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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현장에선]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왜 ‘CEO 사관학교’ 됐을까

권하영 기자 | 2018-11-09 06:11 등록 (11-11 16:41 수정) 1,203 views
▲ (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박근희 CJ 부회장, 동현수 두산지주 부회장 ⓒ 연합뉴스

 
시민단체 오랜 공격에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경제적 기여도 막중
 
삼성전자 출신 황창규·박근희·동현수 등 굴지 기업 CEO로 ‘삼성맨 파워’ 발휘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삼성그룹은 지난 수십 년간 주요 시민단체들로부터 개혁대상 재벌 1위로 지목되어 공격받아 왔다. 총수 공백과 국정농단 등 각종 정치사회적 논란에 휩싸이며 직격탄을 맞은 작년 한 해는 특히 더 그랬다. 한국경제의 ‘잘못된 관행의 온상’이라는 부정적 꼬리표는 대표 기업 삼성전자의 글로벌 이미지까지 끌어 내리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삼성그룹에 ‘잘못된 관행의 온상’이라는 비판은 과연 합당할까?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한하는 기업이다. 최근 국내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것도 삼성전자가 기술 초격차 전략으로 주도하는 반도체 호황 덕분이다. 삼성의 경제적 기여도가 타기업에 비해 압도적이라는 점은 객관적 사실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삼성이 배출한 걸출한 경영인들이 많다는 점은 이러한 비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실이다. 재계에서는 삼성 출신이 다른 대기업에서도 CEO로 재기용돼 능력을 인정받는 일이 잦다는 점을 들어 삼성에 ‘CEO 사관학교’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한다.
 
8일 뉴스투데이가 확인한 삼성전자 출신 CEO들만 해도 상당한 숫자다. 황창규 KT그룹 대표이사, 박근희 CJ그룹 부회장, 동현수 두산그룹 부회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이들은 모두 각각 KT와 CJ, 두산이라는 대표 재벌그룹에서 대표이사 혹은 오너와 함께 경영체제를 이끄는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맨 파워’를 제대로 시사하고 있다.


박현일 반도건설 대표, 박현종 BHC회장, 김우화 루마썬팅 회장, 옥경석 한화 대표 등도 눈길
 
건설업계에도 삼성물산 출신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강영길 일성건설 대표이사, 박현일 반도건설 대표이사,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등은 모두 대형 혹은 중견 건설사의 대표이사로 활약하는 인물들이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중견기업의 오너로 발전한 케이스도 많다. 박현종 BHC 회장은 최근 사모펀드로부터 BHC를 인수해 전문 경영인에서 오너로 변신했으며, 역시 삼성전자 출신인 임금옥 대표도 동반자로 함께하고 있다. 김우화 루마썬팅 회장도 삼성전자 출신의 성공한 창업자다. 박현종 회장이 펀딩 인수로 오너가 됐다면, 김우화 회장은 창업자라는 차이점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부문 통합 대표이사, 안중구 대우전자 대표,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 등이 모두 삼성전자 출신이다. 삼성생명 출신의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와 이병찬 신한생명보험 대표, 삼성증권 출신의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 등 금융계 인사들도 있다.
 
 
▲ 삼성 서초사옥 ⓒ 연합뉴스

 
삼성 특유의 ‘조직관리’ 경영, ‘시계를 만들어주는’ CEO를 육성하다
 
이처럼 삼성 출신 경영인들이 퇴사 이후 제2의 인생을 통해 CEO로 성공하는 사례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8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흥미로운 분석을 제기했다. 바로 삼성 특유의 ‘조직관리 능력’이 국내외 경영 무대에서 CEO로서의 능력을 펼치는 데 가장 중요한 거름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짐 콜린스의 베스트셀러 경영서인 ‘성공한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삼성 출신들이 제2의 기업 인생을 유독 성공적으로 해내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책에 따르면 3M, IBM, 월마트 등과 같이 장기간 최고의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비전 기업의 CEO들은 ‘시간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시계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는 공통된 특징을 갖는다.


재계 관계자, “탁월한 영감과 리더십보다 조직 자체를 존속케 하는 능력이 중요”
 
‘시간을 알려주는 사람’은 개인의 영감이나 카리스마적 리더십으로 기업을 이끄는 반면, ‘시계를 만들어주는 사람’은 조직 구성원들이 알아서 볼 수 있는 시계, 즉 체계적인 조직력을 구성하고 지휘한다. 이런 측면에서 시계를 만들어주는 CEO는 탁월한 창조력과 영감, 리더십을 지닌 인물보다는 조직 자체를 존속하게 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3M에서 42년 동안 근무하면서 17년 간 CEO를 맡았던 윌리엄 맥나이트는 경영 역사서에 거의 거론되지 않을 정도로 특징이 적은 인물처럼 보이지만, 시계를 만들어주는 조직관리의 리더십을 통해 3M을 영속하는 기업으로 만들었다”면서 “삼성 역시 ‘관리의 삼성’·‘조직의 삼성’이란 세간의 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특정한 개인의 창조성보다는 조직 전체가 글로벌 비전을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데서 그 발전의 원동력을 찾아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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