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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분석] '현찰'로 막은 버스대란, 기회비용만 최소 수천억원 추정

김성권 기자 | 2019-05-15 18:08 등록 211 views
▲ 파업 돌입 직전 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이 타결된 15일 오전 서울역버스환승센터에서 버스들이 정상 운행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버스 대란'을 막았지만, 앞으로 필요한 국민 혈세와 가계 부담 규모가 최소한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평화는 돈을 주고 산 평화인 셈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와 지자체 버스 대란 막았지만, 기회비용은 막대

서울버스 등의 임금인상과 '준공영제' 추가 도입은 '국민 혈세' 몫

버스요금 인상은 서민 가계의 새 부담 요소

다양한 이익집단이 '버스노조의 길' 선택하면 사회경제적 비용 폭증 우려

국토부와 지자체들 예산 계획 없이 졸속 추진 지적도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파업 위기까지 몰렸던 버스 사태가 정부와 여당, 지자체 중재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버스 회사의 적자를 메우고 운전기사들의 임금을 올리는 데 국민 혈세 투입과 가계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는 서울 버스 등의 임금인상 및 '준공영제' 추가 실시를 위해서는 재정지원이 불가피하다. 버스요금 인상은 서민 가계에 새로운 부담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버스대란을 저지한데 따른 기회비용이 수천억원를 동원한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실시해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사실상 임금삭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버스 기사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추가근무, 연장근무가 관행화된 한국사회에서 대부분 근로자들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면 "저녁은 있지만 저녁밥을 사먹을 돈은 없어진다"고 자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 노조가 단합된 힘을 통해 '집단적 이익'을 쟁취하는 모습은 다른 이익집단에게도 유사한 선택을 하도록 만들 공산이 크다. 그럴 경우 사회경제적 비용이 천문학적 액수에 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15일 서울·경기를 비롯한 전국 버스노조가 파업을 철회·유보하면서 출근길 버스 대란은 피했다. 대구, 인천, 광주, 전남, 경남, 서울, 부산, 울산 등 8개 지자체 버스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지었고, 경기, 충북, 충남, 강원, 대전 등 5개 지역 버스노조는 파업을 보류했다.

서울 버스 노사는 임금 임금 3.6% 인상, 2021년까지 정년 만 61세에서 63세로 단계적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5년 연장 등 조건에 합의했다. 경기도 버스노조도 전날 경기도가 버스요금을 200원, 좌석버스 400원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자 임단협 조정 기간을 29일까지 연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됐는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뒷짐만 쥐고 있다가 대규모 버스 파업이 우려되자 부라부랴 대책을 내놨다. 파국으로 치닫던 버스 사태의 해결책은 임금과 요금 인상, 광역버스 준공영제 확대 운영이다. 결국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결국 세금을 털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담화문에서 "광역버스에 준공영제를 도입하면 버스 근로자의 근로 환경이 개선돼 서비스 질과 안전이 높아지고, 노선 신설과 운영에 관련된 지자체간 갈등 조정, 교통 취약지역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 등 공공성이 확보돼 그 헤택은 온전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준공영제는 지자체와 민간운수업자가 운송 수입을 공동으로 관리하면서 버스 회사가 적자가 발생할 경우 재정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공공성이 강한 버스업체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도입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노선버스 5만여 대 중 준공영제 버스는 1만7000여 대다.

이번에 준공영제를 확대하면 서울~수도권을 오가는 광역급행버스(M-버스)와 두 개 이상의 시·도를 오가는 광역버스 등 2500여 대가 준공영제로 전환된다. 이렇게 되면 총 2만대가 재정을 지원받게 된다.

결국 민간 버스회사의 수입 보전을 위해 세금을 더 쓰겠다는 약속으로 버스 노조를 달랜 셈이다. 이에 따른 예산도 만만찮게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회공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준공영제를 도입한 8개 지자체(일부 도입 포함)에 지난해에만 보조금 1조652원이 지원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이날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사회공공연구원 자료는 광역 및 일반 시내버스를 모두 포함해 추산한 것으로 이번 준공영제 추진과는 크게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광역버스 2500대 가량만 추가되는 만큼 투입 비용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여기에 버스 요금 인상에 따라 준공영제 추진 비용이 더 상쇄될 수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200원씩 일괄 인상하면 연간 2072억원 이상의 수입이 발생해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한 재원을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노조 임금을 올리는 데 이용객의 비용 부담이 늘린다는 점에서 반발도 적지 않다. 경기도 담당 부서에는 지난 14일 요금 이상 계획 발표 이후 '서비스 개선 없이 요금만 인상한다'는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는 아직 준공영제 추진에 따른 정확한 예산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에 예산도 책정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국토부는 "구체적인 재정 소요는 향후 연구용역을 통해 광역버스의 준공영제 시행 방안을 토대로 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장관은 "준공영제 도입으로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는 엄격한 관리하에 공공성을 확보하고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면밀히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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