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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허리 휘어요”...마트노동자, 박스 손잡이 설치 '호소'

안서진 기자 | 2019-09-10 16:59 등록 (09-10 16:59 수정) 265 views
▲ a마트산업노동조합이 10일 오전 10시 서울지방 고용노동청 앞에서 박스에 손잡이 설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안서진 기자]

마트노조, 박스 손잡이 설치 촉구 기자회견 개최

노동자 56.3%, 중량물 진열 작업으로 인한 의심 질환 있다고 응답

손잡이만 있어도 10~39.7%의 등기지수 경감효과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하루 평균 원가 기준 2억 5천 만원 정도의 물건을 분류하고 배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면서 몸이 멀쩡한 게 이상합니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이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지방 고용노동청 앞에서 박스에 손잡이 설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마트노조는 마트의 명절 물량과 마트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실태를 알리며 중량물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박스에 손잡이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했다.

김기완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수십만 명의 마트 노동자들 중 절반 이상이 중량물 취급으로 인해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웃으며 일할 수 있도록 박스 양옆에 손잡이라도 뚫어달라는 소박한 요구가 실현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마트노조가 지난 6월 5177명의 현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근골격계 질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량물 진열 작업으로 인해 구체적으로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노동자들은 56.3%로 나타났다. 병원 치료를 받은 경험은 69.3%에 달했다.

또한 마트의 후방창고에서 주로 근무하는 40~50대 여성 노동자들의 경우 주류, 음료, 세제 등의 무거운 상품이 담긴 박스를 하루 평균 345개를 옮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물세트가 쏟아지는 명절의 경우 평소보다 3~4배 가량의 업무가 가중됐다.

홈플러스 합정점 가공일용으로 7년째 일하고 있는 오재본 씨는 “동료 중 누군가는 갈비뼈가 골절되고 허리디스크가 오기도 하고 누군가는 하반신이 완전히 돌아가 수술을 해야 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며 “손잡이가 있는 박스를 들어보니 신세계를 만난 것 같던데 박스 손잡이 설치를 통해 마트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665조에 따르면 ‘5kg 이상의 중량물을 들어 올리는 작업을 하는 경우 해당 물품의 중량과 무게 중심에 대하여 안내표시를 하며, 취급하기 곤란한 물품은 손잡이를 붙이거나 갈고리, 진공 빨판 등 적절한 보조도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재 음료수 주류 등 무게가 나가는 상품 중 극히 일부 박스에만 손잡이가 있는 상태로 출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강규혁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상자 양쪽에 구멍을 뚫는다고 해서 제작 비용에 큰 차이는 없겠지만 박스에 제대로 된 손잡이만 설치돼 있어도 자세에 따라 10~39.7%의 등기지수 경감효과를 볼 수 있다”며 “기자회견 직후 서울고용노동청에 요구안을 전달하고 면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준모 마트산업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은 “노동청과 면담 결과 아직 정확한 기한을 확답받지는 못했으나 마트 노조의 입장에 공감하고 앞으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마트노조는 앞으로 지역별로 요구를 확산 시켜 나가기 위해 하반기 내내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한편 대형마트는 노조의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요구하는 대상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고용부에 요구하기보다는 박스 제조사 측에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박스를 유통업체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트나 노동부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 아니라 박스를 실질적으로 만드는 제조사에 요구하는 것이 더 적절해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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