내리는 게 어렵지 않다.

트럼프는 지난 24일 밤(이하 한국시간) 김정은 앞으로 쓴 공개서한을 통해 회담 취소를 전격 발표하면서도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김정은을 지목해 “마음이 변한다면 주저없이 전화하거나 서한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역대 북한 권력자 중 누구도 보이지 못했던 ‘민첩성’을 보였다. 다음 날인 25일 아침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회담 재추진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트럼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취소 서한에서 “회담을 재개하려면 김정은이 직접 연락하라”라고 밝혀둔 트럼프로서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정은은 당황했던 것 같다. 회담이 진짜 무산되면 트럼프의 분노에 직면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치학적으로 ‘관용’은 무서운 얼굴이다. 더 큰 폭력을 행사하기 위해 명분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그토록 인내하고 사랑을 베풀었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대를 죽도록 두들겨 팰 수 있다. 트럼프는 취소 서한에서 그런 ‘무서운 관용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김정은에게 암시했다.

김계관 담화에 반응이 없자, 영민한 김정은은 25일 오후 황급히 문재인에게 연락해 남북정상회담을 갖자고 요청했다. 트럼프에게 서한을 보내는 대신에 문재인이라는 인편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문재인은 즉각 수락했다. 문재인을 통해 전달되는 김정은의 육성은 트럼프가 수용할 수 있는 카드였다.

실제로 25일 밤 트럼프는 돌연 김계관의 담화 내용이 건설적이라면서 회담 재추진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즉 문재인도 회담 재추진으로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났지만, 최악의 위기에서 탈출한 것은 김정은이었다. 생존의 위기에 처한 것도, 도와달라고 손을 내민 것도 김정은이었다.

김정은은 문재인을 만나 “핵을 포기한 이후 트럼프가 실제로 북한정권의 안전을 보장할지 신뢰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을 다시 열어 문재인을 구출했다는 첫째 주장은 이 같은 위기의 심각성을 거꾸로 조작한 논리이다.

중국의 압박이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궤도에 올렸다는 두 번째 주장은 쉽게 반박될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 22일 한미정상회담 직전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주석을 ‘포커 페이스’를 한 ‘훼방꾼’으로 규정했다.

표면적으로는 대북경제제재에 동참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는 태도를 취하지만, 내면적으로 남북한과 미국 주도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비핵화 흐름를 방해하고 있다는 인식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중국 외무부가 트럼프의 이 같은 인식에 대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북미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시진핑이 황급하게 김정은을 압박했다는 주장은 사실 논란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 홍 대표는 중국 압박설을 유포하면서 나름의 ‘소식통’을 가진 듯이 포장했다. 하지만 행여 소식통이 있었다면, 그런 자는 정보는 고사하고 기본 판세도 읽지 못하는 문맹자이다. 

트럼프가 문재인에게 북핵협상에서 빠지라고 했다는 셋째 주장도 뉴스도 읽지 않는 게으름뱅이들이나 떠올릴 수 있는 상상력이다.

트럼프와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미 6.12일 북미정상회담 직후 싱가포르에서 남북한과 미국과의 3자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노련한 장사꾼이라고 한다. 협상에서 빠지라면서 함께 회담을 갖자고 좌충우돌하는 미치광이가 결코 아니다.

결국 홍준표 대표는 문 대통령의 정치외교적 노력과 성과를 쓰레기통에 쳐박기 위해 ‘무리수’와 ‘궤변’을 토해내고 있다. 그 언행은 우리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의 말과 판단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조작하고 있다. 그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대통령을 집요하게 우롱했던 한국 최초의 제 1야당 대표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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