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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上) 가정주부에서 그룹 총수로 변신한 승부사

오세은 기자 | 2020-02-08 07:00 등록 (02-08 07:00 수정) 1,391 views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일러스트=민정진ⓒ뉴스투데이]


현대가 ‘5번째’ 며느리에서 대기업 총수로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주목할 만한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다. 지난 2009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와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각기 다른 이 타이틀에서 현정은 회장을 꼽았다.

이 외에도 현 회장에게는 ‘정공법’ ‘승부사’ ‘현다르크’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이러한 수식어는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하루아침 수천 명에 이르는 임직원들을 책임져야 하는 ‘회장’ 자리에 오른 현 회장이 그간 보여준 리더십을 대표하는 키워드들이다.

현정은 회장의 시아버지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며, 남편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다섯째 아들인,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다. 정몽헌 전 회장은 2003년 당시 대북 불법송금 관련해 특검에서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아내인 현정은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오고 있다.

남편 타계 후 그룹을 떠안게 된 현 회장은 처음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2004년,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를 갖고 경영권 분쟁을 벌였고, 2년 뒤인 2006년에는 시동생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현대상선을 갖고 경쟁을 벌였다.

현 회장은 ‘숙부의 난’ ‘시동생의 난’에서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 모두 지켰지만, 2017년 7월 현대상선은 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그룹의 자산규모는 2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그룹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계열사 자산을 다 합쳐서 10조원이 넘는 기업집단)과 채무보증제한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했다. 현대상선이 그룹에서 분류된 직후다. 한때 재계 1위에도 올랐던 현대그룹이 중견기업 신세가 된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 해외시장 공략 박차

그럼에도 현 회장은 지금까지 세간의 우려와 의심을 이겨내며, ‘현대호’를 굳건히 이끌고 있다. 특히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의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이 수시로 업무를 확인하고, 관련 부서 등에 협조를 당부하는 등 진행사항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018년 3월 중국 상하이 신공장에 연 2만5000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신규로 착공했다. 그리고 현재 충북 청주와 중국 상하이 금산구에 스마트 팩토리 등을 건설하고 있다. 상하이 금산구 스마트 팩토리는 이르면 오는 2022년 초에 완공되며, 충북 청주는 올해 말에 첫 삽을 뜬다.

현대엘리베이터의 2018년 매출액은 1조6153억원, 영업이익 1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1조7069억원)과 영업이익(1791억원) 모두 감소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조7100억원 1810억원으로 목표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의 매출은 2018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증가한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 [자료=현대그룹 홈페이지, 표=뉴스투데이 오세은]

재도약 절실한 현대그룹


현대그룹은 한때 재계 1위까지 오른 대기업이었다. 그러나 현대상선, 현대증권(현 KB증권) 등이 분리되면서 재계 순위가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또 대북사업이 중단되면서 계열사 현대아산이 개점 휴업한 상태라 현재로서는 그룹을 이끄는 기둥은 현대엘리베이터뿐이다. 최근 현대그룹은 그룹의 IT 계열사인 현대무벡스를 한국거래소에 상장시켜 현대엘리베이터와 쌍두마차로 그룹을 이끌 계획을 세웠으나, 이 마저도 잠정 연기됐다.

현대무벡스는 지난해 연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철회한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무벡스는 2011년 현대글로벌의 시스템통합(SI)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SI 사업과 물류자동화시스템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이 43.5%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현대엘리베이터가 30.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당분간 현대엘리베이터 홀로 그룹을 견인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점유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대북사업 재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과 한국 북한 미국 간의 서로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민간기업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현 회장은 처음으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만나 금강산관광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후 진척된 상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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