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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④쟁점: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 변신 위한 3가지 과제

이원갑 기자 | 2019-12-06 07:14 등록 (12-06 07:14 수정) 971 views
▲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일러스트=민정진ⓒ뉴스투데이]

61조원 투자계획, 글로벌 시장경쟁 격변에 따른 환골탈태(換骨奪胎)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및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략 체계 전환을 위해 2025년까지 61조 1000억원을 투자하고 원가 34조 5000억원을 절약해 영업이익률 8%를 달성하겠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4일 ‘CEO 인베스터 데이’ 투자설명회에서 발표한 ‘현대자동차 2025 전략’의 중장기 실적 목표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 동력 차량과 자율주행 차량으로 글로벌 시장경쟁이 빠르게 옮겨가는 데 따른 대응책이다.

이 2025 전략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 원가를 절감해 영업이익률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집행, 전기 동력 차량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위한 플랫폼 사업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을 골자로 한다. 즉 신사업을 위한 다량의 ‘총알’ 을 확보해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샌프란시스코 비전', 6년 후에 달성 추진

발표에 앞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지난 11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MIF)’과 10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 타운홀 미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비전을 연달아 강조했다. 한 달만에 구체적 경영 목표 및 투자금액을 발표함으로써 조기 착수되는 상황이다.

스마트 모빌리티는 좁게는 전기 동력 이동수단을, 넓게는 이 같은 디바이스들이 정보통신기술 및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돼 종합관제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이동 플랫폼을 가리킨다. MIF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언급한 대로 “모빌리티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기 시작하는 새로운 전환점”이다.

이 같은 추세 때문에 현대차는 종전까지 가솔린차를 싸게 만들어 많이 파는 재래식 차량 제조사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제시한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및 서비스 융합 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전면 개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사업 방향 전환은 곧 대규모 자금 투입을 의미한다. 2025 전략에서 현대차가 밝힌 투자 규모는 기존사업 영역이 41조 1000억원, 미래사업 영역은 20조원이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기반을 확보하는 데 드는 돈이다.


현대차 관계자, "기존 사업 투자액 41조원 속에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도 포함돼"

‘기존사업’의 범위에 대한 질문에 현대차 관계자는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대차는) 현재 진행 중인 내연기관차나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을 포괄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라며 “‘기존’이라고 표현했지만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신사업을 가리키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조원이 들어가는 ‘미래사업’의 기반 확보에 관해서는 “아직 진출하겠다고만 얘기했던 개인용 비행 차량이나 자율주행 택시 등의 부분에 대한 역량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분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쟁적 3가지 과제 풀어야 , 기술력보다 정치사회적 여건이 불리

천지개벽을 불러일으킬 스마트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풀어야 할 과제로는 3가지가 꼽힌다. 이들은 한결같이 대단히 논쟁적이다. 투자재원 확보, '노동시장 유연성', '스마트 시티 구축을 위한 정부 지원' 등이 그것이다.

특히 스마트 모빌리티를 실현하기 위한 현대차 그룹의 기술력은 축적돼 있지만, 노동시장 유연성 등 정치사회적 여건은 불리한 상태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 [표=뉴스투데이 이원갑]

① 신사업 키울 ‘61조’원 재원 조달은?…“이익률 높여 현금 축적”


2025 전략에서 현대차는 손익 회복을 가속화해 오는 2022년 이후 투자 계획을 넘어서는 현금 재원을 쌓겠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 8%’ 목표치와 “생산 체계 유연화” 등을 통한 ‘원가 절감’을 선언한 이유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2025 전략’ 발표에 원가구조 혁신이 포함돼 있지만 이제 막 비전을 발표한 것이라 ‘이런 방향으로 해 나간다’정도”라며 “2025년까지 원가 자체의 절감보다는 제품 라인업과 생산 자체에 들어가는 비용을 구조적으로 효율화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 중 하나로 언급된 ‘글로벌 생산 체계 유연성 확보’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통한 원가 절감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절대 그런 차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판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보니 수요에 맞춰 중국, 인도, 터키, 미국 등 현지 공장에서 시장 수요에 맞춘 생산을 한다는 의미”라며 “‘비전 2025’와 미래 인력 감축은 연관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② 사람 덜 필요한 미래차 생산,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가 필수 조건

WEF 평가사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97위

현대차의 계획대로 재원 확보가 제대로 이뤄져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회사의 주력인 내연기관 차량 생산비율을 전기차가 역전하도록 만드는 조치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부품 구성이 절반 이상 다르고 필요한 부품 수도 적어 생산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10월 4일 고용안정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른 일자리 감소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공감했던 바 있다. 노사가 위촉한 전문가 자문단은 이날 오는 2025년까지 20~40%가량의 인력 감소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수치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저희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도 감원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라며 “얼마 전에도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와중에 인원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노조와의 협의 내용에서 나왔는데 그 부분도 마찬가지로 협의를 앞으로 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초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9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 종합순위는 전체 141개국 중에서 13위이지만 ‘노동시장’부문은 51위에 그쳤다. 특히 ‘노동시장 유연성’ 평가에서는 97위를 기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34위에 그쳤다. 현대노조의 강력한 파워를 감안할 때, 자동차 시장의 ‘노동 유연성’은 훨씬 열악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 노사가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절대절명의 과제인 셈이다.

​③ 다 만든 전기 자율차 굴리려면 ‘지자체’, ‘정부’ 협조 필요

스마트 시티 향유하는 중국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

현대차의 스마트 모빌리티 전환을 위해서는 노사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나 국토교통부와의 협조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자율주행 차량이 도로에 다니려면 지자체가 구축한 인프라와 국토교통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마트시티 구축과 ‘비전 2025’와의 관계에 대해 “당연히 연관성이 있다”라며 “지자체와의 관련 협의의 경우 지금은 2025 전략을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의) 진행이 나오지는 않았고 그런 부분의 실행 등은 계속적으로 협의해 가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답했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3월 21일 ‘자율협력주행 산업발전 협의회’에서 오는 2021년까지 스마트시티 환경에서 레벨4(운전자 감독 아래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고 2030년에는 레벨5(운전석 없는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마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토부 등 정부부처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미래차와 개인용 드론 등을 시범운행할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모빌리티 기업들의 경우 중앙정부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건립된 스마트 시티에서 미래 모빌리티 산업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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