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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리포트] 급증하는 대기업 AI 채용 두고 '공정성' 논란, 취준생의 목소리는 5가지 유형

김태진 기자 | 2020-02-09 07:14 등록 (02-09 07:14 수정) 1,195 views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AI채용은 증가하고 있으나 당사자인 취준생들은 공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AI 면접 장면.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해 대기업의 AI 채용 22.1% VS. ​취준생 60.2% AI 채용에 부담감 느껴

취준생의 AI채용 평가에 대한 대기업의 피드백 필요성 대두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채용 계획' 자료에 따르면 22.1%의 회사가 2019년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AI) 활용 계획이 있거나 이미 시행 중이었다. 이는 전년도 같은 질의 응답(13.9%)과 비교해 AI 채용이 확산 추세에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해 채용 공정성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기업의 AI 채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조사한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따르면 44.6%의 기업이 공정한 채용을 위해 AI 채용을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람의 주관 배제(76.9%, 복수 응답)가 가장 주된 이유였으며 그 뒤로는 △명확한 평가 기준 확립(35.5%) △투명 채용(33.1%) △부정 방지(18.2%)가 이어졌다. 4가지 이유 모두 '공정성'과 연관되어 있다. 비슷한 이유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서류 전형에서 AI 도입은 민원 상대 시 공정성을 입증하는데 용이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취준생)들에게 AI 채용은 '불확실성'이다. 지난해 11월 사람인이 취준생 14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0.2%의 응답자가 AI 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그 중 약 40%의 응답자가 응답 이유로 '모호한 평가기준'을 택했다. 기업은 공정성 측면에서 AI 채용을 선호하는 반면 취준생은 AI의 평가기준을 의심하는 등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AI채용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취준생들 평가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뉴스투데이가 대기업 합격자 및 불합격자 면담, 블라인드앱 조사 등을 통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AI채용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취준생들의 관점은 5가지 유형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 AI의 자소서 분석, 지원자 잠재력까지 판단할 수 있을까

(주)무하유의 자기소개서 평가 서비스 카피킬러HR은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한다. AI가 반복문장, 비속어, 기업명 오기재, 글자 수 초과, 맞춤법 오류 등의 기본적인 검사부터 표절검사, 직무적합도 분석, 직업기초능력 분석 등의 심층 분석까지 담당한다.

실제로 대기업이나 공기업 신규채용 때 몰리는 수많은 지원자들의 서류를 검토할 때 AI의 분석력과 효율성은 상당하다. AI가 자기소개서 하나를 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3초 가량이다. 자기소개서 1만장을 검토하는데 고작 8시간밖에 들지 않는다. 시간과 인력 절감을 위해 190여 개의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취준생 A씨는 "기본 검사 부분에서 AI 활용도는 인정한다"면서도 "과연 AI가 단 3초만에 직무적합도, 직업기초능력, 잠재력까지 분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업준비생 1589명을 대상으로 AI전형에 대해서 우려되는 점을 설문조사한 결과 ‘지원자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을까?’가 29.8%로 가장 높았다.


둘째 ▶ 합격자도 납득못하는 AI의 '합격 기준'

AI채용 공정성의 관건인 평가기준에 대한 의심은 합격자에게서 나타났다. 취준생 B씨는 본지와의 전화연결에서 "역량 게임할 때 정말 다 찍었다"며 "내가 아직도 왜(AI 면접에서) 붙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한, 한 직장인은 익명 커뮤니티 어플 블라인드에서 "AI 면접볼 때 화장실 갔다와서 거의 1/4 날렸는데 왜 뭐 때문에 서류 합격이지?"라고 했다. 반면, "내 친구는 엄청 열심히 썼는데 떨어졌다던데"라는 댓글도 있었다.

IT 솔루션 기업 마이다스아이티는 뇌신경과학의 연구논문 및 측정 방법론 450여 편의 데이터를 AI에 접목시켰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기술력을 토대로 개발된 AI 역량검사 '인에어'는 지원자의 얼굴에서 68개 지점을 추출해 움직임, 시선처리, 음성 변화 등을 확인해 답변의 진실성과 태도를 평가한다. 또 역량분석 게임을 통해서 전전두엽 6가지 영역을 측정해 성과, 관계, 조직 적합도 등 약 31개의 역량을 분석해 면접 보고서를 작성한다.

보고서는 지원자의 수준, 표현 키워드, 전체 지원자 중 수준 정도, 직무 적합도 등을 포함해 우수 인재를 선발한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인에어의 우수 인재 판단 정도가 82%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I면접의 4분의 1을 날린 지원자조차 합격시킨다면, 그 객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셋째 ▶ AI면접의 평가 기준은? ... '솔직함' VS. '회사 인재상' 부합

AI면접 관계자들은 "답변 내용보다 솔직한 대답과 침착한 대응이 핵심이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취준생 C씨는 "그래도 면접이니 답변 내용이 중요할 것 같다"며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있으니 거기에 맞춰 답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보였다.

더불어 "일관성있게 솔직하게 했더니 탈이었다"며 "직무에 맞게 했는데 탈락"이었다는 블라인드 어플 게시글도 있었다. 결국 AI도 '인간 면접관'과 동일한 성향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AI의 판단기준이 '솔직함'인지 아니면 '회사 인재상'인지를 두고 취준생들은 혼란을 느끼고 있는 양상이다.


넷째 ▶ 'FEAR2' 유형, 나만 AI 면접 오류가 뜬 것이 아닐까

AI 역량분석 게임 중 발생한 유형에 대한 공정성 논란도 있다. 한 직장인은 블라인드 어플에 "AI 면접 보다가 표정 기쁨, 경멸, 화남 이런거 체크하는 부분에서 갑자기 sadness, fear2 이런식으로 영어로 나와서 엄청 당황했다"며 "fear면 fear지 fear2는 뭐야"고 작성했다. 이어 "나만 영어로 나온거면 당황한 표정 나왔을텐데 형평성에 문제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타인과 비교가 어려운 AI채용의 특징에서 비롯됐다. 일반 대면 면접은 다대다로 진행되지만 AI면접은 컴퓨터 앞에 혼자만 있는 공간에서 진행된다. 또한, AI면접은 지원자 혹은 직무 성향에 맞게 다양한 게임을 제공한다. 이 특징으로 인해 개인 맞춤 역량 평가에 유리한 반면 오작동과 같은 경우 대처가 어려워 형평성 논란까지 일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 어려운 역량 게임 필요성 논란 ...자극에 대한 솔직한 반응 측정?


취준생 A씨는 "게임이 정말 어렵다"며 "게임결과 안 중요하다는데 그럼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절차에 대해 의구심을 표현했다. 또한 "인터넷에서 본 글에 따르면 게임할 때도 웃어야 한다 같은 글이 있던데 사실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취준생 B씨 또한 "그래도 게임을 통한 결과가 어느 정도 반영 되는 것 아닌지"라며 게임 절차에 대해 궁금해 했다.

이에 대해 마이다스아이티 담당자라고 밝힌 여성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게임을 통해 얻으려는 정보는 지원자의 의사결정과 정보활용 패턴이다"며 "사람마다 다르기에 그 성향을 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자극에 대한 반응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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