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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기획: 새로나는 아시아나항공](하) 순항(順航)고도 오르기 위한 몇가지 과제

이상호 전문기자 | 2019-12-06 06:02 등록 (12-06 06:02 수정) 4,759 views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국적기(國籍機)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금호아시아나 그룹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로 바뀌었다. 아시아나항공의 탄생과 불시착, 매각과정을 되돌아 보고, 4차 산업혁명 시대, 모빌리티산업으로 진화하는 항공산업의 미래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다시 날게 된 아시아나항공이 안정적인 순항고도를 잡기까지는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배타적 협상기한은 오는 12일까지다. 이 시한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6일 금호산업과 HDC-미래에셋 컨소시엄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측은 당초 이번주까지 협상을 완료하고 12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이에따라 현재 핵심 본안인 주식가격 문제와 더불어 가격조정 및 특별손해배상한도 폭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한 6일 남겨둔 매각협상, 주식가격 손해배상 한도 등 막판 쟁점


우선 금호 측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1.05%) 가격에 대해 금호는 4000억 원대를 요구했지만, HDC-미래에셋 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3000억 원대 중반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과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발행할 보통주(신주)를 함께 인수하는 방식으로, 5일 아시아나항공의 장중 주가로 환산하면 주식가치는 대략 3500억 원 정도다.

이와함께, 가격조정한도는 당초 금호 측에서 매각에 나선 후보들에게 3%를 제시했으나 이번 본협상에서는 관행에 따라 5%로 정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문제는 손해배상 한도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기내식 사건 등의 향후 여파를 고려해 특별손해 배상한도를 10%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호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사업과 관련해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문제로 제재를 추진함에 따라 과징금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을 재인수할 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을 지주사로 싸게 넘긴 의혹에 따른 여파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SPA 체결이 연말로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현산 컨소시엄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금호 측에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내용 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협상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관련,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언론에 “예정된 기간 내에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구주 가격도 양쪽이 알아서 합리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채권은행으로 금호그룹에 대출연장 거부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동걸 회장의 이런 입장은 금호 측에 보내는 ‘경고’일 수도 있다.

실제로 금호그룹 측에서도 “협상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이견 조정 과정일 뿐이며 판 자체를 흔들 생각은 전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SPA 체결이 마무리 되고,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주 발행가 책정 등은 남은 과제다.


▶경영 정상화에 얼마나 투입될까...‘숨은 부실’이 변수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신주 인수는 2조 원 이상 할 것 같다. (그러면) 재무건전성이 상당히 좋아질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구주 매입, 일부 산업은행 차입금 상환을 마치면 1조4000억 원 정도가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차입금과 사채가 1조 원 정도임을 고려하면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하지만 숨은 부채 등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것도 변수다. 지난번 매각공고 직전 1조 원 규모의 부채가 슬쩍 추가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기준 부채 비율은 약 660%다. 회사의 9조6000억 원의 부채 중 당장 차입금, 사채 및 리스 등 이자 부담이 큰 부채는 6조원에 달한다. 이자비용으로만 상반기에 대한항공의 세배에 가까운, 무려 837억원을 썼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숨은 부실을 모두 잡아 내는데 한계가 있다”며 “3월 불거진 회계감사 ‘한정의견’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은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랜 기간 박삼구 전 회장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놓여 있던 만큼 어떤 부실이 숨어 있을지 단기간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당초 인수가로 제시한 2조4000억~2조5000억 원 보다 훨씬 많은 돈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돈이 더 들거나, 생기거나...손자·증손회사 처리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에도 아시아나의 주요 자회사인 에어부산 등을 손자회사로 둘 수 없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HDC)의 손자회사(아시아나항공)는 증손회사(에어부산)의 지분 100%를 보유하거나 2년 내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4%, 발권 등 시스템 업무를 하는 아시아나IDT 지분 76.2%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따라, 에어부산은 매각, 아시아나IDT에 대해서는 계열사와의 합병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매각 입찰이 진행되던 10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와 별도 회사가 돼도 충분히 독자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분리매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IDT의 경우 항공업의 필수요소인 발권, 예약시스템이나 공항 IT 시스템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회사인 만큼 꼭 필요한 알짜기업이다.그래서 HDC그룹의 SI기업인 HDC아이콘트롤스와의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에어부산에 대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시나리오는 HDC현산과 입찰에서 경쟁한 제주항공으로의 재매각이다. 하지만 제주항공(45대)이 에어부산(26대)을 인수하면 항공기 보유대수가 71대까지 늘어나 아시아나(86대)수준까지 커지는 것이 문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현재 주4회 운항 중인 부산~싱가포르 노선에서 탑승객 정원을 모두 태우지 못하지만 에어부산이 내년 도입하는 에어버스 A321 네오LR은 자카르타까지 운항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에어부산 지분을 대거 보유한 부산지역 상공계가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격상해 향토 기업으로 더 키우길 원하고 있다는 것도 변수다. 이 경우, 에어부산 지분을 HDC그룹 내 타 계열사에 넘기는 방법,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을 합병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추가 투자금이 더 들어가야하는 것이 문제다.


▶LCC 등 항공업 전반의 구조조정...경영 정상화 시간 걸릴 듯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이 정상화돼서 순항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항공업계는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최근 대한항공 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이상 줄이고, 직위체계도 6단계에서 4단계로 새롭게 개편,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19일 미국 뉴욕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을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으나 이익이 안 나면 버려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비용구조 개선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이 취약한 단거리 노선은 재조정하거나 중단할 예정이다. 항공업계에서 차지하는 대한항공의 위상을 고려할 때, 다른 항공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저비용항공(LCC)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 이번 3분기에 제주항공은 174억원, 에어부산과 진에어도 각각 195억원,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플라이강원 등 신규 LCC 3곳이 출범을 앞두고 있어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2013년 발생한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사고 책임으로 알짜노선인 샌프란스스코 운항중단, 기내식 대란 및 이면계약 문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의 배임 혐의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결국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경영은 대대적인 사업 및 인적 구조조정과 함께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노조와의 충돌 등 정치 사회적 갈등 또한 변수다.

여기에 더해 항공업에 대한 명확한 비전제시, HDC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에 대한 시장의 신뢰확보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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