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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야기](80) 시중 금융사 파트장의 집값 고민에 묻어난 분양가 상한제 '민심'

임은빈 기자 | 2019-09-01 06:33 등록 (09-01 06:33 수정) 1,342 views
▲ 지칠줄 모르고 상승하는 서울 집값으로 인해 웬만한 월급쟁이는 10년 이상을 안쓰고 모아도 시내 아파트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현미의 분양가 상한제 강행 방침, 업계는 '무용론'으로 비판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고공상승해온 수도권 아파트 값을 잡기위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강행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 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논리적 근거는 '무용론'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강남 4구 등 수요가 많은 지역의 공급물량을 감소시킴으로써 오히려 폭등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나아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뉴욕, 동경과 같은 선진국의 대도시 수준에 비해 아직 고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인위적 개입은 결국 헛수고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시각에는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짙게 깔려있다.

하지만 상당수 직장인들은 이런 시장 논리에 좌절감을 맛본다. 10억원대 이상의 아파트를 보유한 직장인보다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 시중 금융사 관계자 K씨, "4년만에 아파트 가격 2배 폭등, 노동의 가치 실종된 듯"

시중 금융사 파트장급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해온 서울 아파트 가격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직장생활 15년 차에 접어든 K씨는 4년 전인 2015년도에 서울 우이동에 4억5천만원의 단독주택을 매입했는데 지금도 4억5천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같은 돈으로 아파트를 매입한 주변 친구들은 집값이 2배 가까이 올라 9억, 10억이 넘어간다는 것이다.

K씨는 “우리 같은 월급쟁이는 10년, 20년을 열심히 일해도 1억을 모으기 쉽지 않은데 걷잡을 수 없는 집값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너무 크고 ‘노동의 가치’가 완전히 없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인 2009년도에 결혼을 해서 당시 25평짜리 아파트를 전세 9000만원에 매입해서 살았는데 지금은 같은 아파트 가격이 매매가 6억, 전세가 2억까지 올랐다며 젊은 사람들은 도저히 집을 살 수 없는 현실에 대해 씁쓸한 심경을 토로하며 본인을 ‘투자의 실패자’라고 단정 짓기도 했다.

현재 본인이 살고 있는 주택가는 고도제한에 걸려 주위에 고층건물도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는 “같은 업계 다른 회사들의 동료들은 도곡동, 서초동, 한남동, 잠실에 사는데 같은 능력을 갖추고도 사는 곳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달라지게 됐다”면서 씁쓸한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 직장인 L씨, "매매시기 놓친 사람의 박탈감 심각해 비트코인이라도 노리는 것"

또 다른 관계자 L씨는 “80년대, 90년대만 해도 월급 10만원, 20만원 일 때 소득대비 해서 집값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집값이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하면서 매매 시기를 놓쳐버린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엄청나다”라고 말했다.

L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겁 없이 상승하는 집값 때문에 부동산에 투자할 엄두를 못 내다보니 다른 대안으로 갭투자니 비트코인에 빠지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걷잡을 수 없는 서울 집값 안정에 대한 희망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다수 직장인들은 고가 아파트를 보유해 자산가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보다는 분양가 상한제라도 강행해 가격 안정화가 이뤄지길 기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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