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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안전보장 위한 공세적 조치"…수위 조절로 협상 여지 열어둬

이원갑 기자 | 2019-12-30 11:25 등록 (12-30 11:25 수정) 192 views
▲ 29일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가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전원회의 이틀째 진행…사회 기강 강조, 경제발전 실천적 방도 제시

권력서열 3위인 박봉주 이틀 연속 전원회의 불참…신상변동 주목돼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9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체제 안전을 위한 '공세적 조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거친 표현 없이 말의 수위 조절을 통해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는 평가다.

그는 이틀 연속 회의를 주재하면서 뿔테 안경을 낀 채로 여러 개의 마이크가 놓인 단상에 올라 마치 생전의 김일성 주석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 위원장이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할 데 대해 언급하면서 "대외사업 부문과 군수공업 부문, 우리 무장력의 임무"에 대해 밝혔다. 그러나 공세적 조치와 부문별 임무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는 없었다.

이를 두고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 연말이 끝남에 따라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미국과 대결하던 2017년 이전 '강경노선'으로 회귀하는 문제를 논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1일차 회의에서 "현 정세 하에서 당면한 투쟁 방향과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통신은 전했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도 높이 벌이며 근로단체 사업을 강화하고 전사회적으로 도덕 기강을 강하게 세울 데 대한 문제들"을 강조했다. 무역의 자율화 등 일부 시장화 조치로 외부 문물이 유입되고 지속적인 경제난으로 흐트러진 사회 분위기를 다잡아 기강을 확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외교·국방 부문 외에도 "경제 발전을 가져오기 위한 실천적 방도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나라의 자립경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과 "과학연구 사업의 정책적 지도 개선 방안, 교육 부문과 보건 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튼튼히 하는 방안에 대해 과업과 방도"를 제시했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학과 교육을 앞세우면서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 노선을 지속해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통신은 "2일 회의에서 계속된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의 보고는 대내외 형편이 그대로 분석되고 사회주의 건설을 전면적으로 촉진시켜나가기 위한 명백한 방도와 우리 당의 혁명적인 입장과 투쟁전략이 반영된 것"이라며 "전체 참가자들의 지지와 찬동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언급, 3일차 회의가 30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 전원회의가 이틀 이상 개최되는 것은 김일성 시대 열린 노동당 6기 17차 회의(1990년 1월 5∼9일) 이후 29년 만이다.

2일차 회의까지 지켜본 전문가들은 체제 안전을 위한 공세적 조치가 핵 무력 증강을 의미한다면서도 북한이 거친 표현 없이 말의 수위 조절을 통해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고 평가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공세적 조치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으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며 "협상의 여지를 충분히 남겨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미 강경노선을 채택하기에 앞서 북한 주민과 내부 권력층 앞에서 명분을 쌓는 것"이라고 봤다. 이어질 3일차 회의에서 "지난해 4월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무효로 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공업, 농업, 과학, 교육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어떻게 자력 번영할지 세부적 지침을 제시했다"며 "'새로운 길'을 앞두고 내부 응집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는 "국방이 아닌 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면서 "내년 군사적 도발 수위도 일정하게 조정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강경 일변도로 나아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권력서열 3위인 박봉주 노동당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전원회의에 이틀 연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주목된다. 국가적으로 중대한 행사에 그가 불참했다는 것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올해 80세인 박봉주는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이 아니라면 세대교체 차원에서 해임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월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자리를 최룡해에게 넘겨주고 상무위원에서 물러났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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