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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의 JOB채](18) 홍남기의 바이오헬스 육성론과 엇갈린 삼성전자 이재용의 미래

이태희 편집인 | 2019-05-15 13:45 등록 (05-15 13:48 수정) 510 views
▲ 홍남기 부총리의 바이오헬스산업 육성론을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검찰 수사'에 대한 논쟁이 점화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삼성그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혁신성장의 주역인지 아니면 적폐청산의 대상인지가 헷갈린다는 것이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 오후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이 열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발언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연합뉴스]


경제부총리의 바이오헬스 육성론, 삼바 수사 논쟁 불 지펴

[뉴스투데이=이태희/편집인]

‘바이오헬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온라인상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검찰 수사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삼성그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혁신성장의 주역인지 아니면 적폐청산의 대상인지가 헷갈린다는 것이다.

즉 한국의 대표적인 바이오 기업인 삼바가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검찰의 그물망식 수사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주가 폭락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장미빛 청사진’이라는 관점이 논쟁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비판론자들도 삼바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합리화하기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활용해 4조 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혐의 자체를 반박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의 정책적 시그널이 검찰 수사 양상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상당수 여론이 공감을 표시하는 흐름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활력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바이오헬스산업은 우리가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과 우수한 의료 인력, 병원 등 강점을 살린다면 제2의 반도체와 같은 기간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분야”라면서 “정부는 연구개발(R&D), 규제 혁파 지원 등에 역점을 둔 종합적 혁신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바이오헬스산업은 향후 연평균 5.4%로 빠르게 성장해 2022년까지 세계시장 규모가 1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산업”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냉소론, “바이오 대표주자 삼바 때려잡으며 웬 육성?”

지지론, “삼바 수사와 바이오 육성은 병행 가능”

음모론, “홍남기가 노골적으로 수사 지휘하네”

바이오헬스산업 육성론에 대한 온라인상의 반응은 크게 세 갈래이다.

우선 ‘냉소론’이 가장 많다. 누리꾼 A씨는 “맨 날 검찰 수사에 주가는 반 토막이다”고 지적했다. 트위터상에서도 “바이오산업 키우고 싶으면 여론몰이 그만두고 삼바부터 도와줘라”, “바이오헬스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그 대표주자라 할 삼바를 회계부정으로 몰아가 그 지경으로 만드나” 등과 같은 내용의 리플이 넘쳐났다.

삼바를 위기로 몰고 가면서 바이오헬스를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인식인 것이다.

둘째, ‘지지론’이다. 누리꾼 B씨는 “삼바나 셀트리온 같은 비리기업 육성하지 말고 제대로 된 바이오 기업 육성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삼바에 대한 철저한 검찰 수사와 무관하게 건실한 바이오헬스 기업을 육성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이렇게 보면 정부의 삼바 수사와 바이오헬스 육성론은 병행이 가능한 어젠다가 된다.

셋째, ‘음모론’이다. 트위터에 “홍남기의 의도일까? 검찰이 삼바 수사하는 것 맞지 이재용이 똥줄 타는 모양이다. 노골적으로 수사 지휘하네”와 같은 리플이 올라오고 있다. 홍 부총리의 바이오산업 육성론이 그 대표 주자인 삼바에 대한 검찰 수사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한다는 해석인 것이다.

정부는 바이오헬스산업 육성론 VS. 검찰 수사 칼끝은 이재용 부회장 겨냥

여론이 바이오헬스산업 육성론과 삼바에 대한 검찰 수사를 연관지는 것은 무리한 해석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삼바는 강도 높은 검찰수사로 ‘경영 위기’에 처해있다. 김태한 사장 등 경영진은 해외 출장 등도 자제하는 상황이다.

검찰 수사의 칼끝이 삼바의 투자 등에 대한 실질적 권한을 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을 겨냥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유력하다. 서울중앙지법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은 지난 달 구속한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백모 상무, 보안선진화 TF 서모 상무도 구속했다.

백모 상무등은 삼바의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이다. 백모 상무가 소속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는 이 부회장의 핵심 측근인 정현호 사장이 맡고 있는 사업부서이다.

삼성전자 임원인사는 물론이고 계열사간 현안 조율 등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현호 사장은 해체된 미래전략실의 인사지원팀장(사장) 출신이다. 때문에 사업지원 TF가 ‘축소된 미전실’이라는 평가도 있다.

“삼바가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사후 정당화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시도했고,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에서 백모 상무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검찰의 칼끝은 결국 정현호 사장을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정 사장이 포토라인에 선다면 이 부회장은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혁신성장과 적폐청산에서 삼성그룹은 모두 주역

삼성그룹의 ‘이중성’은 문 대통령이 봉착한 딜레마의 근원
그러나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삼성그룹의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한 형편이다. 반도체 육성론을 펴면 삼성전자가 총대를 메야하고, 바이오헬스산업을 키우겠다면서 삼바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빼놓을 수는 없다.

동시에 문 대통령과 일부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적폐청산’이 가열차게 추진되는 한 삼성그룹이 경영안정을 도모하기란 불가능하다. 삼성은 경제성장과 적폐청산의 주역이라는 ‘이중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달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가 되겠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KBS와의 ‘2주년 특짐 대담’에서 “이 부회장과의 만남이 친재벌 행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재판은 재판, 경제는 경제”라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 자신의 삼성전자 방문에서 비롯된 이 부회장의 환한 미소가 대법원의 판단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이다.

대의민주주의, ‘공정성’ 신화에 함몰되면 곤란

정치가의 책무는 피튀기게 충돌하는 가치간의 조율

물론 문 대통령의 인식처럼 정치는 ‘공정’해야 한다. 하지만 공정성 신화에 함몰돼서는 곤란하다. 서로 다른 이익이 피비린내를 충기며 충돌하는 다원주의 사회의 정치적 고안품이 ‘대의민주주의(representative democracy)’이다.

따라서 대의민주주의 체제의 주역인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정치가들이 수행해야 할 핵심 역할은 ’조율사‘이다. 상충하는 이익과 가치가 맨몸으로 충돌하게 방치한다면 결과는 ’혼란‘일 가능성이 높다.

헤겔류의 ‘시대정신’에 입각해 가장 중요한 이익과 가치를 판단하고, 그 판단을 근거로 하나의 정책방향을 추진하는 것은 대통령의 책무에 해당된다.

홍 부총리의 바이오헬스 육성론이나 문 대통령의 삼성전자 방문을 두고 이재용 부회장의 미래에 대해 국민들이 혼란을 느낀다면, 대통령이 ‘가치 조율사’의 역할을 망각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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