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메일 전송
공유하기

[공공기관 고용세습 전수조사](2) 박원순 시장 아프게 한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비리 불씨

김성권 기자 | 2018-10-25 07:14 등록 1,484 views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태평로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특별시 국정감사에 출석, 답변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 비리의혹 두고 야당과 박원순 시장 간 공방전 치열

채용 시기 의혹·고용세습 규모 여부 등이 규명돼야 할 쟁점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 비리 논란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고용세습의 문제가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정치적 평가와 맞물린 사안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세의 고삐는 자유한국당 등 야권이 쥐고 있고, 박 시장은 방어에 여념이 없다. 이 논쟁에서 패배하는 측은 정치적으로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취업절벽 시대에 가장 민감한 채용비리 문제가 걸려있어서다.

교통공사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수많은 비정규직이 친인척으로부터 사전정보를 입수해 사실상 '고용세습'을 자행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아 총 공세에 나섰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서울시는 '진실없는 정치공세'라며 맞서는 형국이다.


한국당 유민봉 의원 공세가 발단, 정규직 전환자 중 108명이 고용세습 의혹

논란의 발단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정규직 전환자의 친인척 재직 현황'에서 비롯됐다.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1일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1285명 중 108명이 교통공사의 친인척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 자녀부터 형제, 남매, 배우자, 며느리까지 특혜 의혹 대상에 올랐다.

직원 자녀가 31명으로 가장 많았고, 형제·남매 22명, 3촌 15명, 배우자 12명으로 집계됐다. 직원의 부모 6명, 형수·제수·매부 등 2촌 6명과 5촌 2명, 며느리 1명, 6촌 1명도 있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108명 중 60%인 65명은 2016명 5월 이후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해 경력이 3년 미만이다.

친인척이 많이 뽑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지만 이들이 교통공사에 계약직으로 대거 입사한 시기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7월 17일 무기계약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교통공사 직원 108명 중 65명은 2년여 전인 2016년 7월 15일에서 2017년 3월 17일 사이에 입사했다. 때문에 야당은 정규직 전환 방침 발표 전에 교통공사 직원들이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계획적으로 친인척들을 계약직으로 입사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통공사 관계자는 "전체 직원 1만5000명 중 직원의 친인척이 108명인 것을 많다고 판단하는 것은 주관적"이라며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널리 알려진 공공연한 정보로 내부정보라고 할 만한지도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박원순 시장 '보은 채용' 논란도, 선거캠프서 일한 민노총 해고자들 교통공사 복직시켜

산하기관을 관리해야 할 서울시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교통공사의 채용 비리 책임이 박원순 시장에게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야당은 박 시장이 지난 2011년 보궐선거에 당선된 뒤 박 시장의 선거를 도운 민주노총 해고자들을 교통공사에 복직시킨 데 대해 보은 채용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시장의 친노동, 친민주노총, 보궐선거 공신자들에 대한 자리 챙기기 등 때문에 이런 문제가 양산될 수밖에 없었다"고 질타했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안전 업무를 책임지고 있던 사람들을 정규직화했던 것이고, 특별한 비리기 있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 관련 숨길 일이 하나도 없고 정말 잘못된 일 있으면 무엇이든 책임질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교통공사 채용비리 감사요청서 제출하는 등 '역공' 전략 

현재 서울시는 감사원에 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 관련 감사요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감사의 쟁점은 전·현직 노조간부들의 친인척 채용 여부와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전환 과정에서의 위법 여부다. 여기에 교통공사가 제출한 친인척 현황 자료의 신뢰도 역시 중점 사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교통공사는 친인척 재직 현황 자료를 제출하면서 올해 3월 전 직원 1만7084명을 대상으로 6촌 이내 친인척이 있는지 설문 조사를 했고 99.8%인 1만7045명이 응답, 이 가운데 11.2%인 1912명이 친인척 재직자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 올 3월 정규직으로 전환한 무기계약직 1285명 가운데 108명이 친인척이 있는 직원이라고 공사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애초 유민봉 의원은 설문조사 결과를 제출받는 과정에서 "응답률이 11.2%"라는 설명을 들었고, "등록하고 싶은 사람이 등록한 것이라 그 정도밖에 안된다"고 답변한 녹취록도 공개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를 근거로 "답변한 11.2% 중 가운데 8.4%가 친인척으로 나타났고, 전체 인원으로 환산하면 87%가 친인척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체 직원의 84%가 친인척이라는 건 현실적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유 의원 보좌관이 잘못 이해해 착오한 것 같다"며 "108명이 친인척 관계로 드러난 것이 아직 정확하다"고 말했다.


공사 인사처장 아내의 정규직화 누락 등 은폐 의혹도 쟁점

또 다른 문제는 설문조사를 직원 개개인이 아닌 각 부서 단위로 진행해 정확도에서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게다가 공사 인사처장의 아내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실도 누락됐고, 아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는 현직 간부도 108명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까지 드러났다. 만약 감사를 통해 친인척이 있는 직원의 규모가 108명 이상으로 나온다면 채용 특혜에 더해 은폐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될 수 있다.

아직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서울시는 정치 공세라며 유감을 표했다. 윤 부시장은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해 "대부분 명확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선 향후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내 친인척 비율로 비리라고 단정하는 건 가족을 부정채용으로 낙인 찍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채용과정의 검증이 필요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인척 재직 조사의 문제점에 대해선 "엄격한 검증을 목적으로 한 조사가 아닌, 사내부부 등을 같은 부서에 배치하지 않는 등 인사를 위한 내부 참고용이었다"고 해명했다.


Copyright ⓒ 뉴스투데이.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주요기업 채용정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