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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청년인터뷰](2) 호주 청년 ‘사라’, “격변하는 직업세계로 인한 '청년 혼란'은 만국공통”

박혜원 기자 | 2019-08-15 05:35 등록 (08-15 05:35 수정) 2,160 views
▲ 호주 국립대학 ‘RMIT’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청년 사라(Sarah, 23)가 지난 12일 대만 봉갑대학교 인근에서 뉴스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박혜원 기자]

뉴스투데이 박혜원 기자가 다양한 현장에서 글로벌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습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 대학의 역할, 최저임금 등 사회적 고민거리부터 한일 경제전쟁과 같은 글로벌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들의 정신세계를 자유분방한 필치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호주 최저임금은 한화 기준 1만 5900원 안팎, 기술직 종사해도 안정적 생활

호주 실업률은 한국과 비슷한 4% 대

호주 공립대학 재학중인 사라, "우린 실업률 낮아"

한국 청년은 '시대 불만'에 가득 차 vs. 호주 청년 사라는 '긍정 마인드'


[뉴스투데이/대만=박혜원 기자]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그리고 호주의 최저임금은 현재 19.49달러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1만 5900원이다.

한국 청년에게 호주는 가히 '유토피아'로 느껴질 만하다. 한국 청년의 가장 큰 불만인 낮은 임금 문제가 사라진 환경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비교해 2배 정도 높은 시급을 보고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호주 워킹 홀리데이에 참여하는 한국 청년도 연간 약 2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실업률이 객관적으로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호주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호주의 실업률은 4.2%였다. 같은 기간 한국의 실업률은 4.4%였다. 우리 언론들은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아우성쳤다.
그렇다면 호주 출신의 청년이 느끼는 호주는 과연 어떨까. 호주 청년은 한국 청년의 상상처럼 정말 ‘고민 없는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호주 청년의 미래 계획과 결혼관, 자녀관 등은 어떻게 형성되고 있을까. 이 같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본지는 호주 출신의 청년 사라(Sarah)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라는 호주의 공립대학 'RMIT(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23세의 청년이다. 그녀는 지난 7월 대만 봉갑대학교 국제썸머스쿨(International Summer School)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기자와 만나게 됐다.

사라는 전반적으로 한국 청년에 비해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편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은 비슷했지만, 경제상황이나 제도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그는 호주의 실업률에 대한 질문을 받자 주저하지 않고 "우리는 실업률이 낮은 나라에 속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호주의 실업률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청년 체감실업률도 20%대 안팎으로 역시 한국과 비슷하다.

평범한 한국청년들이 시대를 향한 불만에 가득차 있는 데 비해 사라라는 한 호주 청년은 긍정 마인드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다를 뿐이다.


▲봉갑대학교 인근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라. 사라에 따르면 대부분의 호주 청년들은 고등학생 때부터 학업과 일을 병행한다. [사진=박혜원 기자]

"경제학과 경영학 전공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일종의 보험"

"10년 단위로 뒤바뀌는 일자리 수요, 앞으로도 그럴 듯"

사라에 따르면 호주 청년들은 10대 시절부터 ‘일’과 밀접한 삶을 살게 된다. 사라는 "호주는 만 15세 때부터 다들 일을 시작한다"며 "중·고등학생들은 대부분 서빙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대학생이 되면 비교적 전문성이 있는 일자리를 가지게 된다"고 전했다.

사라의 경우 현재 스포츠 의류 브랜드 'Lululemon'의 영업 부서에 소속돼 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할 시간이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고등학교는 3시 반에 모든 수업이 종료되어 주4일 아르바이트를 했고 지금도 큰 무리는 없다"며 "졸업 후에 카페를 오픈하고 싶어 10대 시절부터 번 돈을 모두 저금해 왔다"고 전했다.

9월부터 대학 마지막 학기를 다니게 되는 사라의 미래 계획은 크게 두 가지다. 졸업 후에 자기 소유의 카페를 오픈하거나 현재 일하고 있는 룰루레몬의 영국 지사에서 파견 근무를 하는 것이다.

사라가 현재 대학에서 전공하고 있는 경영학과 경제학과는 다소 동떨어진 계획이다. 이에 관해 사라는 "특별한 목표나 꿈이 있어서 현재의 전공을 선택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미래의 불확실함 때문에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도록 일종의 '보험'으로 경영학과 경제학을 선택했고, 학교에서 배운 것과 내 미래가 크게 연관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호주에서도 '대학'이라는 공간의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학문 자체에 대한 탐구심을 가지고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대학은 오히려 청년들이 졸업 이후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시간을 잠시 유예하는 공간에 가까워졌다.

직업 세계의 격동적인 변화 역시 한국과 같았다. 사라는 "10년 전에 수요가 많았던 일자리는 오늘날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일자리와 같지 않다"며 "앞으로도 몇 년 동안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라가 봉갑대학교 인문대학 앞의 한 벤치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박혜원 기자]

기술직 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 고교생의 60%만 대학 진학

"일본은 실업률 낮지만 국채 문제로 호주보다 국가 경쟁력 낮아"

다만 호주의 대입 문화는 한국과 양상이 조금 달랐다. 사라는 "호주는 한국처럼 하루에 시험을 모두 치지 않고 한 달에 걸쳐 영어, 수학, 역사, 예체능 등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들의 시험을 본다"고 전했다. 이어 "기술을 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 60% 정도의 고등학생들만이 대학에 가고 나머지 40%는 직업교육을 받는다"며 "대학에 가지 않은 내 친구들의 경우 공인 간호원, 유통 업자, 무역업자 등이 되었다"고 전했다.

한편 사라는 한국의 취업난과 일자리 정책에 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사라는 "취업률은 결코 한 나라의 전반적인 성공을 증명해주지는 못한다"며 "예를 들어 일본은 호주보다도 실업률이 낮지만 국채 문제가 심각해 국가 경쟁력 면에서 호주보다 뒤처진 상태다"라고 했다.

이 같은 사라의 말을 한국의 상황에 비춰 해석해보면, 한국 정부가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다양한 일자리 정책이 단순히 양적 팽창만을 꾀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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