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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한진칼 사태속 '세조'가 되기를 거부하는 메리츠금융 조정호 회장

정우필 기자 | 2019-04-12 09:05 등록 (04-12 09:07 수정) 1,438 views
▲ 메리츠금융 본사. [뉴스투데이DB]

한진그룹 지분매입 관여안할 듯

[뉴스투데이=정우필기자]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한진그룹 경영권 향배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조 회장의 막냇동생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한진그룹과 거리를 두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조정호 회장이 조카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돕는 백기사(우호세력)로 나서는 것과 행동주의펀드 KCGI와 손잡고 흑기사(적대세력)가 되는 방안 중 하나를 점치고 있으나 두 시나리오 모두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메리츠금융그룹 고위관계자는 12일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그룹 내에서 한진그룹 지분매입에 관해 단 한번도 논의가 된 적이 없으며 현재로선 관심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도 지난 10일 더벨과의 전화에서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그룹 지분에 메리츠금융그룹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시장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진그룹 지분 매입 등에 대해 메리츠금융그룹은 그 어떠한 검토도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시장이 조정호 회장의 역할에 주목하는 것은 범 한진가 중에서 유일하게 자금여력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은 4남1녀를 두었는데 이 중 장남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3남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은 사망했고, 차남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은 실적부진으로 최근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투자여력이 있는 인물은 막내인 조정호 회장이 유일하다.

조정호 회장이 이끄는 메리츠금융그룹은 핵심계열사인 메리츠화재가 실적을 앞세워 명실상부한 ‘빅5’ 손보사로 거듭났고 메리츠종금증권도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과 합병한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조정호 회장은 고 조양호 회장과는 수차례 법정싸움을 벌일 정도로 사이가 나빴고 자녀간 왕래도 없을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11월 조중훈 창업주가 타계하면서 유언장이 공개됐지만 차남 조남호 회장과 막내 조정호 회장은 2005년 선대 회장의 유언장을 조작했다며 맏형인 고(故)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지주사 정석기업의 주식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에도 기내 면세품 수입 문제, 정석 기념사업 문제 등으로 법정다툼이 이어졌다.

양측은 2011년 법원의 화해권고안을 받아들여 더 이상의 소송은 없었지만 끝내 형제간 화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가 2세는 2016년 조남호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완전히 결별해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실리와 명분을 중시하는 조정호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감안하면 한진그룹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조정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을 세조와 단종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사에서는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 단종을 내치고 왕위를 찬탈했지만 숙부인 조정호 회장은 조카 조원태 사장과 상당한 거리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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