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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원욱의 리디노미네이션 ‘군불때기’, 장롱 속 5만원권 33% 겨냥할까

강이슬 기자 | 2019-04-24 06:47 등록 (04-24 06:47 수정) 4,546 views
▲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주열 한은총재와 민주당 이원욱 의원, '리디노미네이션' 군불 지펴

이주열 총재는 말 바꿨지만, 이원욱은 다음달 13일 ‘리디노미네이션’ 토론회 개최

이 의원실 관계자, 본지와 통화서 “찬반 의견 나누는 자리”라며 신중모드

인플레이션 등 우려에도
미묘한 이유’로 정부여당 일각에서 거론돼

지하경제 양성화 통한 소비 진작 및 세수 증대가 진짜 목적?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화폐단위 개혁) 관련해 이 공식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리디노미네이션이란, 한 국가에서 사용하는 모든 은행권과 주화에 대해 실질 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가를 같은 비율로 낮추는 조치를 말한다. 1000원을 1원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다수 여론은 '뜬금없는 문제'라는 분위기이지만, 금융권 등에서는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흘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발단은 이주열 한국은행총재이다. 이 총재는 지난 달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이원욱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리디노미네이션 관련 질문을 받고 "논의를 할 때가 됐고, 오래 전에 해놓은 연구도 있다"고 답변했다. 한은총재의 적극적 답변은 의외였다. 하지만 이 총재는 지난 2015년에도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키운 적도 있다. 그는 이번에도 잡음이 일자 "추진 계획이 없다"면서 꼬리를 내렸다.

그러나 이 총재에게 질문을 했던 이원욱 의원이 리디노미네이션 불씨를 키우고 있다. 다음 달 13일 같은 당 심기준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원욱 의원실 관계자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리디노미네이션을 찬성한다는 기조가 아니라, 리디노미네이션 도입에 대한 장점과 문제점을 논의해보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04년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했던 이후 15년간 정치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었다”며 “한국 경제의 성장·발전에 비해 화폐 단위는 아프리카 등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리디노미네이션 도입 후 가장 큰 문제점은 인플레이션이다. 리디노미네이션이 도입되면 현재 900원에 판매하는 상품은 0.9원이 된다. 이럴 경우 상품 가격은 1원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생긴다. 정부가 안정화시키기 위해 공을 들여온 부동산 가격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정부도 리디노미네이션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리디노미네이션은 정부가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입장에서 지금 논의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며 “정부는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리디노미네이션은 기대효과가 있으나 그에 못지않게 부작용도 많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엄중한 경제 현실을 고려할 때 지금은 경제의 활력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집중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

때문에 이원욱 의원실 관계자도 “리디노미네이션 도입 이후 물가 상승 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일단은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이번 토론회는 리디노미네이션 도입이 필요한지 아닌지, 리디노미네이션을 도입한다면 이후 인플레이션을 잡을 방안은 무엇인지 등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토론회 참석 패널이 아직 미정이다"면서 “찬반 의견을 고루 들을 수 있는 패널로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관계자 등의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처럼 정부여당 일각에서 일각에서 리도미네이션 군불을 지피는 이유는 미묘하다. 공식적으로는 '선진국 화폐론'이다. 1달러당 1100원대인 원화의 가치가 낮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리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화폐표시 금액이 커짐으로써 발생하는 계산 및 장부기재상의 '불편함'도 해소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원화 표시 금액이 너무 커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거액을 소유하거나 계산해야 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웃기는 소리'에 해당된다.

가장 설득력있는 가설은 '장롱속 5만원권'의 '양성화'이다. 한국은행의 '2018년 연차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5만원권이 25조262억원이 발행됐지만 환수율은 67%에 불과하다.

나머지 33%는 부자들이 장롱속에 담아뒀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정부가 이처럼 '잠긴 돈'을 양성화해 유통시킴으로써 소비를 진작시키고 세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리디노미네이션'이 가장 확실한 처방이 된다.

이원욱 의원이 개최할 예정인 리디노미네이션 토론회에서 '장롱 속 5만원 권 33%'를 정조준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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