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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분석] “시장을 죽인다”…고강도 DLF 대책 반발에 고민 깊어지는 금융당국

김성권 기자 | 2019-11-19 17:42 등록 (11-19 17:42 수정) 218 views
▲ 금융당국이 내놓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대책에 대한 은행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 방안’을 발표하던 중 입을 꼭 물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은행권, 신탁 상품 판매 금지 대책에 반발

금융당국, 의견 수렴 후 대책 방안 확정

업계·정치권 “금융위 책임 빠진 졸속대책, 신탁판매 제한 과해”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대책이 은행에만 책임을 지운데다 전체 시장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일면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대책 발표 후 2주간 업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위가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파생결합펀드(DLF) 등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고, 사모펀드 투자 최소금액이 현행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안이다. 이에 더해 금융사가 내부 통제 실패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경영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불완전판매의 경우 징벌적 과징금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은 이번 대책을 받아들이면서도 은행에서의 신탁상품 판매 규제에 대해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은행의 잘못을 전체 금융사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건 과하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칫 문제가 없는 다른 은행마저 고객들에게 피해를 끼쳐 제재를 받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잘못된 부분은 고치는 게 맞지만, 전체 은행 판매 규제까지 꺼낸 건 신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시중은행은 이 상품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상품 판매 제안을 거절하거나,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DLF 판매를 승인하지 않았다가 해외금리가 떨어진다는 쪽에 투자하는 역발상으로 상품을 설계해 오히려 수익을 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신탁 상품의 판매 금지는 은행의 수익성 저하와 글로벌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제재로 사모펀드를 포함해 주가연계펀드 판매나 증권신탁이 제한되면서 은행들이 포기해야 할 시장 규모는 약 7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들은 규제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가 기존보다 약 20~30% 수준으로 예상한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품 판매를 적절하게 제재하는 건 충분히 필요한데 어떻게 규제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면서 “파생상품 판매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건 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전문가들이 충분히 정보를 잘 만들어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파는 게 바람직한 구조”라며 “미국도 규제는 강화됐지만 은행이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대책에 비난을 쏟아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금융위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빈대 한 마리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운다는 말이 있다”며 “이 정책이 우리 은행의 잘못된 상품 판매를 잡기 위해 자본시장 전체를 위축시키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같은 당 최운열 의원은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DLF는 금융당국의 감독 실패가 큰 원인인데 이에 대한 개선책은 빠졌다”며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질타했다. 이번 사태에서 금융당국의 문제점이 상당부분 노출됐지만 개선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도 “금융위 대책에 감독당국의 문제점은 언급되지 않았고, 모든 책임을 은행에 돌리고 있다. 졸속 대책이라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금융당국이 최종 방안에 금융권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할지 여부다. 금융위는 2주간 업계 의견을 수렴해 최종 방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은행연합회는 DLF 대책에 대한 은행권의 의견을 수렴해 금융위에 전달할 계획이다. 핵심은 은행권 판매 금지 제외가 되겠지만, 금융위 입장에선 사실상 대책을 뒤집는 거라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금융권의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신호등이 빨간불이어도 계속 무시하고 건너다보니 결국 일이 터진 것인데 빨간불에 못 건너도록 규제해야지 아예 길을 막는 건 시장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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