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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직업 인터뷰]⑪ 리걸테크 '로폼' 대표 정진숙 변호사, 스타트업에서 법률서비스 사각지대를 보다

박혜원 기자 | 2019-11-24 07:13 등록 (11-24 07:13 수정) 639 views
▲ 법률문서 자동작성 서비스 '로폼'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미쿠스렉스'의 정진숙 변호사(대표)가 지난 21일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혜원 기자]


개인·스타트업계의 법률서비스 문턱 낮춰

법률 빅데이터 활용한 ‘법률문서 자동작성’서비스 제공하는 ‘로폼’ 설립

로폼 정진숙 대표, “로폼 이용하면 80%의 비용 절감 효과”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법률 서비스는 진입 장벽이 높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비용부터 소송이 진행될 시 그에 소요되는 시간까지, 법률 서비스는 사실상 어느 정도의 ‘여유’가 허락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다.

정진숙 변호사는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착안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소재 위워크에서 뉴스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창업 이전 로펌에서 만난 사람들은 시간당 몇 십만 원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들로 한정됐다”며 “ 여기서 배제된 사람들을 변호사가 어떻게 도와줄지 생각하다 ‘로폼’의 법률문서 자동 작성 및 관리 서비스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015년 사법시험을 통과해 변호사가 됐다. 그리고 같은 해인 2015년 바로 아미쿠스렉스를 창업하고 로폼 브랜드를 통해 법률 문서 자동작성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정 변호사는 “변호사가 되기 전에 회사를 다녔는데, 이때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정도가 아니면 법률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로폼은 ‘리컬테크(legal technology)’기업이다. 리걸테크란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산업 기술과 연계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 전반을 이른다. 로폼의 경우 기존의 판례나 법령, 변호사들의 자문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기본적인 정보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법률 문서가 작성되고, 이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폼이 제공하는 법률문서 자동작성 서비스는 내용증명이나 계약서 등 소송까지 진행되지 않도록‘예방’하는 차원에 해당한다. 정 변호사는 “스타트업은 초기 단계에서 창업멤버나 주요 직원이 아이디어나 영업 비밀을 가지고 따로 창업하거나, 경쟁사로 이직하면서 위기를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법무팀도 없고 비용도 들다 보니 이에 대한 계약서를 따로 작성해놓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며 “로폼을 통해 저렴한 비용에 계약서를 마련해놓으면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로폼은 이용자 사례를 검토하고 소송 등 개별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변호사를 연계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로폼의 법률문서 자동작성 서비스 이용 사례. '명예훼손 행위 중단 청구 내용증명' 서류 작성의 경우, 좌측에서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내용을 적으면 우측에서 서류가 자동으로 완성된다. 서류의 내용은 같은 사안에 대한 기존의 판례나 법령, 변호사들의 자문 데이터로 조합된다. [사진제공=로폼]

“로폼은‘기술’통해 실생활 법적 이슈 해결 도와”

변호사와 개발자의 팀플레이로 최소비용은 1만원부터

이런 로폼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법률 서비스 이용에 드는 비용을 80%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정 변호사의 설명이다. 정 변호사는 “변호사 수임료는 기본적으로 수 백 만 원에서 시작하는데, 로폼의 문서 작성 서비스 이용료는 (개인 이용자의 경우)1만 원 단위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저렴한 비용이 가능한 것은 IT가 접목된 법률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창업할 당시에 정진숙 변호사 1명, 20년 경력 있는 중견 변호사 1명, 개발자 1명 이렇게 셋이서 창업했다. 현재 구성원 비율은 변호사와 개발자가 반반 정도이다.

그는 “변호사를 연계 받아 소송을 한다고 해도, 로폼에서 제공한 문서를 가지고 가면 사건 파악이 쉽기 때문에 5시간 걸릴 상담이 1시간으로 단축돼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률 정보는 의료 정보와 마찬가지로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사실 접근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분야인 것이다. 정 변호사는 “의료 서비스의 경우 보험으로 보완이 되지만 법률 서비스는 보완할 수 있는 장치가 없으니 기술을 통해 접근성을 높여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기존 변호사들의 일감 대체가 아니라 보완”

“법률 서비스에서 배제됐던 계층 포함시켜 오히려 업계 확장”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임금 미지불 등을 저비용으로 예방가능

법적 이슈 저비용으로 쉽게 해결돼 ‘재방문’하는 사례도 많아


정 변호사는 리걸테크가 기존 법률시장의 파이를 줄인다는 논리에 대해서 단호하게 반박했다. 그는 “사실 기존에 변호사들이 하던 일을 기술이 대체하는 것인데, 법조계의 반발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변호사는 “기존의 이용자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법률 서비스 자체에 접근하지 못했던 개인이나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삼은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업계를 확장시키는 면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로폼 이용 사례는 정 변호사가 기존에 로펌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많다. 스타트업계의 경우 초기에 인건비가 없어 주식으로 직원 임금을 대체하기로 했다가 후에 임금 미지불로 고발당하는 사례, 스타트업 창업 멤버들 간의 불화 등의 사례가 있다. 초기에 관련 내용을 계약서로 작성해두면 갈등으로 번질 소지를 없앨 수 있는 사례들이다.

로폼은 스타트업계 이용자를 위해‘스타트업프로그램’서비스를 통해 창업 초기 스타트업 기업에게 필요한 법률문서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분관리를 위해 필요한 동업계약서, 주주간계약서와 법인설립을 위해 필요한 정관, 임원계약서 등이 포함돼있다. 정 변호사는 “기존의 스타트업들은 아예 이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도 매우 많았다”고 전했다.

개인 이용자들의 경우, 분명히 손해가 발생했어도 변호사를 선임하기엔 부담이 커 해결할 수 없었던 소소한 사례들이 많다. 보증금을 받지 못했을 때, 이웃집에서 누수가 발생했을 때, 층간소음 문제, 지인에게 수십만 원에 달하는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했을 때 등이다. 이런 사례들은 소송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내용증명 문서를 만들어 상대방에게 보내면 대부분 해결되는 문제들이다.

이어 정 변호사는 “로폼을 통해 법적 문제를 해결해 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예전에 포기했던 문제를 다시 들고 오는 등 ‘재방문’사례도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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