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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분석] 가스안전공사 박기동 판결과 금융권 성차별 채용 비리 차이점은?

이지우 기자 | 2018-11-05 14:49 등록 3,046 views
▲ 박기동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 ⓒ연합뉴스


가스공사 박기동 전 사장 중형 선거 근거는 ‘성비 조정’에 대한 ‘명시적 지시’
 
계모 살해 피의자는 심신미약 인정받아 징역 7년 선고에 그쳐…일각선 형평성 논란도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직원 채용과정서 발견된 성차별 혐의가 최종심에서 4년 실형을 선고 받아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가스안전공사 박기동 전 사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3억원, 추징금 1억3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는 강력범죄에 비해 채용과정상의 '성차별'행위에 대해 무거운 처벌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환청을 듣고 계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받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범죄자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에 비해 관대한 형벌을 내리는 한국 사법부가 이례적으로 남녀차별이라는 이슈만큼은 초 강경 판례를 낳게됨에 따라 공기업은 물론 민간기업들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박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지난 2017년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2015년과 2016년 상반기 공채 과정에서 남성 군필자를 뽑기 위해 채용담당자들에게 면접 점수 조작을 지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러한 면접 점수 조작으로 응시자 31명 중 16명이 불합격 처리됐다. 불합격 처리된 16명 중 11명이 여성이었다.
 
박 전 사장은 “여성 직원은 출산과 육아휴직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이 끊어질 수 있으니 탈락시켜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직장과 집이 멀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하기도 했다.
 
1심에서 “이 사건 범행으로 공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며 징역 4년에 벌금 3억원, 추징금 1억3000여만원을 선고했으며 2심에서도 “여성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채용에서 배제하고 그 대신 남성 혹은 특정인을 채용하도록 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이 맞다고 했다.
 
박 전 사장에 대한 판결로 ‘성차별’ 논란이 있었던 금융권 채용비리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5일에는 우리은행, 23일에는 하나은행 공판이 예정돼 있다. 
 
 
유사한 혐의였던 KB국민은행 인사팀장 등 집행유예에 그쳐
 
KEB하나은행 및 신한은행 성차별 혐의 판결의 분수령, 명시적 지시여부 될 듯
 
특히 이달 중 공판을 앞둔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신한은행이 유사한 성차별 혐의를 갖고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러나 가스안정공사와 금융권의 성차별 채용비리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외견상 유사한 성차별이라해도 가스안전공사의 박 전사장은 성비 조작과 관련해 '명시적 지시'를 내렸지만 금융권 고위 임원과 임원들은 '관행'에 입각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신한금융지주는 성차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에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3:1로 조정해 차별 채용하기 위해 총 154명의 서류전형·면접점수를 조작했다. 부정합격한 지원자는 총 154명으로 이중 성차별 채용이 101명이다. 
 
지난 31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검사장 한찬식)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전 신한은행장)과 전 인사 담당 부행장, 인사 실무자 2명을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행원 채용과정서 내부적으로 남녀비율을 4:1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4월 인사부장 2명을 구속기소한 가운데 오는 23일 공판을 앞두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된 인사팀장 오모 씨와 전 부행장 이모 씨, 인력지원부장이던 HR 총괄 상무 권모 씨에 각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은행도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500만원을 부과받았다.
 
오씨 등은 2015년 상반기 신입 행원 채용 과정에서 남성 합격자 비율을 높일 목적으로 남성 지원자 113명의 서류 전형 평가 점수를 높이고, 여성 지원자 112명의 점수를 낮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차 면접 전형에서 청탁 대상자 20명을 포함해 28명의 면접 점수를 조작하고, 이중 20명을 부정하게 합격시킨 혐의도 받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박 전 사장은 ‘직접’ 지시한 사실 때문에 4년 형을 선고 받은 것 같다”며 “국민은행 판결에서 잘못된 관행 답습이 범행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이 있었던 만큼 금융권과 비교할 때 문제 원인은 다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국민은행 재판서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노미정 판사는 “피고인들이 경제적 이득을 취득했다고 볼 사정이 없고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르게 됐다”면서 “이를 개인적 책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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