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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현장에선] 카카오 카풀 반대하는 택시파업은 21세기 러다이트운동?

강이슬 기자 | 2018-10-18 17:58 등록 751 views
▲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 산업 종사자들이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택시기사 수만여명 18일 광화문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 시위

카풀 막아선 21세기 택시 운전사,  기계파괴 운동 나선 19세기 노동자와 오버랩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카카오 카풀 반대한다!”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구호가 퍼졌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로 꾸려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가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6만 명의 택시업계 종사자가 택시 운행을 중단하고 함께 했다.
 
택시 파업의 발단은 ‘카카오 카풀’이다. 지난 16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 ‘카카오 T 카풀’ 운전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카카오 T 카풀’은 방향이 비슷하거나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했다. 운전자 참여를 원하면 카카오 T 카풀 크루 전용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카카오 계정을 인증하면 된다.
 
정식 서비스 개시 일자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택시업계에서는 손님을 빼앗길까 봐 카카오 카풀 서비스 추진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카풀을 반대하는 택시운전사들의 결기대회에 19세기 ‘러다이트 운동’이 겹쳐진다.
 
1810년대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직물 공장들에 기계들이 들어섰다. 노동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기계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며 기계를 파괴하는 운동을 벌였다.
 
러다이트 운동에도 기계는 살아남았다. 기계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 변화였고, 노동자들은 시대 변화를 막을 수 없었다.
 
노동자들은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으로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기술발전으로 인해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고, 러다이트 운동은 소멸됐다. 

카풀은 ICT와 공유경제라는 시대정신의 결합물
 
카풀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 변화다. ‘카풀’은 공유경제와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기술의 시대적 결합이다. 4차 산업혁명에 들어서면서, 많은 학자가 ‘공유경제’의 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론 택시운전사들의 카풀 반대도 충분히 이해된다. 당장 택시에 탈 손님을 카풀에 빼앗길 두려움이 확산하는 건 당연하다.
 
전국택시연합회 박복규 회장은 “법망을 피해서 자가용 승용차도 택시처럼 영업할 수 있도록 하고, 대형 정보기술(IT)업체가 중간에서 이익을 챙기는 게 어떻게 4차산업인지 모르겠다”라며 “차라리 벼룩의 간을 내먹으라”라고 외쳤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제공자와 택시기사는 모두 서민계층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지만, 따져보면 사실 서민계층끼리의 갈등이다. 카카오가 모집하는 카풀 운전자는 자동차를 소유한 일반 시민들이다.
 
카카오도 이점을 지적했다. 카카오 측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재 산업과 기업의 싸움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안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승차 공유는 출퇴근, 심야시간대 택시 공급부족에 오는 승차난 때문에 사용자들로부터 필요성이 제기된 서비스”라면서 “승차난 해소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며, 정식서비스 출시 전 택시업계 상생을 위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서민 간 갈등이라면 택시기사 파업은 사회적 공감대 얻기 어려워

승차거부와 불친절한 서비스 등 지적하는 여론 높아져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서민계층 간의 갈등이라면, 택시 파업은 사회적 공감을 확대하기 어렵다. 
 

▲ '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 파업 기사에 달린 댓글들.

여론은 택시파업에 비판적이다. 그동안 빈번한 승차거부로 불편을 초래했던 택시업계의 반성과 변화 없는 태도를 비판하고,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중재자 역할로 나서야 한다.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카풀제 대책 TF를 꾸리고, 당·정협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택시업계의 입장과 우려를 듣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양쪽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시간만 끌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택시와 카풀 업계가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리는 문제라 양쪽과 지속해서 논의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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