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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방위사업청, 방위산업기술 보호 권한 ‘사실상 방치’ 논란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 2019-12-02 10:47 등록 (12-02 10:47 수정) 966 views
▲ 지난 11월 28일 LW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방산기술보호 및 보안 워크숍’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방위산업진흥회]

이재율 ADD 박사, 방산기술 식별 과정에서 드러난 다양한 쟁점사항 소개

“방사청, 보호대상 기술 기준과 종합관리 방안 명확히 제시할 필요 있어”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위사업청이 보호해야 될 방위산업기술 지정 및 해제에 대한 법적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명확한 기준과 관리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연구기관 및 방산업체에게 위임함에 따라 기술 유출 및 구조적 혼란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1월 28일 LW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방산기술보호 및 보안 워크숍’에서 ‘연구개발 간 방위산업기술보호방안’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이재율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보호팀장은 그동안 ADD가 방산기술 보호를 위해 조직과 자체 심의회를 구성하고 방산기술 식별 기준을 만들며 실제 보호활동 간 드러난 쟁점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이 날 워크숍의 핵심 주제인 ‘방위산업기술’이란 방위산업기술보호법 제2조에 “국방과학기술 중 국가안보 등을 위하여 보호되어야하는 기술로서 방위사업청장이 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고시한 것을 말한다”고 정의돼 있다.

이재율 박사는 ADD가 방산기술 보호조직으로 민군협력진흥원 국방기술사업부 예하에 국방기술보호팀을 두고 있으며, 각 본부 및 예하기구에 보호대상 기술의 지정·변경·해제를 심의하는 기술보호심의회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ADD가 보호해야 할 기술은 평가 기준에 따라 개발 담당자 및 부서에서 식별하고 심의회에서 선정하고 있다”면서 “ADD는 이런 과정을 거쳐 대상기술 가운데 1차로 26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산기술로 식별되면 과도한 보호 관리로 향후 연구 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박사는 “방산기술로 식별하지 않을 경우 보호대상에서 누락돼 관리가 소홀해지고, 중요 기술이 무분별하게 대외 공개될 가능성이 있으며, 유출된 기술이 제3자에 의해 방산기술로 식별되면 개발기관으로서 기술 판정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고, 기술을 제대로 보호하는지 의심받게 되는 문제점들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방산기술 식별 간 드러난 여러 가지 쟁점사항들도 소상히 설명했다. 먼저 방사청이 고시한 기준으로 식별하면 보호할 기술이 너무 많아지며, 식별하지 않은 기술이 유출되었을 때 방산기술보호법 위반 여부, 방사청장이 고시한 기술과 자체 식별한 기술이 모두 방산기술로 동일할 때의 혼란, 개발 중인 기술의 방산기술 성립 시점 등을 열거했다.

특히 기관 및 업체별로 식별한 기술이 차이 날 경우 종합 관리나 공통 기준이 필요하며, 방산기술보호법 시행 이전에 공개된 기술도 유출로 봐야 하는지, 기술을 검토·평가한 외부인원에 대한 기술자료 공개 시 유출 여부와 기술 산출물의 어느 수준까지 보호해야 되는지 등 다양한 쟁점들이 대두되었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방산기술보호법 시행 초기라서 법 시행 이전 연구 성과가 상당부분 공개된 경우도 있다”면서 “방산기업과 ADD 등 관련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보호대상 기술의 기준과 종합관리 방안을 방위사업청에서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사청, 기관 및 업체가 기술 식별하면 보호대상으로 지정해 관리 요구

업체 관계자, “보호대상 기술 기준 불명확...연구자 직접 식별 어려워”


이와 같은 발표를 들은 참석자들 상당수는 “방위사업청이 보호대상 기술의 지정 및 해제에 대한 법적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기준과 관리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연구기관 및 방산업체가 자체적으로 기술을 식별하면 보호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하라고 요구함에 따라 기술 유출 및 구조적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후 명지대학교 객원교수인 박현규 박사가 좌장을 맡아 다양한 토론이 진행됐다. 법무법인 김앤장의 이상진 변호사는 “방산기술보호법과 고시 내용의 정의가 애매한 부분이 많다”면서 “기준이 불명확하면 연구개발 인력이 감사나 수사의 대상이 될 수도 있어 보다 명확히 법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보호업무를 담당하는 대한항공 최선호 차장, 한화시스템 여상태 팀장, 현대로템 이철우 책임은 공통적으로 “보호대상 기술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함에도 연구자가 기술을 직접 식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민군겸용기술의 경우 이미 민수용으로 적용 중인 기술도 기준에 따르면 보호대상이 될 수 있어 기업 내부에서 관리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방산기술 보호업무가 발전하려면 “기업이 제안서에 보호대상 기술을 식별하여 제안 시 우수하게 평가하고, 방산기술보호 관련 연구자가 연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별도의 인센티브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날 워크숍은 한국방위산업학회 방산기술보호연구회와 방산보안협의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방산기술보호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류연승 명지대 교수는 개회사를 통해 “워크숍이 방산기술보호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개방적 생태계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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