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메일 전송
공유하기

공시가격 논란·신도시 반발 등 '집값 잡기' 역풍 맞은 정책

김성권 기자 | 2019-05-22 17:42 등록 696 views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집값 안정화에만 치우진 정책 남발

시장 기능 무시한 정부 개입으로 혼란만 초래

"규제 통한 집값 안정화는 잘못된 판단"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집값 잡기에만 몰두해온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사면초가(四面楚歌) 위기에 직면했다. 청약, 대출 등 전방위적인 규제에 공시가격 인상, 3기 신도시 공급 카드까지 꺼냈지만, 시장 역효과만 키운 실책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감사원은 국토교통부와 산하기관인 한국감정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가격공시 업무와 관련 감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감사를 받는 이유는 급격하게 인상한 공시가격에 오류가 나타난 데다 가격 산정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많다는 지적에서다. 실제 국토부도 개별단독주택 공시가격 456건에 대해 '명백한 오류'라며 지자체에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142건은 최종적으로 조정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이 없어 '깜깜이 공시'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지난 2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부동산 공시가격 업무에 대한 직무유기를 이유로 국토부와 감정원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고, 이를 감사원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 안정화를 목적으로 공시가격 인상 카드를 꺼냈지만, 엉터리로 산정 논란을 자초하면서 후폭풍을 맞게 된 셈이다.

강남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내놓은 3기 신도시 공급 카드도 안 먹히는 모양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입지가 발표된 이후인 지난주(17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02% 상승해 올해 들어 처음으로 5주 연속 상승하는 등 잠잠하던 시장에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실거래가와 호가도 올랐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 3월 전용면적 76㎡가 15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6억4000만원에 거래됐고, 호가도 17억원대 중반까지 오르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반면 3기 신도시 여파로 1·2기 신도시인 일산과 파주, 인천 검단 등 일대 아파트값은 하락세다. 강남 집값을 잡으려던 정책의 목적과 정반대로 흘러가면서 정책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 반발도 격화되고 있다. 기존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3기 신도시가 서울에 가까운 입지로 지정되자 지난 12일과 18일 3기 신도시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오는 25일에도 검단신도시 주민들로 구성된 연합회가 지역 내 인프라 구축과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지난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남양주 왕숙 1, 2지구에서는 신도시 추진이 허술하다며 주민설명회가 파행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내놓은 정책마다 시장 혼란이 야기되자 집값 안정화 정책이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의 기능을 무시한 채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다보니 '줍줍' 현상이나, 주민 반발에 부딪히는 등 시장 왜곡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요를 억제하는 식의 규제만 고민하다보니 영리한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책만 줄줄이 내놓고 있다"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집값을 떨어트린다는 의도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뉴스투데이.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주요기업 채용정보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