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메일 전송
공유하기

[차석록의 고산후로] 넷플릭스 공포

차석록 편집국장 | 2019-04-19 17:43 등록 1,035 views
▲ 차석록 편집국장


[뉴스투데이=차석록 편집국장] '가입은 당일, 해지는 원할때, 약정도 없고 위약금도 없다'. 연초 넷플릭스와 첫대면하면서 나온 문구에 '요거봐라'했다. 구닥다리시스템을 전부로 알고 있던 내가 '카카오뱅크'를 첫이용하고 깜놀(깜짝 놀랐다'의 줄임말)했던 혁신성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넷플릭스 존재감을 몰랐다. KBS SBS MBC 등 공중파와 EBS만 아이콘택트(눈맞춤)했다. 집아이들이 몇년간 줄이어 대학입시를 치르느라 종편이나 케이블TV를 외면했다.

그러다보니 '미스터션사인'이나 '스카이캐슬' 같은 인기 프로그램이 있어도 "그런게 있구나"라는 귀동냥에 그쳤다. 그러다가 10년만에 TV를 교체하면서 리모콘에 있는 '넷플릭스 버튼'이 '내 TV 시청 방식'을 바꾸어놓았다.

아들 녀석에게 이용방법을 물었더니 자신의 아이디로 연결해 주었다. 이후 나는 넷플릭스에 푹 빠졌다. 즐겨보던 TV드라마나 예능프로와 거리를 두게 됐다. 대신 넷플릭스 안에 있는 국내외 영화, 드라마, 오리지널작품을 넘나들었다. 신세계가 열린 느낌이다. 마치 게임에 빠진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넷플릭스 연결후 시청한 첫프로그램은 '스카이캐슬'. 당시 뜨거운 화제거리였고 종영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주말 이틀동안 외출도 안하고 이어 봤다. 멈출수가 없었다. 또 미스터션사인을, 킹덤을. 과거에 띄엄띄엄 다운받아 마무리를 못했던 프리즌브레이크를. 먹방인 '맛있는녀석'들을 보면서 뚱4(유민상 김준현 강민경 문세윤)와 함께 '맛웃게'(맛있고 웃기게) 먹는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가입자수가 1억5000만명에 달한다. 지난 1분기에 미국 174만명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960만명이 늘었다. 국내 가입자는 2017년 말 30만명 수준에서 240만명을 돌파했다. 폭발적인 증가세다.

넷플릭스는 10달러 안팎의 구독료가 유일한 수입원이다. 광고를 받지 않는다. 의아하다. 그래도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2% 늘어난 45억2000만달러(약 5조1320억원). 수입의 약 75%를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한다. 7조원이 넘는다. 비디오스트리밍시장의 경쟁자인 아마존의 5조원을 뛰어넘는다. 국내 공중파 3사의 콘텐츠 투자비는 3천억원을 밑돈다.

콘텐츠왕국인 디즈니랜드도 비디오스트리밍시장에 뛰어들고 넷플릭스 타도에 나섰다. 전세계는 콘텐츠시장을 잡기위해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넷플릭스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국내 업체의 한편 값도 안되는 요금으로 한달간 무제한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장 비싼 요금도 4명(ID 4개 제공)이 ID를 하나씩 나누면 각자 4천원도 안되는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타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콘텐츠를 직접 만든다. 아이유의 '페르소나'도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엊그제 `반값 요금`과 `일주일 단위 결제`라는 새요금체계를 발표했다. 가장 저렴한 모바일 요금제와 주 단위 결제를 선택하면 1625원에 일주일간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치킨게임 선언이다.

세계 최대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의 `반값`공세는 국내 유료방송 업계의 위기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파격적인 요금제를 선보인 이유는 명약관화하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자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인터넷과 미디어지형도를 보면 불과 10년전만해도 넘사벽였던 국내 방송사들은 포털에,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튜브에, 페이스북에,넷플릭스에 밀리고 있다. 이제 생존을 걱정한다.

국내 미디어업체들과 이동통신사들은 생존을 위해 손잡았다. 넷플릭스 공포가 관련업계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우린 드라마 대장금도 만들었고 세계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K팝이 있고 BTS(방탄소년단)도 있다. 찬란한 문화유산을 창조한 능력이 있다.정부가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업체들의 발목을 잡으면 안된다. 고속도로는 우리가 닦고 외제차만 달리게 해선 안된다.



Copyright ⓒ 뉴스투데이.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주요기업 채용정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