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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본 자위대, 사격통제 레이더 오판 ‘은폐 의혹’ 대두

김한경 방산/사이버전문기자 | 2019-01-11 18:44 등록 (01-11 23:59 수정) 6,240 views
▲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상공에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 모습(노란 원)으로 해경 촬영 영상이다. 좌측이 해경 삼봉함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군 전문가, "일본 측, 광개토대왕함 ‘사격통제 레이더’와 해경 삼봉호 ‘켈빈 레이더’ 착각한 듯"

이기식 전 해작사령관, "삼봉함은 켈빈 레이더를 탐색 및 사격통제용으로 병용해 착각 가능"

[뉴스투데이=김한경 전문기자] 해군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가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를 조준했다는 일본 해상 자위대의 주장과 관련해 구조 작전에 참여한 해경 삼봉호의 ‘켈빈 레이더’를 착각한 것이란 복수의 주장이 11일 새로이 제기돼 주목된다.

일본 해상자위대 측은 한국의 주파수 공개 요구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된 사격통제 레이더 주파수가 초계기의 감시능력을 알 수 있는 기밀이라서 공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개하지 못하는 실제 이유는 자신들이 오판한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이 해경의 켈빈 레이더를 해군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로 착각해 이와 같은 한·일간 논란이 벌어졌을 경우 일본 측의 허위사실 주장에서 비롯된 외교적 결례라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은 “지난해 12월20일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동해에서 조난된 북한 선박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접근한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준하는 위협적 행동을 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반면 우리 해군은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의 P-1 해상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500m 거리까지 접근해 150m 상공에서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방부는 일본의 주장과 동영상 공개에 맞서 반박 동영상을 8개 언어로 만들어 유튜브에 게시했다.

일본이 공개한 동영상을 정밀 분석한 한 전문가는 “해상자위대 인원들의 대화내용과 조치를 볼 때 일본이 의도적으로 연출한 상황 같지는 않다”면서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와 삼봉함의 켈빈 레이더를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해상초계기 조종사 출신인 심재옥 세한대 교수(전 해군6항공전단장)는 “삼봉호의 켈빈 레이더는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와 같은 ‘I밴드’를 쓰기 때문에 오인할 가능성도 있다”며 “(동영상에서) 일본 초계기가 사격통제 레이더에 접촉했다고 말하는 순간 광개토대왕함과 삼봉호가 유사한 선상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기식 전 해작사령관(예비역 해군중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군이 광학카메라를 작동하면서 실수로 사격통제 레이더를 움직일 가능성은 없는지 묻자 “만일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함장은 물론 작전담당 인원들이 모두 알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광개토대왕함 함장도 그런 일은 결단코 없었다고 전했다.

이 전 사령관 또한 “해경 삼봉함은 켈빈 레이더를 탐색 및 사격통제용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어 광개토대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로 착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경우 주파수 대역이 서로 달라 P-1 초계기가 입수한 주파수만 일본이 밝히면 곧바로 사실을 알 수 있어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은 주파수 데이터 공개로 전자전 탐지능력이 드러난다며 꺼리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서도 이 전 사령관은 “일본이 주파수를 공개하면 한국 해군장비의 허점이 드러나 한국이 불리해지지 일본에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 일본 자위대, 해군 구축함과 해경 함정 레이더 식별 능력 충분...은폐 의혹

이와 관련, 심재옥 교수는 “통상 해상초계기 조종사가 다른 나라 군함의 인도주의적 구조 현장에 도착하면 ‘교신 설정’ 후 ‘도와줄 게 없냐’고 물어보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고 말했다. 그런데 “구조작전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타국 구축함 상공으로 근접 비행하면서 항공촬영을 하는 등 구조작전을 방해하는 행위는 특정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상초계기는 함정의 사격통제 레이더가 작동되면 전자파 탐지기로 전자파 방위(각도)와 레이더 종류를 정확히 식별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측이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해경 삼봉호의 레이더를 구별할 기술적 능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가 작동했다는 일본 주장이 사실이라면 ‘가까이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신호에도 불구하고 P-1 조종사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며 접근해 분쟁의 소지를 만들려고 했다는 것을 스스로 실토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 일본 측 곤혹스런 입장 추정, 군사갈등 조장 내지 정치적 의도란 해석도

결국 다른 이유 때문에 일본이 주파수를 밝히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국제사회에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알렸는데 이제 와서 다른 함정이라고 번복하거나 착각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안호 예비역 해군소장은 “일본은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서 이즈모급 항모와 F-35B 18대 도입 등을 위해 약 274조2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예산확보 과정에 평화헌법 개정과 군비증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군사적 갈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일본이 이번 ‘레이더 갈등’을 부각시켜 전쟁 가능한 국가로 개헌을 추진하려는 목적이 숨어있다고 비판하는 여론도 있다. 또 최근 급락하는 아베 내각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도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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