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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 TV비평] 배신과 음모로서의 정치 ‘배가본드’ ‘보좌관2’

이상호 전문기자 | 2019-11-30 07:05 등록 (11-30 07:05 수정) 731 views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대한민국 만큼 정치불신, 정치혐오가 심한 나라도 드물다.

우리 국민들의 뿌리깊은 정치불신, 혐오는 1970,80년대 반독재투쟁,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생겨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군사독재 시절 야당 및 학생운동권의 극한투쟁, 민주화 이후에는 보수-진보간 진영싸움 과정에서 제도권 정치 전체가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제도정치가 비능률, 비효율, 무능, 부패, 부조리 그 자체라면 없애야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정치불신, 혐오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뿐이다. 애당초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치, 지도자를 가질 뿐”이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4월 21대 총선을 통해 300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아야 한다.

▶시청률을 향한 SBS의 '올인', ‘배가본드’

지난 23일 종영된 SBS 정치드라마 ‘배가본드’의 출연자 면면을 보면, ‘올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승기, 수지, 백윤식, 문성근, 이기영, 김민종 등...도대체 출연료가 얼마나 들었을지 부터가 궁금해진다.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를 보면 대통령, 국무총리 등 정권의 실세들에게 정치는 음모와 배신일 뿐이다.

거대 범죄조직의 끄나풀인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청와대 집무실에 들어가 대통령 의자에 앉는다던지, 총리가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협박하는가 하면, 마침내 끌어 내리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등 정치와 국가운영이 조폭세계와 별반 다를게 없다.

2005년 첫 방송된 미국 NBC의 정치드라마 ‘웨스트윙’이 현실과 드라마적 요소를 완벽하게 조화시켰다면, 배가본드는 한편의 공상만화일 뿐이었다.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 드라마에 대해 “현실정치와 싱크로율 0%”라고 말하는 이유다.

▶국회의원이 된 이정재의 위험한 질주, ‘보좌관2’

지난 11일부터 방송중인 JTBC 드라마 ‘보좌관2’에서는 보좌관이었던 장태준(이정재 분)이 국회의원으로 나온다. 전작인 ‘보좌관1’에 대한 호평, 높은 시청률 때문인지 JTBC는 몇 달만에 서둘러 시즌2를 내놓았다.

보좌관 시리즈 또한 정치의 본질을 정경유착의 프로세스, 배신과 음모라는 틀에서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배가본드’와 같은 정치혐오 유발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전작의 가장 큰 비판거리는 국회의원 보좌관의 역할에 대한 비현실적 설정이었다.

보좌관이 현실정치의 실제 주인공이고 국회의원은 허수아비 정도로 묘사했지만, 이는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것이었다. 현재 여의도 국회에 전직이 보좌관인 국회의원이 꽤 많다는 점은 그나마 사실적인 대목으로 꼽을 수 있다.

주인공 이정재는 초선의원으로 법무부 장관과 서울중앙지검장, 재벌과 홀로 맞서 싸우는데, 이 드라마에서 세상과 현실정치는 온통 악(惡) 그 자체일 뿐이다. 세상을 선과 악으로 극단적으로 분리하고, 배신과 음모, 불법의 아수라장으로 만들어야만 시청률이 올라간다면 ‘막장드라마’와 차이가 무엇일까?

한국에서는 왜 ‘웨스트윙’ 같은 드라마를 볼 수 없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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