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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직 인터뷰:유튜브 크리에이터]⑫ 닷페이스, 굴러라구르님 그리고 수낫수가 논하는 '소수자'

이지우 기자 | 2019-01-23 06:02 등록 3,683 views
▲ 22일 서울 강남구 소재 구글 서울캠퍼스에서 ‘유튜브 다양성 크리에이터 편’ 간담회가 개최됐다. (왼쪽부터) 굴러라구르미, 수낫수, 닷페이스 유튜브 크리에이터 [사진제공=유튜브]

비전문가인 아마추어들은 전문가들과 달리 ‘쉬운 접근성’이 매력이다. 이 매력이 대중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렇다고 비전문가들은 그 위치에 안주하지 않는다. 전문가만큼의 열정과 노력이 그들에겐 무기가 되고 있다. 이제는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 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그렇다.

이미 스마트폰 보급으로 오래전부터 소비자와 유통 체계의 벽은 허물어지고 있다. 실제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매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00만 구독자를 돌파한 국내 유튜브 채널은 30개 이상이며, 10만 구독자를 돌파한 채널은 460개 이상이다.

2년 전 100만 구독자 돌파 채널 17개, 10만 구독자 돌파 채널 260개 이상과 비교하면 각각 약 80% 증가한 수치다. 국내 100대 크리에이터 채널의 전체 시청 시간은 지난해 5월 기준 전년 대비 140% 이상, 특히 해외에서의 시청시간은 3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 및 pc와 인터넷 보급률이 해외보다 높다는 강점을 고려할 때, 이제 겨우 4년밖에 되지 않은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스포츠 전공자가 취업이 안 된다면 스포츠 전공 해설로 유튜브 채널을 구축해 크리에이터가 되는 날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뷰티부문 유명 크리에이터’들은 1인 사업체를 방불케 한다. 물론 이미 뷰티 쪽은 산업이 과부화됐지만 다양한 장르가 이제 신생시장이 되고 있단 점에서 가능성은 무한하다. 뉴스투데이는 다양한 분야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만나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창직(Job creation)' 가능성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장애인 김지우 '굴러라 구르님', 성소수자 유튜버인 '수낫수'는 모두 치유 공간

닷페이스 조소담은 기존 매체와 다른 시각에서 '우리 시대'를 보도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소수자들의 ‘다름’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기존 방송 채널의 한계를 깨기 위해 소수자들의 활동 공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이들에게는 ‘치유의 공간’으로, 반대로 편견과 무관심한 이들에게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소수자들이 크리에이터로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항상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보면서 ‘왜 우리나라에는 장애인 연예인은 없을까’ 궁금했다. 외국에는 장애인 소재 영화도 많다. 한국 장애인 영화를 보면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이외에는 후원 방송이 많다. 그런 방송 콘텐츠들이 ‘장애인은 아무 것도 못한다’는 차별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장애인이지만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굴러라 구르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김지우 양(17)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이와 같이 말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소재 구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유튜브 다양성 크리에이터 편’에는 굴러라구르님 김지우 양, 수낫수 채널을 운영하는 퀴어(Queer. 본래 '색다른' 등의 의미를 지닌 단어였지만 레즈비언, 게이 등 성소수자를 지칭) 유튜버 수(29),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 조소담 대표(28)가 참석해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굴러라구르님’ 채널은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김지우 양이 일상을 공유하는 채널이다. 휠체어 꾸미기, 장애인으로서 겪는 차별, 장애인의 인권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 구독자 3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동영상 누적 조회수는 129만뷰를 기록하고 있다.

‘수낫수’ 채널은 퀴어 유튜버 수가 운영하는 채널로 성 정체성·성적 지향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연애, 커밍아웃, 퀴어축제 등 성소수자로서 일상과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내며 실제 성소수자들을 섭외해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유튜버로 활동하던 중 커밍아웃을 했다.

동영상 누적 조회수는 379만뷰를 기록했다.

‘닷페이스’는 ‘새로운 상식을 만드는 미디어’라는 슬로건으로 기존 미디어와 다른 시각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겪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채널이다. 주제는 인권, 성매매 문제 등 다양한 내용으로 이해하기 쉽게 편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성매매를 고발하는 시리즈 콘텐츠를 진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특히 조소담 대표는 포브스 선정 ‘2017 아시아의 30세 이하의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에 이름을 올렸으며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으로도 활동중이다.

구독자 수는 12만 명으로 전체 동영상누적 조회수는 3900만 뷰에 이른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 [사진제공=유튜브]


굴러라구르님, "장애인의 감동 스토리가 아니라 생생한 목소리 담기 위해 시작"

Q.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굴러라구르님: 항상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보면서 ‘왜 우리나라에는 장애인 연예인은 없을까’ 궁금했다. 외국에는 장애인 소재 영화도 많다. 한국 장애인 영화를 보면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이외에는 후원 방송이 많다. 그런 방송 콘텐츠들이 ‘장애인은 아무 것도 못한다’는 차별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장애인이지만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A. 수낫수: ‘영상제작’을 취미로 하다 보니 유튜브는 취미생활 중 하나였다. 과거에는 챌린지 영상을 주로 찍다가 퀴어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다. 같이 영상을 찍던 친구가 무성애 영상을 제작하자고 제안하면서 조금 더 편하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닷페이스, "언론사 취준생이 모여서 우리 세대가 마주할 장면을 발굴하기로 합의"

A. 닷페이스: 우리 세대가 마주해야 하는 변화의 지점에 대해 팀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팀이 모인 계기는 ‘넥스트 미디어’에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서다. 팀에는 언론사를 준비하거나 영상제작을 해온 분들 등 다양하게 모여있다.

Q. 영상 채널로 유튜브를 선택한 이유는.

A. 닷페이스: 채널의 목표가 ‘우리가 마주할 장면’을 발굴한다는 것인데, 표현 수단이 영상에 집중돼 있어 유튜브를 선택했다. 구독자 소통에도 유튜브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채널도 운영하지만 ‘독자 설문조사’를 진행할 때 가장 많은 답변을 주는 곳이 유튜브다. 최근에는 ‘최초공개’ 기능이 생겨 영화 개봉처럼 라이브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어져 더욱 활발하게 구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

Q. 유튜브 시작할 때 주변 반응은.

A. 굴러라구르님: 처음에는 가족들에게도 비밀로 시작했다. 하지만 영상을 만들면서 관심을 많이 받게 되고 나중에는 가족들도 알게 됐다. 이제는 가족들이 홍보나 촬영 등도 도와주고 있다. 예전부터 하고 싶던 이야기지만, 부모님께도 꺼내지 못한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전달하다 보니 동영상을 보신 후 저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해주시는 계기가 됐다.

학교에서도 촬영을 하는데 친구들이 기획이나 제작에 있어 조언을 해주곤 한다.

수낫수, "실제 성소수자들을 섭외해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집중"

Q. 콘텐츠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나.

A. 닷페이스: 제작자들이 목표로 하는 세대랑 동세대다. ‘문제 의식’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 ‘내 주변 3M 이내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싶으면 시작한다. 에디터 문제 의식에서 시작해 영상을 제작하게 된다.

A. 수낫수: 실제 성소수자들을 섭외해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에 집중한다. 그래서 섭외가 중요한데, 예로 트랜스젠더에 대한 영상을 만들고 싶으면 모집 공고를 진행한다. 신청서를 기준으로 기획한 방향과 그분들이 말하고자 하는 방향이 맞다면 섭외를 진행해 촬영한다. 퀴어분들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영상, 비퀴어에게는 오해나 편견을 깨는 데에 도움이 되는 동영상을 제작하려 한다.

A. 굴러라구르님: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스스로 답을 내리기 어려운 내용은 질문으로 영상을 기획한다. 편하게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그들이 아끼는 콘텐츠는? 수낫수는 '커밍아웃 리액션 설문조사'

굴러라구르님은 '일본인 장애인과의 인터뷰', 닷페이스는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정체성 전환 시도’ 영상

Q. 아끼는 콘텐츠가 있다면.

A. 수낫수: 퀴어분들을 대상으로 한 ‘기억에 남는 커밍아웃 리액션’ 설문조사 콘텐츠다. 비퀴어분들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 힘을 보태고 싶어서 시작했다. 실제 여성 퀴어분들과 콜라보 작업을 하게 됐다.

A. 굴러라구르님: 장애를 가진 일본 분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직접 인터뷰도 하고 통역도 하고 자막도 넣는 등 작업을 혼자 하다 보니 힘들었다. 그래서 더 아끼는 영상이다. 인터뷰를 통해 확실히 일본이 장애 인권에 대해 나쁘지 않다는 점도 느꼈다. 일본에선 장애 드라마, 영화도 많이 제작되고 있어 한국보단 장애 인권 의식이 높구나 싶었다.

일본처럼 되기 위해선 역시나 ‘장애인을 더욱 많이 보여야겠다’ 싶었다. 다른 장애를 갖고 계신 분들과 더 많은 영상을 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A. 닷페이스: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정체성 전환 시도’에 대해 영상을 제작했다. 이때 기도원 등에 직접 취재를 갔었는데 기도원에 들어가는 것부터 어려웠고 인터뷰를 지원했지만 막상 카메라 앞에 섰을 때 거부하시는 분들이 있어 어려움이 컸다. 그래서 더 의미있고 아끼는 콘텐츠다.

Q. 기억에 남는 구독자 반응.

A. 닷페이스: 10대 초중반 구독자들이 우리가 다루는 주제를 처음 접한다는 댓글이 많았고 반대로 주제를 제시하는 분들도 인상에 남았다. 또 간호사, 승무원 직업별 하고 싶은 말을 담아내는 영상을 제작했는데 현직자가 자기 이야기를 토로하는 댓글을 달았던 기억도 있다.

굴러라구르님, ‘장애’에 대한 인식 변화와 장애인 전문 체육관 설립이 목표

Q. 크리에이터로 보람 있는 순간.

A. 굴러라구르님: 장애가 있는 또래 친구들이 유튜브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을 까봐 도전을 못했는데 실제로 채널을 열고 연락 주신 분들이 있다. 무의식중에 본인의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도 당연히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

다리 뿐만 아니라 손도 불편한데 자막 제작에 어려움이 크다. 청각장애인들도 볼 수 있도록 자막을 만들고 싶었는데 자막 어플 업체에서 도움을 준 덕분에 청각장애인들에게도 동영상을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인기 비결이 있다면.

A. 수낫수: 초반엔 퀴어 콘텐츠 유튜버들이 많지 않아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영상을 제작하면 많은 퀴어분들이 연락을 주셨다. 본인의 마음 깊이에 있는 이야기를 담기 때문에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A. 굴러라구르님: 비장애인 구독자분들도 많은데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제시를 하다 보니 흥미를 가지시는 것 같다. 또 장애 인권을 다루는 채널들이 없다 보니 주목을 받은 것 같다.

Q. 유튜브를 시작하고 달라진 점.

A. 굴러라구르님: 이전보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고 장애 인권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또 유튜브를 하면서 더 긍정적으로 바뀌게 됐다. 과거에는 나를 숨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휠체어를 타는 모습 등 더 많이 보여주려 한다.

Q. 유튜버가 되면 돈을 많이 번다는 환상이 있다. 수입이 커지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A. 수낫수: 수입이 많아지면 팀원을 꾸리고 싶다.

A. 굴러라구르님: 수익을 거의 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많이 벌게 되면 장애인 청소년들이 운동할 수 있는 전문 체육관을 만들고 싶다.

A. 닷페이스: ‘닷스페이스’라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미디어를 만들고 싶다.

닷페이스, "기존 매체를 기다리지 않고 유튜브에서 어젠다 만들 것"

Q. 향후 계획.

A. 굴러라구르님: 대중 매체에서 다룰 수 없는 자유로운 주제들을 유튜브에서 다룰 수 있기때문에 ‘장애 인권’에 대해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싶다. ‘불쌍한 장애인’이 아닌 ‘장애인 크리에이터’로.

A. 수낫수: 여성과 퀴어의 영상을 계속해서 만들어갈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가시화할지 계속 고민하고 올해에는 웹드라마와 단편 영화를 제작할 생각이다.

A. 닷페이스: 대중 매체가 묵직한 주제를 다뤄주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닌 유튜브에서 먼저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아시아 지역에서 이주민으로 살아가는 분들이 음식으로 어떻게 정신을 풀어가는지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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