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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선다] 이정은, 출발은 초라했지만 US오픈 골프퀸으로 ‘우뚝’

염보연 기자 | 2019-06-12 13:28 등록 (06-12 13:28 수정) 893 views
▲ 이정은 선수[사진제공=연합뉴스/AP]

“지금까지 골프를 어떻게 했는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난다”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US여자오픈 우승은 지금까지 우승했던 그 어느 대회들보다 느낌이 정말 다르다. 또 지금까지 골프를 어떻게 했는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는 것 같다.”

US여자오픈에서 ‘역전 우승’을 거머쥔 이정은이 눈물을 흘리며 한 인터뷰이다. 이정은은 US여자오픈에서 어려운 가운데 ‘역전 우승’으로 우뚝 섰다. 첫 LPGA 우승을 메이저 대회서 거머쥔 이정은 선수는 US오픈에서 10번 째 우승한 한국인이 됐다.

이정은은 골프인생의 출발은 초라했지만 빛나는 재능으로 ‘톱’에 올랐다. 효녀이자 ‘자수성가형 골퍼’로 유명하다.

이정은은 1996년생 전라남도 순천 출신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3년간 골프를 배웠다가 그만두고, 남들보다 ‘늦깎이’인 중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뒤늦게 골프를 선택한 이유는 프로선수가 되겠다는 꿈 때문이 아니었다. 공부에는 흥미가 없었고, 세미 프로 자격을 따서 레슨 코치라도 되면 가족을 부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목표 때문이었다.

이정은의 아버지는 딸이 4살 되던 무렵 덤프트럭을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입었다. 몸이 불편해진 아버지를 보살피는 어머니를 보면서 이정은은 자신이 가족을 책임져야겠다는 의식을 가졌다.

뒤늦게 골프를 시작했기 때문에 특기생으로 진학할 성적이 없어 보통 학생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정은이 다닌 순천 청암고는 골프부도 없었지만 학업과 병행하면서도 골프 연습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 부모님도 최선을 다해 딸을 뒷바라지했다.

이 무렵까지 경쟁이 치열한 한국 주니어 골프 무대에서 이정은이 선 위치는 ‘존재감 없는 변방’에 불과했다.


◆ 늦게 꽃피기 시작한 재능... 마침내 프로 되고 한국 제패

반전은 고교 2학년 때 출전한 베어크리크 배 아마추어 전국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어났다. 이 대회에는 당시 국가대표였던 이소영과 박소혜, 성은정, 그리고 국가대표 상비군 지한솔, 이효린 등이 출전했다. 이정은은 2위를 6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한국 골프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 대회 우승을 계기로 ‘프로선수’를 목표로 하게 됐다. 까마득하게만 보이던 국가대표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것은 재능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이정은은 골프에 모든 걸 걸고 매진하기 시작했다.

그해 국가대표 상비군이 된 이정은은 이듬해 호심배 우승을 차지하면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한국체대에 특기생으로 진학했고, 2015년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에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이정은6’는 2016년 이정은이란 이름을 가진 선수 중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입회한 순서가 6번째여서 생겼다.

남들보다 늦게 골프를 시작한 만큼 가능한 목표부터 이루어갔다. KLPGA 투어에 데뷔해 신인상을 받았다. 2017년 4승을 거두며 대상, 상금왕, 최소 타수상, 다승왕을 차지했다. 2018년엔 메이저 2승을 거두며 상금왕과 최소 타수상 2연패를 이뤘다.

그해 11월 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하고 2019 LPGA 투어에 데뷔했다.


▲ 왼쪽부터 어머니 주은진 씨와 아버지 이정호 씨, 이정은 선수 [사진제공=연합뉴스]

“항상 응원해 주는 가족들에게 고맙다” 애틋한 가족사랑

이정은은 지난 6월 3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6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US 여자오픈 역사상 최고 우승상금인 100만 달러(약 11억8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US여자오픈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10번 째이다. 박세리(1998년),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2013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에 이어 9번 째로 이름을 올렸다.

이정은은 우승 인터뷰에서 “US 여자오픈과 모든 단체에 정말 감사하다. 자원봉사자, 스태프, 경호원, 또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대방건설 등 스폰서들에도 고맙다고 하고 싶다”면서 “무엇보다 지금 한국에서 TV로 보고 있을 가족들, 항상 응원해 주는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가족 사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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