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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현장에선] 검찰의 고민, 삼바 ‘분식회계’수사중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약진'

김연주 기자 | 2019-07-19 18:10 등록 (07-19 20:18 수정) 946 views
▲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사진 왼쪽)과 삼성바이오에피스 건물(사진 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

삼성바이오에피스 19일 유럽시장 진출 발표

삼바가 분식회계 수단인 에피스가 약진할수록 검찰의 논리는 약화?

에피스 관계자, 본지와의 통화서 "삼바 분식회계와 무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실적 좋아져"

삼바와 에피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제 2의 반도체'로 키우려는 이재용의 양 날개

에피스의 약진, 한국경제엔 '호재'지만 검찰에겐 '악재'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가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가 나름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해 삼바가 에피스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분식회계를 지속했다는 게 검찰이 제기하고 있는 핵심 혐의이다.

분식회계 란, 여자가 화장을 통해 외모의 약점을 감추듯이 실적이나 미래가치가 좋지 않은 기업이 회계장부 조작을 통해 그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따라서 에피스가 시장에서 선전할수록 검찰의 논리가 결과론적으로 약화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에피스가 19일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SB8(프로젝트명, 성분명 베바시주맙)’ 개발을 마치고 유럽 출시를 위한 허가 심사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힌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에피스는 이날 유럽의약품청(EMA)에 제출한 판매허가 신청서 사전검토가 완료돼, 판매허가 승인을 위한 서류 심사가 시작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SB8의 오리지널 신약은 글로벌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아바스틴’이다. 대장암 치료제이지만 유방암, 폐암 등으로 치료 대상을 넓혀가고 있고, 이론 인해 글로벌 의약품 중에서 매출 기준으로 8위를 기록하고 있다.

SB8는 에피스가 개발에 성공한 5번째 바이오시밀러다. 오는 9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 그동안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등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에피스와 삼바는 산업구조 측면에서 볼 때 파트너 관계이다. 에피스는 바이오 시밀러나 신약을 연구개발하는 연구회사이고 삼바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업체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들 기업을 양 날개로 삼아 바이오의약품을 '제 2의 반도체'로 키워내겠다는 전략이다.

삼바와 에피스라는 양사간의 협력관계가 한국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 변수인 것이다.

그러나 에피스는 애써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이다. 에피스 관계자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삼바 김태한 사장의 구속적부심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분식회계 수사와 자사는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에피스에서 분식회계 관련 자료 위조·인멸로 2명의 임직원이 구속됐지만, 이미 몇 달 전 지난 이야기라 기업 자체적으로는 분위기의 동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피스 관계자는 “오히려 분식회계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올해,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판매 실적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삼바의 분식회계에 이슈의 영향을 전혀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구속의 기로에 섰던 삼바의 경영진은 김태한 대표, 최고재무책임자(CFO) 김 모 전무, 재경팀장 심 모 상무 등이다.

이들이 받는 분식회계 혐의의 핵심은 에피스의 가치를 부풀려 삼바의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함으로써 삼바의 장부 가치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삼바 분식회계 관련 자료 인멸 혐의로 현재까지 구속된 임직원은 총 8명이다. 삼바와 에피스 임직원 3명, 삼성전자 부사장급 임원 3명과 상무급 2명이다.

삼바 관계자는 김 대표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 대해 “결과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며 “구속 결정 등 오늘 결정에 대한 대책을 내부에서 마련해 놓고 있으나 밖으로 얘기할 만한 것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의 논리는 두 가지이다. 삼바가 지난 2015년 에피스의 미국 합작회사인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 삼바의 장부상 가치를 4조5000억원 이상으로 상승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2015년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인 1대 0.35를 '사후 정당화'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제일모직이 대주주인 삼바의 가치를 부풀려서 제일모직의 합병가치를 높인 것을 합리화했다는 이야기이다.

또 바이오가 2016~2017년에도 기존 분식회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에피스 회사 가치를 부풀리는 분식을 했다는 의혹을 검찰측이 제기하고 있다.

에피스가 약진하면 한국경제에 보탬이 되지만 검찰에게는 악재가 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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