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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13) 보홀의 가르침② “자만은 재앙을 부른다”

최환종 칼럼니스트 | 2019-01-09 15:38 등록 (01-10 10:15 수정) 1,454 views


돌고래 구경하고 첫 날 다이빙 포인트의 '매력'에 다시 끌려가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전에도 얘기했지만 그동안 필자는 맑고 깨끗하고 수중시정이 정말 양호한 ‘명경지수’와 같은 바다를 여러 곳에서 경험했기에 왠만한 수중시정은 필자 마음에 들기 어렵다. 어느덧 바다를 바라보는 몸과 마음과 눈의 수준이 높아졌다.

명경지수와 같은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면 심신이 상쾌함은 물론, 바다와 내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데, 보홀에서의 다이빙은 운좋게도 수중시야가 좋아서 상쾌하고 즐거운 다이빙을 할 수 있었다.


▲ 산호와 물고기떼 [사진=최환종]

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돌고래가 많이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해당 지역에는 벌써 관광객을 실은 서너 척의 배가 도착해 있었다. 잠시 후 돌고래 몇 마리가 나타나서 배 주위를 돌아 다녔다. 듣기로는 그 지역에는 이른 아침 시간에 “돌고래떼”가 나타난다고 했는데, 실제로 돌아다닌 것은 대여섯 마리뿐, TV ‘동물의 왕국’ 등에서 보았던 수많은 돌고래 무리를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그래도 배 주위에서 자기들을 보란 듯이 헤엄쳐 다니는 돌고래를 보면서, 그들의 생동감 있는 움직임에 표현할 수 없는 작은 감동을 느꼈다.

돌고래 무리들이 떠나고 우리는 다시 다이빙 포인트로 향했다. 바다는 잔잔했고, 수중 시야 또한 좋았다. 그런데, 어제 다이빙 했던 포인트가 너무 환상적이어서 그럴까? 이날 첫 번째 포인트는 어제 포인트에 비해서 다소 평범한 포인트였다. 그래서 두 번째 다이빙은 어제 갔던 포인트로 다시 갔다.

다시 간 포인트는 역시 훌륭했다. 어제 갔던 포인트라서 그런지 주변 지형지물이 친숙한 느낌이다. 형형색색의 산호와 물고기들을 보면서, 때로는 물고기들을 따라 다니면서 보홀 바다속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 말미잘과 흰동가리. 푸른 바다색이 환상적이다 [사진=최환종]

점심 식사 후에 세 번째 다이빙을 했는데, 이 포인트는 조류가 약간 있는 포인트다. 먼저 수심 5미터 정도로 내려가서 바위를 붙잡고 일행을 기다렸다. 일행이 모두 내려온 후에는 조류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며 주변 경관을 둘러 보았다.

몇 년 전에 필리핀에서 조류를 타면서 다이빙한 이후 처음인데, 그때는 시야가 탁해서 큰 감동을 못느꼈는데, 이번에는 시야도 좋고 조류가 적당해서 다이빙은 물론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에도 좋았다.

세 번째 다이빙을 마치고 배위로 올라오는데 아쉬움이 컸다. 이렇게 좋은 바다를 놓고 떠나야 한다니... (보홀에서의 첫 다이빙은 일정상 이틀로 만족해야 했다.)

다음날 배를 타고 다시 세부로 나와서, 세부에서 다이빙을 하루 더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 인천서 직항로 타고 다시 보홀 찾아, 항공료 비쌌지만 배삯은 절약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다이빙 팀이 결성되어서 보홀을 찾았다. 다이빙 팀은 필자 또래의 지인들로 구성되었는데, 필자만 빼고 모두들 최근에 다이빙에 입문한 다이버들이었다.

이번에는 인천에서 보홀까지 직항을 이용했고, 인천에서 새벽 2시 반 쯤에 출발, 보홀에는 아침 6시 반 정도에 도착했다. 항공권은 조금 비쌌는데, 인천에서 세부까지 가는 항공료와 세부에서 보홀까지 가는 배삯 등을 합한 금액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홀(탁빌라란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가니 다이빙 리조트에서 나온 운전기사가 대기하고 있다. 리조트에 도착해서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아침식사를 대충하고 바로 바다로 나갔다.

그런데, 첫날 수중 시야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 지난번에 왔을때는 시야가 좋았는데. 강사에게 물어보니 보홀에서 수중시야가 가장 좋은 시기는 3~6월이라고 한다(우리가 갔을 때는 7월 중순이었다). 다이빙 관련 자료(인터넷이나 월간지 등)와는 차이가 나는 대답이다.

게다가 다이빙 기간 중 거의 매일 비가 내렸고 약간의 바람과 파도가 있어서 쾌적한 다이빙을 하기에는 무리인 그런 기상 조건이었다. 다이빙을 다니면서 날씨 복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쾌적한 조건은 아니지만 바다속에서 느끼는 절대적인 평안함과 자유, 그리고 바다와 내가 하나가 되는 순간을 즐기며 다이빙에 집중했다. 이번 다이빙은 Balicasac 섬 뿐만 아니라 Momo beach, Doljo beach(Panglao 섬 부근) 등 여러 곳에서 했는데, 기상 상태 때문에 쾌적한 다이빙을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 다이빙 하기 전 같이 간 지인과 함께 기념촬영. [사진=최환종]

다이빙에 빠져 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옛날에 어느 나무꾼이 신선들 바둑 두는 것을 구경하다가 도끼 자루 썩는 줄 몰랐다는데 꼭 그런 식이다. 어느덧 다이빙 마지막 날이 되었다. 그날은 이번 다이빙 여행 기간 중 가장 기상이 좋은 날이었다. 마지막 날이라도 기상이 좋아 상쾌한 마음으로 다이빙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 귀여운 '니모' 즐기다가 동행한 초심자 놓쳐

부력조절 잘못한 초심자, 다이빙 보트와 충돌 위기 겪어

마지막 날, 첫 번째 다이빙은 Momo beach에서 했다. 최대수심 20m, 다이빙 시간 43분, 수온 29도, 수중 시야는 좋았고, ‘개북이’와 ‘니모’도 많이 보였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수중에서 ‘니모’를 보고 있으면 그 귀여운 동작에 시간 가는줄 모른다.

잔압계를 보니 공기가 50바 정도 남았길래 안전정지 수심으로 올라가려는데 귀여운 ‘니모’들이 노니는게 눈에 띄었다. 아직 공기가 여유 있어서 초보자 버디는 필리핀 강사에게 맡겨놓고 니모를 보러 갔다. 동영상도 촬영할 겸 해서.

이때 수심은 5미터 내외. 니모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안전정지 할 수 있는 수심이다. 그렇게 3~4분 정도 있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주위를 돌아보니 근처에 있어야 할 버디가 안보인다. 강사도 안보이고. 서둘러서 수면으로 올라와서 버디를 찾았다. 필리핀 현지인 강사와 버디를 발견하고는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초보자인 버디는 필자가 니모를 보러 간 사이에 부력조절을 잘 못해서 점점 상승하고 있었고, 근처에서 버디 쪽으로 다이빙 보트 한척이 접근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본 강사는 즉시 상승해서 버디를 잡아야 하는데, 버디에게 내려오라고 수신호만 했다는 것이다. 정말 다행히도 다이빙 보트는 버디 근처에서 멈춰 섰다고 하는데... 아무일 없었으니 다행인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그때 필자와 버디는 너무 화가 나서 배위에 올라와서 현지인 강사에게 따지니 얼굴만 숙이고 있을 뿐이다. 잠시 후에 한국인 강사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한국인 강사 또한 당황할 뿐이다.

잠시 후에 화를 가라 앉히고, 현지인 강사에게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 안전이 최우선이다.”라고 조용히 타일렀다. 그리고 이날의 상황이 필자에게도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음은 물론이다. 그러면서 나도 되뇌었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절대 자만하지 말자 !!!”

수면 휴식 후에 다이빙을 두 번 더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왔다. 장비를 세척하고 잠시 쉬었다가 해가 질 무렵에 다이빙 팀 모두가 해변의 식당으로 갔다. 맥주 한잔과 함께 간단한 저녁식사를 하면서, 며칠 동안 다이빙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하는데, 며칠 사이 모두들 다이빙의 고수가 된 느낌이다.

다음날 우리는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보홀 바다속을 생각하면서 잠에 빠져 들었다.

(다음에 계속)




·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 예비역 공군 준장
· 공군사관학교(전자공학), 한양대 대학원(전자공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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