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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배터리 어디로 가나]② 한·중·일 불꽃 경쟁, 유럽 승기가 관건

권하영 기자 | 2019-05-30 06:56 등록 (05-30 06:56 수정) 1,067 views
▲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1위 중국 CATL 로고. [사진제공=연합뉴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산업의 쌀’ 반도체에 버금가는 성장력 덕분이다. 기술 주도권을 노리는 한중일 경쟁도 치열하다. 하지만 후발주자 한국의 역전은 쉽지 않다. 최근 벌어진 국내 기업간 소송전은 악재가 됐다. 뉴스투데이는 요동치는 배터리 시장 지형 속 한국 배터리 산업이 나아갈 길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세계 배터리 시장 급성장에 한·중·일 경쟁 구도 심화

내수 기반 중국과 기술력 갖춘 일본 사이 경쟁력 확보 시급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세계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한·중·일 삼각 경쟁이 불꽃 튄다. 특히 막강한 내수를 자랑하는 중국과 선제적 기술력을 갖춘 일본 사이에 낀 한국의 고민이 깊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로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1년 전보다 83% 급증했으며, 이 가운데 중국과 일본이 글로벌 선두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분석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면 중국 CATL(23%)과 일본 파나소닉(21.9%)이 각축을 벌인다.

이어 중국 비야디(12.8%)가 3위를 기록했고, 한국 업체로는 LG화학(10.2%)과 삼성SDI(5.5%)가 각각 4·5위로 뒤따랐다. 국내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10위권 밖이었으나 올해 1~2월 기준으로는 점유율(1.7%)이 소폭 올라 사상 첫 순위권에 들었다.

한국 업체는 아직 중국·일본과 비교해 열세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이 한·중·일 3국의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비교한 올해 1월 보고서에 따르면 10점 만점에 중국은 8.36, 일본은 8.04, 한국은 7.45로 나타났다. “기술력에선 일본에, 잠재력에선 중국에 뒤처진다”는 지적이다.

경쟁국의 강점은 명확하다. 우선 중국은 탄탄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앞세우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90%는 미국과 유럽, 중국이 차지한다. 세계 최대 규모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CATL, BYD 등은 시작부터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해왔다.

특히 중국 정부는 2016년부터 공업신식화부가 승인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사실상 자국 배터리업체에 혜택을 주는 조치다.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지난 3년간 한 번도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

일본은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오랫동안 쌓은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이 있다고 평가된다. 파나소닉은 글로벌 전기차 선도업체 테슬라에 배터리를 장기 공급해왔으며, 최근에는 자국 완성차업체 토요타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만들기도 했다.

▲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친환경 자동차 박람회인 'EV트렌드 코리아'에 삼성SDI등 배터리 업체가 전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유럽 발판 삼은 국내 배터리 3사, 지난해 110조 수주액 달성

한국의 추격 속도도 그러나 만만치 않다. 점유율은 4~5위지만 최근 몇 년 새 고속 성장하면서 경쟁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LG화학은 2016년 점유율 4.3%에서 지난해 두 자릿수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삼성SDI 역시 3.1%에서 두 배 가까이 점유율을 올렸다.

특히 주목되는 것이 유럽 시장이다. 주요 메이저 완성차업체들이 몰려 있어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25%로, BMW와 아우디도 전기차 비중을 각각 25%, 3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럽의 규제 흐름도 장기적으로 전기차 성장세에 우호적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30년까지 완성차업체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1년보다 37.5% 감축하기로 지난해 12월 합의했다. 반대로 내연기관차에 대한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도 유럽을 중심으로 수주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GM, 포드, 폭스바겐, BMW 등 글로벌 업계의 배터리 수주를 잇달아 따낸 결과, 지난해 3사의 글로벌 수주액은 역대 최대인 110조 원이었다. 한국 수출 버팀목인 반도체(141조 원)에 버금간다.

다만 근래 중국업체들이 속속 유럽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은 경계 대상이다. 2020년 정부 배터리 보조금 폐지를 앞둔 이들로서도 유럽에서의 판로 확대가 절실해진 것. 대표기업 CATL이 독일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7배 이상 늘리려는 것도 그래서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현재로선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지만 중국은 아직 내수 이외 시장을 선점하지 못했고, 일본은 전반적으로 투자가 주춤한 상황”이라면서 “장기 수요를 갖춘 유럽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면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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