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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현장에선] 현대기아차 노조, ‘정의선 시대’에 ‘新협력관계’ 시동

권하영 기자 | 2019-03-15 11:06 등록 487 views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기아차 노사, 9년 통상임금 분쟁 끝내고 전격적인 상생 끌어내

‘정의선 시대’ 맞은 현대기아차, 노사협력체제로 전환 가능성 높아져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정의선 시대’에 접어든 현대기아자동차 노사가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체제가 보여준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에 노조가 화답하기 시작했다. 그간 반목과 갈등을 거듭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전향적인 상생을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난 14일 기아차 노사의 통상임금 관련 노사합의안 타결이 그 분수령이 됐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 찬반투표를 거쳐 사측이 제안한 통상임금 합의안을 최종 받아들였다. 조합원들은 지난 9년간의 통상임금 미지급금 가운데 1인당 평균 금액을 전체의 60%인 1900여 만 원으로 산정해 올해 내 지급 받기로 했다.

이번 합의가 노사의 의미 있는 협력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노조의 ‘대승적 양보’가 이뤄진 덕분이다. 노조는 미지급된 통상임금 관련 사측과의 재판 분쟁에서 1심에 이어 2심까지 승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노조는 100% 지급을 고수했던 입장에서 물러나 그중 60%만 받기로 했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 역시 “노사협력을 위한 중대한 결정이었다”고 본지에 밝혔다.

강상호 기아차 노조위원장은 “기아차의 지속 발전과 수익성을 고민한 끝에 사측과 절충안을 찾았다”면서 “8년간 끌어온 통상임금 문제를 종결하고 노조도 고유 업무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원래라면 약 1조 원가량의 미지급금을 지급해야 했던 사측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상생 행보가 현대자동차 노사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2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과도한 배당금을 요구하고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을 ‘먹튀 자본’으로 규정하며 “비정상적 요구를 거두라”고 사측을 옹호했다. 이는 그간 ‘강성 노조’로 분류돼 온 현대차 노조가 회사의 위기에 공감하고 단합하고자 한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됐다.


▲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기아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한우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변화와 혁신 제시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노조도 화답했다

재계에서도 긍정적인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본격화하면서 노사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룬다. 정 부회장은 15일 기아차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가운데, 오는 22일 현대차·모비스 주총에서 사내이사 재선임과 함께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젊은 총수’ 정 부회장은 그동안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다방면에서 그룹 쇄신을 이어왔다. 올 3월부터는 그 일환으로 완전 자율복장 제도를 시행해 캐주얼 복장을 장려하기도 했다. 이는 “변화와 혁신에는 선진 경영시스템과 유연한 기업문화가 필수”라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대규모 투자로 그룹의 중장기 미래 비전을 제시해온 것 역시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는 지적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7일 신차 개발과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2023년까지 5년간 45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 미래를 위해 과거보다 투자를 1.5배 이상 늘리겠다는 과감한 결단이었다.

현대차 노조 또한 세계 자동차 시장 침체와 4차산업혁명 시대 생존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한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그룹 경영진에게 “자동차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연구 개발에 집중해 고객 요구에 맞는 신차를 개발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는 앞서 정의선 부회장이 발표한 ‘대대적인 투자계획’에 대해 명시적인 지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자동차 제조업체 특유의 위계적이고 보수적인 분위기가 정의선 부회장 체제 이후 소통을 확대하고 창의성을 강조하는 기업 문화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그동안 ‘강성’, ‘불통’ 이미지가 컸던 현대기아차 노조도 전향적인 협력체제로 전환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 현대차 노조는 12일 소식지를 통해 기아차의 통상임금 합의안과 동일한 내용을 현대차에도 적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현대차 노조, “기아차 방식 동일 적용” 주장…향후 전개는

다만 현대차 노사의 경우 남은 과제가 많다. 기아차의 통상임금 합의안이 타결되면서 현대차 노조 또한 기아차와 동일한 합의안을 적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12일 소식지를 통해 “(기아차 노조와) 차별은 참을 수 없다”며 “기아차와 동일한 방식으로 통상임금을 적용하라고 사측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통상임금 분쟁을 둘러싼 2015년 1월 1심 판결에서 고정성 결여를 이유로 패소했으며 항소마저 기각돼 기아차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재계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공식적으로 투쟁을 전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 관계자 역시 “아직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기가 힘들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기아차 사측이 2심까지 패소한 것과 달리 현대차는 명확한 규정에 따라 2심까지 사측이 승소했기 때문에 이번 기아차 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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