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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규격미달' 긴급구조장비 구매로 ‘안전불감증' 논란

강이슬 기자 | 2018-10-29 06:05 등록 878 views
▲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최근 규격미달 긴급구조장비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가 구매한 19규빅피트(Cubic Feet; cuft) 산소탱크(왼쪽)를 포함한 긴급구조장비와 20큐빅피트 산소탱크를 포함한 일반적인 규격 장비. ⓒ 뉴스투데이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생명'걸린 산소탱크 18점을 규격미달 제품 구매 '논란'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규격미달의 긴급구조장비 18점을 입찰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다. 긴급구조장비는 요구조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장비로, 실제 규격 미달의 긴급구조장비가 입찰 됐다면 곧 위급한 상황에 구조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뜻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잠수호흡기세트 ▲긴급잠수장비 ▲부력조절기 ▲스쿠버 핀 ▲스노클 ▲수중신호기 ▲마스크(수경) ▲수중조명등 ▲잠수공기통 ▲중량벨트 ▲스쿠버장비가방 ▲수중칼 등 잠수장비 12종(총 2093점)의 입찰을 올해 진행했다. 하자보증 2년, 계약체결일로부터 80일 이내 납품, 각 장비의 분할납품 불가 등의 계약·납품 조건이 붙었다.
 
이중 논란이 되는 장비는 18점을 구매한 ‘긴급잠수장비’다. 긴급잠수장비는 헬기 및 차량 등 좁은 공간에서 신속하게 잠수장비를 착용해 구조하도록 구비하는 장비세트다. 호흡기, (산소)탱크, 마스크 등이 한 세트로 구성돼야 한다.


소방재난본부, 물품규격서에 '20큐빅피트 탱크'라고 조건 명시해놓고 19큐빅피트 구매

제보자인 A사 대표, "해군 및 다른 도의 재난본부는 모두 20큐빅피트 탱크 사용"
 
문제는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물품규격서’를 통해 밝힌 탱크 구성품과 실제 입찰한 구성품이 다르다는 것이다. 본부는 ‘물품규격서’에서 탱크 20큐빅피트(Cubic Feet; cuft)라는 조건을 밝혔지만, 실제 납품받은 탱크는 19큐빅피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 이 같은 사실을 뉴스투데이에 제보한  잠수장비업체 A사 대표는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긴급잠수장비 탱크로 19큐빅피트가 입찰됐다는 소식을 듣고, 본부 회계장비 담당관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나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본부 해당 담당관은 19큐빅피트와 20큐빅피트의 차이도 모르고 있었다”라며 “수중에서는 한 모금에도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데 1큐빅피트는 30모금 정도 차이로 엄청난 차이다”라고 설명했다.
 
A사 대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해군 SSU나 다른 도의 재난본부들은 모두 긴급잠수장비에 20큐빅피트 탱크를 사용한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도 입찰 공고 당시에는 ‘물품 규격서’에 20큐빅피트 탱크로 명시했으면서, 실제 입찰은 19큐빅피트 탱크로 입찰한 것이다. 이는 ‘물품 규격서’와도 맞지 않을뿐더러 계약·납품 조건인 ‘분할납품 불가’도 지키지 않은 셈이다.


▲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고시한 긴급잠수장비 물품규격서 내 탱크 규격이 20cuft(큐빅비트, 빨간 동그라미)라고 명시돼 있다.

A사 대표, "19큐빅피트 탱크는 구조자 몸에 맞지 않아 안전과 생명 위협할 수 있어"

용량과 함께 ‘사이즈’도 논란 대상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입찰 공고서에 고시한 ‘A규격 구성품-탱크’의 경우 구조자의 몸에 딱 맞게 설계된 탱크가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보다 길이가 긴 탱크가 입찰됐다.
 
A사 대표는 “긴급잠수장비에서 부피가 다른 공기통은 긴급하게 구조 활동을 펼쳐야 하는 구조자의 움직임을 불편하게 해 구조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요구조자의 안전까지 위협한다”라며 “긴급잠수장비 중에서도 탱크는 구조자와 요구조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장비로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와 입찰 계약을 진행한 업체와의 입찰비리도 의심된다”라며 “규격에 맞지 않는 장비에 대한 문제를 입찰 전부터 제시했지만, 해당 담당관이 문서까지 조작해가면서 해당 업체를 비호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긴급잠수장비 입찰, 전혀 문제없어..30일 쯤 내부조사 결과 발표”

"19큐빅피트 탱크가 리터로 환산하면 20큐빅피트보다 커" 해명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잠수기호흡기세트 입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탱크 측정 방식의 차이가 부른 오해라고 해명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26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큐빅피트는 미국식 단위인데, 이번에 입찰한 탱크의 용량을 리터(L)로 환산하면 20큐빅피트(556L)보다 큰 580L정도”라며 “용량뿐 아니라 사이즈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규격서와 견주어 봐도 입찰 내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이와 같은 민원이 제기되어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30일께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 지난 8일 A사 대표와의 통화에서 "19큐빅피트와 20큐빅피트이 큰 차이 있나요?" 반문
 
그러나 산소탱크 용량이 큐빅과 리터로 환산할 경우 그 크기가 역전된다는 재난본부의 논리는 A사 대표가 민원을 제기한데 따른 '사후 대응논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A사 대표가 본지에 제공한 전화녹취록에 따르면,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지난 8일 A사 대표가 전화통화에서 "20큐빅피트 규격이 아닌 19규빅피트 탱크를 납품받은 것은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추궁한 데 대해 "19큐빅피트나 20큐빅피트가 큰 차이가 있나요"라고 반문하는 등 '문외한'인 것처럼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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