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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상공 줄지어 비행하는 한·미 여객기들, 무슨 일?

이상호 전문기자 | 2019-06-05 07:11 등록 (06-05 09:21 수정) 1,023 views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김한경 국방전문기자] 최근 인천공항에서 미국유학 중 일시 귀국하는 딸을 기다리던 이강주 씨(55. 경기도 오산시)는 깜짝 놀랐다.

딸과 아들의 유학으로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이 미국을 왕래하는 일이 많은 이씨의 스마트폰에는 실시간으로 전 세계 여객기들의 현 위치를 알려주는 라는 앱이 깔려있다.

한시간 쯤 뒤에 착륙하는 딸의 비행기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앱을 통해 확인한 순간, 놀랍게도 미 달라스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비행기는 평양상공을 날고 있었다. 비행기 편명과 항공사, 고도까지 자세히 나왔다.


여객기 실시간 위치정보 시스템

평양상공 위 한·미 여객기 4대 동시포착...항적표기 오류


뿐만 아니었다. 딸이 탄 비행기 뿐 아니라, 북미지역에서 출발한 미국 항공사 AA(American Airline)의 여객기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등 모두 4대의 여객기가 그 시간 현재 북한 영공을 날고 있었다.

화면에는 해당 비행기가 이륙해서 지금까지 날아 온 항적과 앞으로 비행할 경로인 평양 남쪽에서 인천공항까지가 검은 실선으로 표시돼 있었다.

이 씨는 남북한과 미국 사이에 새로운 항공협정이 맺어져서 북한을 통과하는 새로운 항로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뉴스투데이가 4일 오후 2시 경 확인한 결과, 평양상공 부근을 비행하는 대한항공의 KE74편(토론토→인천)을 비롯, 이스타제트사의 ZE802편(쉔양→청주),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AA281편(달라스→인천) 등 3대의 비행기가 줄지어 북한 영공을 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위 사진)


앞서 3일(위 사진)과 2일(아래 사진) 오후 3시 쯤에도 각각 3대와 4대의 여객기가 북한 영공을 통과 중인 것으로 표시됐다.


북한영공 이용 시 비행거리 시간단축

국내 항공사만 연 160억 절감효과

그러나 뉴스투데이가 국토교통부와 국내 항공사, 군 당국에 확인한 결과, 최근 잇달아 나타나는 북미발 여객기의 북한 영공 통과 항적표기는 해당 사이트의 오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인해 최근 국토교통부나 공군 등 군 당국에 이런 현상을 문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중국과 러시아, 유럽의 일부 항공사를 제외하고는 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항공로가 없는 상태다.

옌지, 하얼빈 등 중국 북부지방이나 러시아 하바로스크 등에서 이륙하는 항공편이 북한 상공을 통과하지만 대한민국이나 미국 등 서방 여행기의 항로는 없다는 것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미주 노선 항공기가 북한 영공을 이용하면 비행 거리가 200∼500㎞ 정도 단축되기 때문에 우리 항공사들은 연간 약 160억원의 유류비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유럽으로 향하는 비행기도 정체가 심한 베이징쪽 항로를 피할 수 있어 비행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북한, 영공 개방에 적극적 자세

‘대북제재 위반’ 미국이 차단

그렇지만 항공업계에서는 북한항로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이에 대해서는 북한이 훨씬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남북 항공 실무회의에서 북한이 먼저 남북 간 동·서해 국제항공로 연결을 제안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해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새 항로 개설을 요청했고, 한국 외교부도 지난해 5월 북한 평양 FIR(비행정보구역)와 인천 FIR를 연결하는 제3국과의 국제항로 개설을 ICAO에 제안한 바 있다.

이와함께, 북한과 ICAO가 남북한 상공을 통과하는 새로운 항로를 개설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미국이 이를 차단했다는 외신보도도 있었다.

북한이 외국 국적기에 새로운 항로를 열어줄 계획이었지만, 미국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제재를 유지하려는 협상 전략에 따라 북한과 ICAO 간 협의를 막았다고 당시 외신은 전했다.

항로개설 자체가 대북제재 위반은 아니지만 항공기 1대당 북한 영공 통과료로 지불하는 80만원은 제재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내륙 통과 완전 직항로는 불가

지난해 남측 항공기 78차레 북한영공 운항

북한을 통과하는 신규 항로가 만들어지더라도 동·서해 해상항로는 몰라도 의 항적처럼 평양 등 북한 내륙 중심을 통과하는 완전 직항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 공군은 ‘전술통제선’을 운용하고 있어서 북한에서 비행물체가 일정 경계 이상 남쪽으로 내려오면 즉시 공군기가 출동해 요격에 들어가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는 항공기 대부분이 북한 영공을 우회하고 있다. 남북의 군사대치로 인한 돌발상황과 북한이 수시로 발사하는 미사일과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실제로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시험을 빈번하게 할 당시, 북한 인근을 비행하던 민간 항공기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장면을 찍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남측 항공기는 모두 78번 북한 영공을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국적기로 지난해 남북 영공을 오가며 비행한 횟수는 총 4,892으로 4,421차례 비행한 러시아가 횟수가 가장 많았고 대만(415회), 독일(249회), 네덜란드(135회) 순이었다.

현재 남북 영공인 인천·평양 비행정보구역을 오가는 '정기 노선'을 둔 나라는 러시아·대만·네덜란드·독일 4개국의 13개 항공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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