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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직업 인터뷰]⑨ '한국적인 게 뭔데?' 기획한 다시곰 이승주 대표의 브랜드 철학 '혁명'

박혜원 기자 | 2019-11-07 05:56 등록 (11-07 05:59 수정) 1,104 views
▲ 패션 브랜드 '다시곰' 이승주 대표가 지난 5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Galleria ANC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전시 '한국적인 게 뭔데?'를 총괄 기획한 이 대표가 전시 제목이 적힌 책갈피를 들고 있다. [사진=박혜원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에 기존 직업에 종사하는 인간은 ‘상실 위기’에 봉착해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의 미래산업 종사자들이 '신주류'가 되고, 산업화시대의 직업들은 소멸된다는 예측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미래 주류직업의 실체와 인재상은 무엇일까. 뉴스투데이는 신주류 직업 종사자들을 만나 이 같은 의문에 대한 대답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친환경 한복 패션 브랜드 '다시곰' 이승주 대표, '미래직업'의 한 유형 제시

오는 9일까지 열리는 '한국적인 게 뭔데?' 전시 총괄 기획

패션은 고급스러울수록 가치있어? VS. 쓰레기 재료로 '친환경' 부각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하나의 직업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다. 디자이너이면서도 전시 기획자이자 사업자로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직업 개척자가 있다. 하나의 직업에 머무르지 않고 연관된 직업을 접목시킴으로써 시장을 개척하는 방식이다. 패션 디자인 브랜드 '다시곰' 이승주 대표가 그 사례다. 이 대표의 사례는 '미래직업'의 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대표는 “패션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브랜드가 먼저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한다”며 “기존의 많은 패션 브랜드들은 팝업스토어나 패션쇼 등 소비자를 초대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홍보하는데, '다시곰'은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가 직접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전통한복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홍보하기 위해 '친환경'이라는 사회적 가치와 전통한복이라는 '예술적 관점'을 접목시키는 것도 새로운 직업적 시도로 평가된다.

뉴스투데이는 6일 강남구 신사동 소재 Galleria ANC에서 다시곰 이 대표와 만나 전시기획 의도 및 그가 디자이너에서 전시기획자로 영역을 넓힌 이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쓰레기를 재활용한 패션상품 제작 가능성을 선보임으로써 '친환경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패션은 고급스러울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통념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 대표의 브랜드 철학은 다분히 '혁명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친환경과 전통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관'으로 소비자에게 어필

문체부, 한콘진, 중기부 등 다양한 정부기관의 도움 적극적으로 활용

이 대표는 디자이너가 되기 전 NGO 활동가, 제약회사 직원, 번역가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오랜 기간 해외에서 거주했던 때의 경험을 계기로 지난 2017년 다시곰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여러 나라에서 사람들이 각국의 전통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보았는데, 정작 한국에 들어오니 한국 전통 옷을 입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전통을 키워드로 한 브랜드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다시곰은 한복 테마를 적용한 남성, 여성 의류와 가방, 목도리 등의 잡화 등을 판매하는 패션 브랜드다. 현재 약 5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전통'이라는 테마에 더해 다시곰은 '친환경'을 적용했다. 이 대표는 “친환경의 경우, 원래 패션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옷을 처음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원단이 너무 많다는 것에 놀라 자연스럽게 추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전통이 가장 생활 속에 가장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분야는 패션"이라는 생각에 의류 제작에 도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청년제작자 양성과정에서 봉제와 패턴에 대한 교육과 패션 사업 진행에 관한 자문 등을 받았고, 이후 중소벤처기업부의 '여성벤처 창업 케어 프로그램'과 서울디자인재단의 '청년 제작자 양성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받아 사업을 구체화해나갔다.

15분 간 패션쇼 대신 1주일 간의 전시회로 공략

개그우먼 송은이, 박나래 및 방송 비정상회담에서 협찬 요청

이 대표가 이번 '한국적인 게 뭔데?' 전시를 열게 된 계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패션문화전시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다. 이 대표는 "이 사업을 통한 전시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시를 위한 심사 과정에서 “수입은 어떻게 창출할 생각이냐”는 주최 측의 질문을 받았다며, 이에 “당장 전시 자체로 돈을 벌 생각은 없고 전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야깃거리를 던지고 브랜드를 알리는 목적이 크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패션쇼를 예로 들면 길어봤자 15분 정도인데,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소비자를 만난다는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다시곰은 브랜드의 상품보다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브랜드의 ‘가치’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실험을 선택한 셈이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실험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개그우먼 박나래가 방송 ‘나 혼자 산다’에 다시곰 브랜드의 생활한복을 입고 나온 것을 계기로 개그우먼 송은이 및 방송 ‘비정상회담’의 출연진들이 협찬 요청을 해오기도 했다.

▲ 폐소방호스를 재활용하고 전통 테마를 살려 디자인한 다시곰 브랜드의 가방. [사진=박혜원 기자]
▲ 모델들이 다시곰 브랜드의 한복을 입고 촬영한 사진들. [사진=박혜원 기자]
▲ 사진작가와의 협업으로, 다시곰 브랜드의 생활한복을 입은 모델들과 '휴식'을 테마로 찍은 연작사진 작품들. [사진=박혜원 기자]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과 협업

현수막으로 만든 저고리, 폐 소방호스로 만든 가방 등 '재활용' 실험

이 대표는 이번 전시를 위해 11명의 아티스트와 함께 협업했다.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프린트하고, 프린팅된 친환경 원단을 디자이너가 디자인하고, 의상을 다시 영상 및 사진작가가 재해석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전시장에는 세운상가 철거 현장에 버려진 현수막으로 만든 저고리, 폐 자동차 시트로 만든 저고리, 폐 소방호스를 재활용해 만든 가방 등이 전시됐다. 이에 관해 이 대표는 “친환경을 키워드로 한 브랜드를 운영하다보니 아예 쓰레기를 가지고 옷을 만드는 것까지 생각이 확장됐다”고 자평했다.

이밖에도 사진작가와의 협업으로 다시곰 브랜드의 생활한복을 입은 모델들의 사진이 전시됐다. 모델들이 생활한복을 입고 일상생활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과 단독사진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 '한국적인 게 뭔데?'라는 질문에 전시 방문자들이 자신들의 대답을 써붙인 포스트잇. 초코파이, 정, 한글사랑, 나 등의 키워드가 적혀 있다. [사진=박혜원 기자]

전시장 한편에는 방문자들이 ‘한국적인 것이 뭔데?’라는 질문에 자유롭게 포스트잇에 쓴 대답들이 붙어있었다. 방문자들은 각기 ‘정’, ‘초코파이’, ‘고층빌딩의 도시’, ‘한글’ 등의 대답을 적었다.

이 대표는 “한복에 세운상가의 현수막을 접목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낸 것처럼, 앞으로도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디자인 영역을 넓혀갈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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