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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고용세습 전수조사](1) 서민층 '채용비리' 도마에 올라, 개인정보보호법이 최대 걸림돌

김성권 기자 | 2018-10-25 06:01 등록 9,606 views
▲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이 역설적으로 서민층에 의한 '고용세습'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낳았다는 지적이 높다. [그래픽=연합뉴스]


기재부,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비리 '전수조사' 추진

서민계층에 의한 고용세습이라는 새로운 사회문제 불거져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기획재정부가 24일 공공기관의 '정규직화 채용비리'에 국한해 전수조사를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가운데 '개인정보보호법'이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전수조사는 서울교통공사의 비정규직중 정규직이 된 사람 중 108명이 기존의 정규직과 친인척관계라는 사실이 드러난 게 계기가 됐다. 예컨대 정규직인 부모가 자녀를 미리 비정규직으로 입사시켜, 정규직화 대상이 되도록 만들었다는 의혹이다. 이는 '서민계층'에 의해 광범위하게 이뤄진 '고용세습'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여기서 그친게 아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사한 사례가 쏟아졌다.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한전KPS, 인천공항공사,한국남동발전 등 10여개의 공공기관에서 300여명 이상이 정규직화를 활용해 유사한 방법으로 고용세습을 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드러난 고용세습 사례는 '빙산의 일각',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에 치명타

야당은 '꽃놀이 패', 정부여당은 파문 최소화 부심

문재인 정부 들어서 853개 공공기관에서 지난 8월까지 8만5000여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따라서 기재부가 전수조사를 할 경우 현재 드러난 고용세습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성장정책의 일환으로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이 의외에 복병을 만난 셈이다. 따라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공공기관 '고용세습'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한편 정부의 전수조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고용세습의 규모가 커질수록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의 문제점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결과를 빚게 된다. 야당으로서는 꽃놀이패이지만, 정부 여당은 파문을 최소화하는게 최선책이다.

기재부, 개인정보보호법 등 이유로 '제한적 전수조사' 선택할 듯

정규직 전환자 가족관계 확인하려면 개인 사전 동의 필요해

따라서 기재부도 전수조사라는 원칙은 수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한적인 전수조사'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개인정보보호법이 전수조사의 장애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들에게 "당신은 정규직인 부모 혹은 친인척을 갖고 있느냐"고 질문하는 행위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태식 기재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친인척 특혜채용 사안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하지만 가족관계를 확인하려면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걸려 조사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즉 친인척 관계를 조사하려면 개인정보보호법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선 자발적인 설문조사 외에는 특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때문에 기재부도 지난 22일 전수조사 검토 입장을 밝힌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수조사 진행 가능 여부 조차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시기나 방법, 대상도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상 공공기관은 300곳 이상이지만 논란이 된 10여곳만 우선 조사할 듯

만약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할 경우 대상은 지방 공공기관을 포함해 300여곳이 넘을 전망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4조)에 근거한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은 현재 총 338곳에 달한다.

사실상 전수 조사가 어렵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정규직 전환자들을 대상으로만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연 부총리는 23일 기자들에게 "우선 의혹이 제기된 곳은 사실 조사를 확실히 하고, 그 내용에 따라 조사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자들만 대상으로 하게 될 경우 공채 등의 채용에서 친인척 특혜 비리를 잡아낼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대한적십자사의 사무직 공채에서도 정규직 전환이 아닌 공채 과정에서 외삼촌이 조카의 면접 심사위원장을 맡아 높은 점수를 줘 논란이 됐다.

공기업의 고용세습과 관련해 한국당·바른미래당·평화당 등 야3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 국정조사는 국회의원의 1/4 이상이 요구하면 본회의 승인을 받아 실시하게 된다. 국정조사계획서를 제출한 야3당만으로 원내 과반이 돼 본회의 승인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여당은 의혹만으로 국정조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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