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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군 이야기](6) 1학년 생도생활, 새로움에 단련되며 강인한 체력 키워

최환종 칼럼니스트 | 2019-08-02 09:06 등록 (08-02 09:06 수정) 894 views
▲ 공사의 응원 장면, 공사의 카드 섹션 등 일사불란한 응원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당시는 동대문 운동장에서 삼사체전이 진행되었다. [사진=최환종]

하계 휴가 마치고 복귀하는 날, '엄격한 생활'에 대한 압박감 엄습

돌연 '중대 변경', '문화적 충돌' 적응은 또 다른 과제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사관학교에서의 첫 휴가는 3주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짧았다. 주로 집에서 쉬면서, 고교 동창들을 만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첫 휴가때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없다. 그저 집에서 푹 쉬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휴가를 마치고 생도대로 복귀하는 날 오후는 다시 엄격한 생도 생활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나를 압박했다.

생도대로 귀영해서 내무실 정리를 하고 있는데, 희한한 얘기가 들렸다. 2학기(내일)부터 중대 개편이 있다고 한다. 한학기 동안 선배, 동기생들과 정든 중대인데 설마 했다. 그러나 몇 시간 후, 그 얘기는 사실이 되었다. 중대 개편 이유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새로 배정받은 중대로 개인 물품을 옮기면서 생도대 전체가 분주했다. 필자의 경우 중대는 변경되었으나 변경된 중대 위치가 1학기때 사용하던 건물이기 때문에 이동 소요는 많지 않았다.

중대가 변경된 이후 생도들 간에는 ‘문화적인 충돌’이 있었다. 즉, 꽤 오래 동안 중대별로 이어져 오던 문화가 한순간에 섞이게 되다보니 그동안 형성된 각 중대의 특징이 충돌이 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중대 간의 ‘문화적 충돌’이라고 불렀다. 예를 들어 1대대는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였고, 2대대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분위기였다. 이런 문화가 섞이다 보니 주로 후배 생도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도들은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적응해 나갔다.

승부욕으로 타올랐던 3군사관학교 체육대회와 '예술'에 가까웠던 응원전

2학기가 시작되면서 필자를 비롯한 1학년 생도들은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생도생활에 임하게 되었다.

한편, 이 당시만 해도 3군 사관학교(육, 해, 공군 사관학교) 체육대회(약칭 삼사 체전)는 경기 및 응원전 등 각 분야에서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었고, 특히 각군 사관학교의 응원전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운동 종목은 럭비와 축구 두 개였고, 해에 따라 다르지만 장거리 달리기, 계주 등이 포함되기도 했다.

럭비와 축구는 각군 사관학교 별로 럭비, 축구 대표 생도들이 경기에 임하였고, 이들 대표 생도들은 다른 생도들과 똑같이 공부하면서 매일 오후 체육 수업 시간 등을 활용하여 종목별 운동을 했다. 그만큼 체력과 정신력에서 다른 생도들에 비해서 한수 위라고나 할까.

한편, 운동 대표생도가 아닌 우리는 응원전 준비를 했다.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는 보통 ‘10월 1일 국군의 날 ~ 10월 3일 개천절’ 기간 중에 동대문 운동장에서 실시하였는데, 당시는 TV에서 중계도 하였고, 필자는 고교시절 TV를 통하여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운동 경기 및 응원전)를 볼 수 있었다. 그때 본 생도들의 응원은 너무나 정교하게 진행되어서 응원이라기보다는 예술에 가까웠고, 운동 경기보다는 응원전을 보는 즐거움이 더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정교한 응원전에 내가 포함된다고 생각하니 짜릿한 생각이 들었다. 응원전 준비는 하계휴가 이후에 시작해서 국군의 날 행사 전까지 계속 되었다. 처음에는 오후 체육 시간을 활용해서 하다가 막바지에는 많은 시간을 응원전 및 국군의 날 시가행진 준비에 할애했다. 그러면 생도들은 언제 공부하냐는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생도들의 휴가는 하계, 동계 휴가가 3주씩이다. 따라서 일반 대학에 비하여 휴가(방학) 기간이 짧은 만큼 학업 시간 이외에도 위와 같은 과외활동을 할 시간이 충분한 것이다.

필자가 사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공군사관학교는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에서 한번도 종합우승한 적이 없다. 다만 럭비에서 우승한 적은 있었다. 지금은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가 매우 간략한 형식으로 치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때는 왜그리 종합 우승이 부러웠던지...

생도들의 휴가는 하계와 동계 각각 3주씩

1학년 생도 때 빠른 '체력 강화' 경험, 물만 먹고도 하루종일 뛸 것 같아

첫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를 마치고, 전 생도들에게 며칠 간의 위로 휴가가 주어졌다. 필자와 동기생 몇몇은 내장산 단풍이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내장산쪽으로 여행을 갔다. 동기생들과의 소중한 시간이었다.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 이후에는 생도대에서 특별한 행사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부터 다음해 3월, 2학년으로 진급할 때까지는 평범한 생도생활의 연속이었다. 학업(일반학, 군사학), 운동, 체력 단련 등등.

한편, 1학년 생도 생활을 하면서 체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사관학교 입학 초기에 다리 부상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다고 얘기했었는데, 다리 다친 것이 회복된 이후로는 달리기 실력이 나날이 좋아짐을 느꼈다. 거짓말을 보금 보태면 ‘완전군장을 하고, 물만 마셔도 하루종일 뛸 수 있는 체력’이 되었다.

필자가 사관학교 입학 체력검정 시 1500미터 달리기 기록은 7분대 초반이었고, 사관학교 입학 이후 5월에 실시한 체력측정시에는 1500미터 달리기 기록이 5분대 초반이었다. 무려 2분이 단축되었다.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은 내 체력을 점점 더 좋게 만들어주고 있었고, 사관생도 시절의 체력과 정신력은 최고였다.

그해 늦은 가을로 기억한다. 4학년 생도들이 비행훈련 및 특기교육을 받으러 떠나기 시작했다. 예비생도 교육때 만나기 시작해서 거의 1년간 같이 지내던 선배들이 생도대를 떠나는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나도 시간이 흘러 4학년이 되면 비행훈련을 가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4년간 생도생활 중 간혹 '낙오'에 대한 두려움 느껴

친한 동기생들과 남해안으로 동계 휴가, 1학년 생도생활 마무리


한편 4년 간 생도생활을 하면서, 가끔은 ‘4년 간의 생도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실제로 매 학년 진급을 앞두고 도태되는 동기생들이 더러 있었다. 성적 불량이나 규정 위반 등등의 이유로...특히 1학년 때는 그런 생각을 가끔 하곤 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을 돌아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스스로 불어넣으며 생도 생활에 임했다.

2학기 중간시험도 무난히 치루고, 동계휴가를 나가게 되었다. 동계 휴가때는 해군사관생도가 된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와 함께 고교 은사를 찾아가 인사를 드리기도 하고, 친한 동기생들과 남해안으로 여행을 갔다. 역시 3주간의 휴가는 금방 지나갔다.

동계휴가를 마치고는 1학년의 막바지 수업이 진행되었고, 학기말 시험을 무사히 마친 우리는 뜻깊은 2학년 진급을 눈앞에 두었다. 참으로 힘들고 길고 긴 사관생도 1학년 생활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예비역 공군 준장, 순천대학교 초빙교수(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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