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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뉴리더] 대림산업 이해욱 회장(상) 건설업종 고집하는 ‘왕가(王家)의 후예’

이상호 전문기자 | 2019-10-08 09:11 등록 (10-08 11:05 수정) 1,558 views
삼성과 현대·기아차,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의 창업주에 이어 2세까지 별세하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으로써 창업 3·4세대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 3·4세대는 ▲연령 30~40대의 ‘N세대’이자 Y세대’적인 특성에 ▲외국 유학을 통한 경영수업, 글로벌 의식을 가진 사람들로 각각의 경영철학과 전략으로 새로운 기업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와 같은 3·4세대 경영시대의 새로운 기업문화 트렌드를 해당 기업 현장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대림산업 이해욱 회장 [사진제공=대림산업]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최천욱 기자] 대림산업 3세, 이해욱 회장(52)은 왕손(王孫)이다.

이 회장의 할아버지이자 대림산업 창업주인 수암(修巖) 이재준(李載濬 1917 ~1995)의 아버지 이규응(李奎應)은 조선 선조임금의 일곱째 아들 인성군(仁城君)의 9대 종손이다.

이재준의 형은 제헌의원으로 시작해 7선 국회의원에 국회의장까지 지낸 이재형(李載灐)이었고, 이재준이 목재소에서 출발, 오늘날 재계 순위 18위에 오른 건설 전문기업 대림산업을 창업한 것이다.

대림산업은 국민들에게 주로 ‘e편한세상'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각인돼있지만 대한민국 최초의 건설회사다. 1947년 창립된 이래 현대건설과 1,2를 다투며 건설·토목분야를 이끌어 왔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이 대림산업이 지은 건축물이라고 하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대림 창업주 이재준, 선조임금 9대 종손 아들

왕가의 후예답게 건설업 중심 보수적 경영


대림 창업주인 22살의 청년 이재준이 처음으로 한 사업은 1939년 부평에 차린 목재소 부림상회였다. 부평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인천에 공업단지가 들어설 것을 내다봤기 때문이었는데 그 예상이 들어 맞았다.

광복 2년 뒤인 1947년, 이재준은 대림산업으로 상호를 변경, 건설업을 시작했다. 국내 1호 건설사가 생긴 것이다.

당시는 일본인 건설업자들이 떠난 상태라 건설을 아는 사람이 귀했다. 부림상회에서 목재를 사가는 사람들이 주로 건설업자였던 덕분에 일찍 건설에 눈을 뜬 것이다.

첫 일감인 부평경찰서 공사에 이어 6·25 전쟁 때 주한미군 공사를 많이 했고 피난민 천막촌 공사를 맡아서 하기도 했다.

청계천을 복개해서 고가도로를 만들고 나중에 다시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 복원하는 일도 대림이 했다. 대림은 경부고속도로 공사, 소양강댐 공사 등 국내의 굵직한 공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창업주 이재준은 양반 스타일의 조용한 사람이었지만 사업에는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대림은 1966년 베트남에 진출해 미군기지 공사를 따내는 등 현대건설과 앞다퉈 중동 등의 해외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대림산업은 1975년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초로 이란에 진출한 뒤 오랜 기간 신뢰관계를 쌓으면서 대규모 공사를 확보해왔다. 대림산업은 ‘해외 건설 외화 획득 1호’, ‘해외 플랜트 수출 1호’,‘아프리카 진출 1호’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 대림그룹 창업주 故 이재준(왼쪽), 2대 경영자 이준용 명예회장(오른쪽) [사진제공=대림산업]

대림은 건설업 성공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는 했지만 전방위, 문어발식은 아니었다.

1978년 자동차부품 회사인 대림공업, 1982년 기아자동차 계열사로서 모터사이클을 생산하던 기아기연을 인수합병했고 1979년 국영기업이던 호남에틸렌을 인수해 석유화학산업에도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왕가의 후예답게 대림산업은 건설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비교적 한우물만 파는 보수적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해욱 회장, 자유분방, 예술적 성격으로 물의도

경영전면 나서기전 우여곡절과 무관치 않은 듯


대림산업 창업 3세,이해욱 회장은 창업주 이재준의 아들로 2세 경영을 맡았던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81)의 3남2녀 중 장남이다.

서울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아버지의 모교인 미국 덴버 대학교에서 경영통계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응용통계학 석사학위를 받는 등 10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에 입사한 뒤, 1998년~1999년 대림산업 구조조정실 차장 부장, 2001년~2004년 대림산업 기획실 실장, 상무, 전무를 맡아 가업경영을 익혔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부사장(2005년),대림코퍼레이션 대표이사(2007년)를 거쳐, 2010년 대림산업 부회장, 2011년에는 대림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라 본격적인 경영을 시작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18년 잠시 대표이사 자리에 물러나 ‘숨고르기’를 하다가 지난 1월 회장에 취임, 본격적으로 대림그룹의 3세경영 시대를 열었다.

이해욱 회장이 다닌 서울 경복초등학교와 중앙중, 경복고는 대기업 및 재벌 가 자녀들이 많이 다닌 학교로 유명하다. 이 회장 또한 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는 경복고 동창이자 1968년생 동갑내기다.

그 외 경복고 출신 기업인으로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비롯,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박화점 회장,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등이 있다.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경복초 출신이다.

이해욱 회장과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LG그룹 오너 일가와는 혼맥(婚脈)으로 도 연결돼 있다. 이 회장의 부인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여동생 구훤미 여사의 딸 이니까, 구광모 회장과는 처남-매부 지간인 것이다.

재계에서는 창업주 이재준과 2대 회장 이준용 명예회장 등 대림그룹 오너일가에 대해 ‘조용한 사람들’로 평한다. 이재준 창업주와 이준용 명예회장, 두 사람 모두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였으며 왕손, 양반가문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고 한다.

이해욱 회장 또한 자신을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등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다. 가풍과 건설업이라는 보수적 가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할아버지나 아버지와는 세대가 확연히 다르기에 선대(先代)에 비해서는 자유분방하고 예술적 기질이 돋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2016년 운전기사 폭행사건이 폭로되는 등 사생활과 관련해 적지않은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는데 회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우여곡절은 이런 일들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버지 이준용 명예회장의 ‘통큰 기부’

이해욱 회장 지배구조에 위협으로 등장


대림산업은 이해욱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주도했고,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인물이라고 홍보한다.

지난 1월 취임 직후 이 회장은 사내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이준용 명예회장과 선배들이 이룬 대림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 절대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라는 취임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결의를 전하기도 했다.

대림그룹은 지주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을 통해 대림산업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이해욱 회장의 주식자산 승계율은 무려 54%에 이르러. 안정적인 그룹 경영권 승계를 마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변수가 생겼다. KCGI, 일명 ‘강성부 펀드’가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 32.6%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에 오른 것이다.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이어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 주주가 된 것인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기치로 내걸어 기업 경영 참여를 천명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만큼 추후 여러가지 형태의 경영간섭이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KCGI가 매입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343만7348주)의 원래 보유자는 이해욱 회장의 부친 이준용 명예회장이었다.

‘통일과나눔’은 한반도 평화 통일을 준비하는 민간단체로 2015년 5월 출범했는데, 조선일보사가 주도해 ‘통일나눔펀드’를 모았고 여기에 이준용 명예회장이 기부한 것이다.

통일과나눔은 1,500억원으로 추산되는 증여세 때문에 서둘러 KCGI에 주식을 매각한 것인데 하필이면 행동주의 사모펀드에 지분이 넘으감으로써 대림그룹의 지배구조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KCGI가 대림코퍼레이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대림그룹 지배구조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코퍼레이션은 핵심 계열사 대림산업 지분 21.6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림산업은 상장사인 대림씨엔에스, 삼호, 고려개발 등과 더불어 대림자동차공업, 글래드호텔앤리조트, 여천NCC 등 비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 대림산업은 최대주주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이 21.67%에 불과한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50.69%,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주주권 행사를 천명한 국민연금 역시 지분 12.20%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이해욱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 갑질 논란 등에 휘말린 이력이 있는데다 대림산업 등기임원 만기가 내년에 도래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내세운 도전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2015년 8월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제공=대림산업]

최초의 개별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 이해욱 회장 작품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림그룹을 비롯한 재계에서는 이해욱 회장의 리더십을 대체로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해욱 회장의 실적을 거론할 때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대림산업의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이다.

대림산업의 브랜드 아파트인 e편한세상은 2000년 최초의 아파트 개별 브랜드로 시작해 국가고객만족도 평가(NCSI) 1위,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 4년 연속 수상 등 국내를 대표하는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대림그룹은 ‘e편한세상’의 견고하면서도 실용적 디자인, 친화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기업 브랜드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아파트시장을 개별 상품 브랜드의 시대로 바꿔놓는 계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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