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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전쟁사](8)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모티브가 된 ‘형제의 상’

김희철 칼럼니스트 | 2019-08-06 13:59 등록 (08-06 13:59 수정) 952 views
▲ 북한 미사일 발사장면과 전쟁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는 ‘형제의 상’조형물로 6.25 남침전쟁때 국군장교로 참전한 형과 인민군 병사인 아우가 전장에서 극적으로 상봉 포옹하는 가슴 아픈 사연을 담은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김희철]

6.25전쟁 아직도 끝나지 않아, 북한은 6일 새벽 미사일 2발 또 발사

6.25 전쟁때 국군장교 형과 인민군 병사 아우가 죽령 전투현장에서 극적으로 상봉

앞으로 불법도발을 하지말고 ‘9.19 군사합의서’ 준수해 평화 정착 희망

'형제의 상'처럼 남북이 서로를 안아주며 사이좋게 지내기를 기대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북한이 6일 새벽, 황해도 과일에서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상 450km거리로 미상의 발사체를 2발 또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그동안 북한이 거세게 비난해온 이 한·미 연합연습이 시작되자 호된 비난방송과 함께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발사는 지난달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쏜 이후 13일 동안 4번째다. 군 당국은 “이들 발사체를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고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 기간에 추가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 대통령이 평양 가서 합의했던 ‘9.19 군사합의서’의 맨 앞부분 1조에 나와 있는 “해상, 지상, 공중에서 어떤 행위의 일체 상대방에 대한 적대 행위를 전면 중단한다”는 것을 심각하게 위반한 사항이다.

게다가 지금 북한이 최근에 ‘SLBM발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건조’도 공개했다. 이것들은 누가 봐도 남쪽을 겨냥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과의 북핵 협상에서 시간을 벌고 어떤 압박 전술로 쓰기 위해서 남쪽을 괜한 핑갯거리로 끄집어내는 우회 전술이다.

통일부는 6일 "최근 북한의 연이은 군사 행동은 내부 결속 및 향후 정세 국면에서 주도권 및 협상력 제고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금일(6일) 오전 7시30분 국가안보실장, 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개최하여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발사체 발사의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고,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관계장관들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앞으로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철저한 감시 및 대비 태세를 유지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나마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 미사일도발 규탄 결의안’을 본회에 상정하기로 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마치 형이 동생을 돌보듯, 북한 도발에 대한 비난과 앞으로의 재도발 방지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정부 발표에서 읽을 수 있었다.

서울 삼각지 전쟁기념관에 가면 ‘형제의 상’이라는 동상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제목 그대로 국군과 인민군 군복을 각각 입은 두 형제가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도 이 형제의 상이 담고 있는 사연과 유사한 내용으로 만든 영화이다. 영화에는 진태, 진석 형제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 조형물의 형제는 실제로 6.25 남침전쟁 당시 서로에게 총을 겨누다 마주치게 된다.

이 실화의 주인공은 당시 국군소위였던 형 박규철과 북한군 하전사인 동생 박용철 형제이다.

황해도 평산군 신암면이 고향인 박규철 소위는 해주공업학교 광산과 3학년 여름방학 중에 8.15 해방을 맞았다. 그는 남북분단 직후 공산당의 학정에 시달리다 못해 부모님과 여동생을 동생 박용철씨에게 당부하고 홀로 월남한 후, 보병 16연대에 신병으로 입대하였다. 그리고 16연대가 8사단으로 편입된 후 태백산지구 공비토벌에 참가, 전공을 세워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이후 6.25가 발발하자 일등상사의 신분으로 의정부 지역 전선으로 투입되었고, 소대장이 부상으로 후송되자 소대장 대리가 되어 경북 영천 지구방어전에서 공을 세우는 등 탁월한 지휘력을 발휘한 결과 현지에서 소위로 진급, 임관했다.

한편 박규철 소위의 고향인 황해도에서 북한군으로 징병된 동생 박용철씨는 북한군 제8사단 83연대 하전사(이등병 격)로 배치되었다.

동생이 소속된 북한군 8사단은 기이하게도 국군 8사단과 6.25 남침전쟁 초기 1개월하고 4일 동안을 제천-단양-죽령-영천을 연하는 축선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기 직전인 9월초, 북한군 8사단은 영천지구 전투에서부터 패주, 북상 도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패주하는 북한군 8사단에 대한 추격을 맡은 부대가 기이하게도 또 형인 박 소위가 근무하는 국군 8사단 16연대였다. 따라서 이들 형제는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상대편에 형과 동생이 있는 줄을 모른 채 총을 쏘고 있었다. 이들 형제는 추격중에 안동전투에서 바로 형이 공격을 맡은 그 진지에 동생이 있어 서로 총을 쏘기까지 했지만 양쪽 모두 무사한 채로 북한군이 퇴각했다.

국군8사단과 북한군 8사단이 마지막으로 크게 격돌한 것은 단양군 죽령 전투에서 였다. 북한군은 죽령의 험한 산세를 이용, 국군의 반격전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진지를 구축하고 병력을 배치했다. 형제간의 살육전을 피하기 힘든 격전의 시간이 본인들은 모른 채 다가온 것이었다.

바로 이 같은 와중에서 형인 박 소위는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만난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불효자식놈’이라고 호통을 쳤고 그는 엉엉 울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이튿날 맹렬한 추격 공격중에 박소위는 5-6m전방에서 도망치던 적병이 재빠르게 땅바닥에 엎드리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그 적병을 반드시 생포하겠다고 마음먹고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이봐! 절대 죽이지 않을테니까 도망치지 말고 그대로 있어. 만일 내 말을 듣지 않고 도망치다간 너희 독전대에게 사살당한다”

그 때 홀끔 돌아보는 상대방의 얼굴을 본 박 소위는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어젯밤 꿈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야! 너 용철이 아냐. 야 임마! 나야 니 형이야”하고 그는 북한군 독전대가 퍼붓는 총탄속을 뚫고 달려가 동생을 안고 내리 굴렀다.

“여기서 너를 만나다니. 하늘이 우리를 도와주셨구나”하자 동생은 “형 나도 여기서 이렇게 총을 맞대고 싸우다가 형을 만나리라 곤 정말 생각도 못했어”하고 눈물을 쏟으며 형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형제의 상’ 조형물의 모습)

영문도 모르고 바라보던 소대원들은 그제서야 일제히 박수를 치며 축하했다. 동생은 이후 박 소위의 소속 지휘관의 배려로 국군으로 현지 입대하여 박 소위의 소대에서 함께 근무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연은 필자가 8사단 16연대장 재임시 ‘연대 전투사’를 제작하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 번개부대 (8사단 16연대) 전투사 [사진제공=김희철]

형제끼리 서로 총을 겨눠야 하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 극적으로 서로를 알아본 형제의 모습은 바로 6.25 남침전쟁에서 우리 겨레의 모습이었다.

앞으로는 불법도발을 하지말고 ‘9.19 군사합의서’를 진심으로 잘 준수하여 평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이번 사연과 같이 형제끼리 총을 겨누는 6.25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고, 남북이 총 대신 서로를 안아주고 진정으로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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