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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의 경제학] CJ제일제당 '비비고 죽'의 성공비결은 '니즈 메이커' 전략

김연주 기자 | 2019-11-19 05:12 등록 (11-19 08:45 수정) 460 views
▲ [사진=유투브 동영상 캡처]

60% 양반죽 아성 넘어선 CJ제일제당의 ‘비비고죽’

상품개발단계의 3가지 전략 눈길

'니즈메이커', '틈새시장', '디테일 경영'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동원 양반죽이 굳건히 버티고 있던 상품죽 시장에서 성공한 CJ제일제당의 ‘비비고죽’이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죽’은 지난해 11월 파우치 형태로 첫 출시됐다. 현재 녹두닭죽, 전복죽, 김치낙지죽 등 총 7가지 종류가 출시되어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국내 상품죽 시장은 동원의 양반죽이 점유율을 굳건히 하고 있었다. 2018년 동원의 양반죽은 전체 죽 시장의 60.2%를 기록했다. 오랜 기간 양반죽이 굳건히 지켜온 시장이기 때문에 승산이 없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오히려 이 부분에서 가능성을 봤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한 브랜드가 오랫동안 상품죽 시장을 지켜왔지만, 제품에는 변화가 없었다”며 “CJ제일제당이 '흰쌀죽'형태의 죽 상품을 출시했다가 접은 상황에서 소비자 니즈 파악 과정에서 뜻밖에 ‘죽’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품군에 대한 면밀한 분석, 소비자의 니즈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있었기 때문에 담당 팀에서 상품죽 출시를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상품죽 시장의 숨겨진 욕망이라고 할 수 있는 ‘니즈(needs)’을 명확히 파악했다. 편의점 용기죽보다 퀄리티가 높고, 본죽 등 프리미엄 죽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죽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한 것이다. 아침대용식, 야식, 다이어트용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파악했다.

면밀한 소비자 분석을 통해 탄생한 ‘비비고죽’은 파우치 형태로 탄생했다. 판매도 할인점과 체인슈퍼 위주로 진행했다. 올해 상품죽의 유통경로별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할인점에서 비비고죽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51.1%로 동원 양반죽의 33%보다 높다. 체인슈퍼에서도 비비고죽이 50.8%를 차지하며 29.7%를 차지한 동원 양반죽 보다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반면, 편의점에서는 54.8%의 상품죽이 동원 양반죽이며, 12.7%만이 비비고죽이다.


▲ CJ제일제당이 선보인 '비비고 죽'. [사진제공=CJ제일제당]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


기본에 충실한 것도 포인트이다. 기존 상품보다 품질도 업그레이드해 프리미엄 죽과 상품죽 간의 간격을 좁혔다. 디테일을 공략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시장 원칙이 상품개발 단계에서 준수됐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쌀알의 식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쌀의 분도를 사용해 해당 단계의 도정 쌀만 사용했고, 점도 제어 기술로 제품 조리 후 개봉했을 때 쌀알이 뭉개지거나 물과 쌀이 분리돼는 현상도 제거했다.

기존 파우치죽 제품의 경우 죽을 한 번 다 끓인 후 다시 살균 공정을 진행해 내용물이 흐물흐물해졌다. CJ제일제당은 레토르트 살균기술을 적용해 이 점을 보완하고, 레토르트 특유의 냄새가 나는 점도 해결했다. 퀄리티를 해결함으로 기존 상품죽과 본죽 등 죽 프랜차이즈 업체 사이에서 절충점을 이룬 제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죽’이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철저하게 소비자 니즈를 분석해 ‘틈새시장(niche market) ’ 공략에서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마케팅 전략도 '니즈 메이커'

아침대용·다이어트용으로 즐겨먹는 ‘일반식’이미지 부각

CJ제일제당은 마케팅 단계에서도 '니즈 메이커' 전략이 주효했다. 소비자들이 죽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도록 유도했다. 비비고죽이 아침대용, 다이어트용으로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라는 점을 어필한다. 편의점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기 위한 음식, 아플 때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한 것이다. 죽에 대해 ‘재정의’를 내린 만큼, 유통채널도 달리했다. 할인점, 체인슈퍼를 통해 가족단위 고객들을 공략한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죽이 식사 대용으로 각광받으면서 주부들이 본인과 가족들을 위해 쟁여놓고 대량구매하는 제품이 됐다”고 밝혔다.

실재 상품죽의 판매 경로별 비중 변화를 보면, 할인점에서 판매되는 경우가 더 많아짐을 알 수 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상품죽의 주 구매처는 편의점(전체 39.9%)이었다. 그러나 일년 뒤 상품죽의 주 구매처는 할인점(33.9%)로 바뀌었다. 편의점을 통해 죽을 구매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대형마트 등에서 죽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죽의 타깃을 새롭게 설정하고, 유통망을 달리하면서 죽에 대한 개념을 ‘재정의’한 것이 시장에서 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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