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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록의 고산후로] 새해 경제는 황금돼지처럼

차석록 경제산업국장 | 2018-12-31 14:09 등록 1,122 views


[뉴스투데이=차석록 경제산업국장] "구곡은 어드메오 문산에 세모(歲暮)커다.(아홉 번째 계곡은 어디인가? 문산에 한 해가 저물도다)" 성리학의 대가인 율곡 이이(李珥)가 지은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의 한 구절이다. 이이가 황해도 고산면 석담에 은거할 당시 눈 속에서 한 해를 맞이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연시조다. ‘문산(文山)’은 산 이름이자 학문이다.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감탄과 함께 학문에 게을리함을 지적하고 있다.

세모는 한 해가 거의 다 가서 얼마 남지 않은 때를 뜻한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일본식 한자라 하여 ‘세밑’으로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세밑이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 개띠해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기해년 (己亥年) 황금돼지의 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보통 세밑이 되면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에 대한 포부나 기대를 갖게 된다. 나이가 들어서 인지, 아니면 요즘의 삶이 팍팍해서 그런지 주변에서도 연말이라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젊은 후배들도 같은 말을 하니 꼭 나이 탓만은 아닌 듯 하다.

대학교수들은 2018년을 압축한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선정했다. 지난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었다.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대통령 탄핵, 새 정부 출범 이후 '적폐청산'이 화두가 됐던 1년이다.

'임중도원'은 '논어(論語)' 태백편(泰伯篇)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큰일을 맡아 책임은 무거운데 갈길은 멀다"라는 뜻이다. 올해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2년차다. 무술년이다. 정부가 열심히 뛰어다녔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나 남북경협, 소득주도성장 등 각종 정책이 성과를 내기 위해 풀어야 할 난제를 강한 의지로 헤쳐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해진다.

문재인 정부의 각종 개혁정책은 지지부진하고 소득주도성장론은 논란만 불거지면서 국민들, 특히 청년이나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 최저인금 인상, 주52시간 근무 등 소득의 격차를 줄이려는 정책이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고 소득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켰다. 좀 기다리면 성과가 나타날거라고 했지만 취임 직후 80%가 넘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위협받고 있다. 기대가 컸기 때문인가. 문제는 경제다.

중학교때다. 반공교육을 받고 대통령을 욕하면 잡혀가던 시대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국민들을 잘먹고 잘 살게 해주면 박정희든 김일성이든 상관없는 거라고 하셨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말씀였다. 어린 마음에 선생님이 붙잡혀 가시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중에 뜻을 깨달았지만.

정권이 좌파든 우파든 무슨 상관인가? 중요한 거는 국민들을 행복하고 잘살게 해주는 정치다. 최근에 만난 한 기업인은 여당 핵심관계자가 “해법이 없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새정부 출범후 실시한 여러 정책을 수정하려 해도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처럼 멈출 수 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날 수도 없는 궁지에 몰린 진퇴유곡 상황이다.

타계이후 더 존경받는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기간중 경제는 성장했는데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든 해가 있었다. 노대통령은 충격을 받았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정책이라고 판단했고 5년 내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 과정에서 노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가기전 가졌던 기업관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기업과 재계를 향해 쏟아낸 말은 거칠었지만 스스로 “내가 왜 반기업적이냐”고 항변할 정도로 기업을 옥죄지 않았다. 노동인권 변호사였던 그는 노동계도 투쟁일변도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역설했다가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뇌 했음이다.

돼지는 예로부터 재산과 복을 상징한다. 또 제사상에 올린대서 알수 있듯이 신에게 바치는 신성함도 있다. 새해는 경제가 황금돼지처럼 살찌기 바란다. 모두가 웃는 2019년이 되기를 세밑에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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