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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 “전시 한반도 작전지역 내 지휘권은 기본적으로 연합사령관이 갖는 것”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 2019-09-21 06:33 등록 (09-21 06:33 수정) 1,081 views
▲ 19일 오후 '뉴스투데이'를 방문하여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 [사진=이원갑 기자]

류제승 전 실장, 에이브람스 ‘지휘권 논란’ 심층 인터뷰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8월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의 최초운용능력(IOC)을 검증하는 한미연합연습이 있었다. 이 연습에서 한국군 최병혁 대장이 사령관을, 미국군 로버트 에이브람스 대장이 부사령관을 각각 맡아 한반도 전구작전을 지도했다.

그런데 연습 과정에서 유엔군사령관(이하 유엔사령관)과 미래 연합군사령관(이하 연합사령관)의 역할과 지위에 관해 갈등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군사 전문가로 손꼽히는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예비역 육군중장)과 지난 19일 인터뷰를 가졌다.

류 전 실장은 육군 준장 때 연합군사령부(이하 연합사) 및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 기획참모부 차장으로서 한미연합 작전계획 수립 및 발전, 정전체제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소장 때에는 국방부 정책기획관으로 남북 위기관리와 남북 장성급 회담 업무를 담당하며 유엔사와의 협조체제를 유지했던 경험이 있다.

류 전 실장은 앞으로 전작권 전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미 양측은 한반도 정전체제와 한반도 전구작전수행체제에서 유엔사령관과 연합사령관의 역할 분담과 협조 및 지원관계를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사는 전시에 연합작전 수행을 지원하는 역할”

Q. 최근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미국의 유엔사 역할 강화 움직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엔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유엔사는 평시에 한반도 정전체제의 안정을 유지하고, 전시에는 외교경로로 유엔사와 유엔 회원국들이 제공하는 병력과 물자를 확보하여 연합작전의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 유엔사의 ‘재활성화’라는 표현은 유엔사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미국 측은 그동안 정전체제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직을 운영했지만, 앞으로 유엔사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참모조직을 보강하고 미래 연합사와의 상호관계를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Q.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국군 대장이 미래 연합사를 지휘하게 된다. 이 경우 부사령관인 미군 대장이 유엔사령관을 겸직하기 때문에 지휘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A. 본래 연합사령관과 유엔사령관은 서로 협조·지원하는 관계다. 상하관계가 아니다. 전쟁 시 그리고 전쟁 이전의 전시전환과정에서 연합사는 한반도 작전지역 내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조직이다. 유엔사는 앞서 설명했듯이 유엔사 예하의 한국전쟁 참전 16개국과 198개 유엔 회원국들로부터 전력을 제공 받아 작전을 지원한다.

특히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즉 정전체제의 위기관리 단계이자 전쟁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유엔사와 연합사는 다양한 임무와 과업, 다양한 상황의 요구에 따라 주도적 역할과 지위에 놓이기도 하고 지원적 역할과 지위에 놓이기도 한다.


“유엔사령관과 연합사령관은 임무에 따라 지휘 책임 가져”

Q. 유엔사와 연합사의 지휘책임과 상호관계를 구체적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는가?

A. 첫째, 유엔사령관은 유엔사 회원국과 유엔 회원국들과 협조한 후 이들 국가가 제공하는 병력과 물자들을 한반도의 항만과 공항에 안전하게 도착시키고, 이어서 이 병력과 물자들을 수용- 대기–전방 이동–통합(RSOI: Reception-Staging-Onward Movement-Integration)의 단계까지 지휘 책임을 갖는다. 연합사령관은 병력과 물자가 작전부대에 통합된 후부터 이들에 대한 지휘 책임을 갖는다.

둘째, SCM(양국 국방장관 협의체)과 MCM(양국 합참의장 협의체)에서 전략지시 또는 작전지침 형태로 부여된 임무와 과업, 상황의 요구에 따라 연합사령관이 주도(supported)하고 유엔사령관이 지원(supporting)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유엔사령관이 주도하고 연합사령관이 지원할 경우도 생기게 된다.

특히 연합사령관은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과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들이 적시에 제공되도록 유엔사령관에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한국군 대장은 주도적 지위, 미군 대장은 지원적 지위를 갖는다. 즉 각자의 임무에 따라 주도와 지원의 역할 분담은 필수불가결하다.


유엔사령관, 유엔 회원국 증원전력의 한반도 전선 배치 지휘”

Q. 어떤 상황에서 유엔사령관이 주도하고 연합사령관이 지원할 경우가 생기는가?

A. 한반도에서 북한의 전쟁 위협에 따른 위기가 발생하면 전쟁 억제 노력과 전쟁 준비 활동을 병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한미 연합방위체제 하에서 방어준비태세, 즉 DEFCON(Defense Readiness Condition)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지금 한반도는 데프콘4 상태다.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 데프콘3 ⇨ 데프콘2 ⇨ 데프콘1 순으로 격상된다. 그러나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면 역으로 데프콘1 ⇨ 데프콘2 ⇨ 데프콘3 순으로 격하되면서 평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정전체제 유지의 책임을 맡고 있는 유엔사령관의 주도적 역할이 선택적으로 인정되어야 하고 그의 판단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왜 ‘선택적’이냐 하면, 연합사령관은 전쟁 준비를 위한 조치들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전쟁 준비 활동은 전쟁 발발 시 승리를 목적으로 하지만, 한편으로는 적에게 승산이 없다는 것을 인식시켜 궁극에 전쟁을 억제하는데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

이 때 전쟁 준비 활동과 관련해 유엔 회원국이 제공하는 증원전력을 해당국에서 한국으로 이동시켜 한반도 내에서 전선을 지키는 부대와 통합하는 과정에 유엔사령관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다. 또 전쟁 억제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조하는 과정에도 미군 대장의 주도적 지위는 요구된다.


“한·미군 교범은 주도·지원 관계를 ‘느슨한 지휘관계’로 규정”

Q. 이와 같은 지휘관계 설정이 한·미간에 합의된 사항인가?

A. 지난해 11월 한·미 국방장관은 워싱턴 D.C.에서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에 합의했다. 이 지침은 한·미 상호방위조약 정신을 계승해 한반도 무력분쟁 방지, 동북아 평화·안정 증진, 세계평화에 기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 지침에서 양국 국방부는 유엔사를 유지·지원하고, 유엔사와 한국 합참·연합사·주한미군사의 상호관계 발전을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군과 미국군 교범은 공통적으로 가장 느슨한 지휘관계로서 ‘주도(supported)와 지원관계(supporting)’를 규정하고 있다. 미국군 교범은 지휘관계의 유형을 전쟁지휘, 전투지휘, 작전통제, 전술통제, 주도 및 지원관계 등으로 분류하고, 한국군 교범은 작전지휘, 작전통제, 전술통제, 주도 및 지원관계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Q. 유엔사 참모부의 편성은 어떻게 강화되는가?

A. 현재는 연합사령관이 유엔사령관을 겸하고 있고 참모들도 양개 사령부 직책을 겸직하는 경우가 많다. 유엔사 측은 앞으로 유엔사 요원은 유엔사 업무에만 전념토록 인원 편성을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미군이 맡던 유엔사 부사령관을 작년 7월부터 웨인 에어 캐나다 육군중장이 맡았고, 금년 7월부터 스튜어트 마이어 호주 해군소장이 맡고 있다.

그리고 참모장은 마크 질레트 미국 육군소장이 다른 직책 겸직 없이 맡고 있다. 전체 참모부 편성에서도 한국, 미국, 회원국 군인들을 적정 비율로 편성하면서 제3국의 비중을 과반수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국적 사령부의 성격을 강화시킨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유엔사의 역할 강화 등 ‘용미(用美)’의 지혜 발휘해야”

Q.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한·미 동맹을 살리려다 남북관계가 망가진 상황”이라며 “남북관계에 가장 큰 장애물은 유엔사”라고 했는데...

A. 한미동맹관계를 남북관계의 종속변수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한 것 같다. 진실은 다르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행동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남북관계 발전이 답보상태인 것이다. 국가안보의 문제는 '대중 영합적 민족주의(Populist Nationalism)'로 접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유엔사는 6.25 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지켰고, 전후 한반도 정전체제의 ‘불안정한 평화’를 관리하는데 기여했다. 유엔사는 우리의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발전, 자유민주주의 정착에 밑거름이 되었다. 유엔사는 한·미 동맹의 탁월한 안보기제로 기능하고 있다.

유엔사가 다국적 기구의 성격을 강하게 띠면 띨수록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동북아 지역의 전략균형을 유지하는데 더욱 더 효과적이다. 우리 힘만으로는 버거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강압 외교’와 주변국 관계도 미국과 합심해야 효과적이다.

Q. 우리 정부와 군에 꼭 하고 싶은 마무리 말씀은?

A. 우리 정부와 군이 대한민국 안보의 ‘정체성’을 오롯이 세우고 ‘용미(用美)’의 지혜를 발휘하여 유엔사의 재활성화, 즉 유엔사의 역할 강화를 위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하기를 바란다.

※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예비역 육군중장)은 현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 국방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육군교육사령관, 제8군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제11기계화보병사단장, 연합사 기획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차장, 합참 군사전략과장 등을 역임했고, 독일 보쿰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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