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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피플 릴레이 인터뷰] 서영희 한복진흥센터 예술감독 “‘TPO’에 맞는 한복 보여주고 싶어”

강소슬 기자 | 2014-10-29 08:51 등록 (10-29 20:23 수정) 5,745 views

디자이너에서 스타일리스트로 24년, 그리고 운명적인 한복과의 만남
세계적으로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옷 찾다 한복의 매력에 빠져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복진흥센터가 주관하는 ‘2014 한복의 날’ 행사가 지난주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한복의 날 행사에를 총 감독했던 서영희 예술 감독을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한복진흥센터 예술 감독이자 우리나라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라 불리는 서영희는 의상학과를 졸업한 뒤 코오롱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1990년도에 스타일리스트로 직업을 전환해 스타일리스트로 올해 24년째 활동하고 있다.
 
스타일리스트를 넘어 스타일 아이콘이 된 서영희 예술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서영희 예술감독 [사진=양문숙 기자]

■ 놀이로 시작한 바느질이 어느 덧 패션전문가로
 
- 어린 시절이 궁금한데…?
 
“바느질 하며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던 여자 아이였다. 내 위로 오빠 둘과 언니 둘이 있어서 어릴 적부터 말을 잘 듣는 소녀였고,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막내였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남들보다 자신감이 많았던 것 같다”
 
-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 바느질을 좋아해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의상을 만들 수 있는 패션 디자인 학과를 가게 됐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 디자이너를 하다 스타일리스트가 된 계기는?
 
“사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의상학과를 졸업한 뒤 코오롱 디자인실에서 3년간 디자이너로 활동을 하다가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3년간 쉬게 되었다. 그 뒤 프리랜서로 일하기 위해 스타일리스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의 차이점은?
 
“디자이너는 우선 옷의 디자인에만 집중을 하게 된다. 반면 스타일리스트는 여러 옷에 집중해야 한다. 스타일리스트는 작업을 할 때 처음 옷들의 디자인을 분류하는 작업부터 한 뒤, 그 상황이나 캐릭터에 맞게 옷을 골라서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쉽게 이야기 하면 디자이너는 한 옷을 깊게 파고드는 쪽이라 말할 수 있고, 스타일리스트는 두루 옆으로 넓게 파고들어야 한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 스타일리스트 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흔히 생각하는 패션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어쩌면 난 평범하게 스타일리스트 일을 해나갔을 것 같다. 평범한 스타일리스트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던 한복과의 만남을 뽑고 싶다. 한복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현대미술, 전시 등 여러 가지 보는 시야와 영역이 넓어졌다. 돌이켜보면 나에게 한복은 한 단계씩 올라갈 수 있게 도와준 매듭같다”
 
▲ 서영희 예술감독 [사진=양문숙 기자]

■ 한복의 다양한 매력에 빠지다
 
- 한복에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는?
 
“스타일리스트를 하다 보니 수입 브랜드의 옷만 너무 오래 스타일링 하는 것에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수입브랜드 옷은 나만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매체들이 다 작업을 하기 때문에 스타일링 면에서 외국 사람들보다 눈에 띄게 잘 하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가 세계적으로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옷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고, 그때 생각한 것이 바로 한복이다. 그렇게 2006년도에 한복으로 화보 작업을 했는데, 한복에 다양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한복에 빠지게 됐다”
 
- 한복이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나?
 
“한복 하면 서정적인 느낌이 들고, 흑백 사진 속에 있는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내가 어릴 적에는 모든 여자들이 한복을 입고 생활하던 시대였다. 학교에 엄마가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오시면 우리 엄마가 가장 예쁘게 보여 자랑스러웠다. 그때 ‘어른이 되면 엄마처럼 예쁜 한복을 입고 생활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웃음)”
 
- 올해도 한복패션쇼 총 예술 감독을 맡게 됐는데, 3년째 감독을 하게 된 소감은?
 
“이제 그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웃음) 더 좋은 아이디어로 멋지게 무대를 꾸밀 분이 내년에는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 서영희 예술감독 [사진=양문숙 기자]

- 이번 한복 패션쇼에서는 어떤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나?
 
“작년 한복패션쇼에는 한복 디자이너에게 전통 한복을 넘어 본인이 디자인 해보고 싶었던 한복을 디자인 할 수 있도록 자유 주제를 줬었다. 이번 한복 패션쇼에서는 생활 속에서 한복을 실용화 시킬 수 있도록 ‘신(新)한복 프로젝트’라는 주제를 줬기 때문에 작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의 패션쇼 일 것이다”
 
“한복은 흔히 전통한복과 계량한복으로 나뉘는데, 전통 한복 보다는 생활하는데 편안함을 추구하고 개량한복 보다는 격을 높인 한복 보여주고 싶어 ‘신(新)한복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새로운 한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 한복의 대중화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기존의 접할 수 있는 한복들이 현재 2014년과 안 맞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한복이란 아직도 뭔가 축하할 일이나 뜻 깊은 자리에서는 입고 있지만, 실생활하며 입기에는 불편한 감이 있다”
 
“얼마 전 큰언니의 70번째 생일에 가족들 모두 한복을 입고 저녁을 먹었는데, 생활에서도 쉽게 입을 수 있도록 전통라인의 한복도 유지하면서, 조금 더 세련된 느낌의 한복을 입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돌파구로 ‘신 한복’을 생각하게 됐다. 한복의 대중화가 이뤄지려면 2014년에 맞도록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게 한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 어려운 옷이라 생각되는 한복을 대중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가격의 대중화 보다 정신적인 대중화가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한복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보다 한복이 친근하고 가까이 있다는 생각의 대중화가 가장 필요해 보인다”
 
▲ 서영희 예술감독 [사진=양문숙 기자]

■ 서영희 예술감독이 말하는 옷과 스타일
 
서영희 예술 감독은 2011년 제1회 한국패션 100년 어워즈 스타일리스트 부문 수상과 2012년 그녀는 헤럴드 동아TV 라이프스타일 어워드 올해의 스타일리스트 상을 받기도 했다. 그녀가 생각하는 옷이란 무엇일까?
 
“옷이란 정신세계와 굉장히 밀접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에는 옷이 귀했다. 하지만 요즘은 옷이란 한번 이나 한철 입고 버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시대가 됐다. 이런 점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패션전시에도 관심을 갖는 이유가 옷이란 이런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라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나에게 옷이란 나를 표현하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이런 소중한 옷이 쉽게 버려지지 않고 대를 물려줄 수 있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 스토리가 담긴 옷을 갖고 있는지
 
“시어머니께서 남편이 어릴 적 입고 커온 옷을 물려주셨다. 그 옷을 아들에게 입혔는데, 뭔가 옷을 통해 정신적인 교감을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이렇듯 사람들이 대를 물려 옷을 입는다면 옷의 디자인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 본다”
 
▲ 서영희 예술감독 [사진=양문숙 기자]

- 스타일이란 뭐라고 생각하나?
 
“스타일은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어떠한 곳을 찾았을 때 ‘이 곳 스타일 너무 좋다’, ‘이 레스토랑 내 스타일이야’ 하는 말들을 한다. 스타일이란 이렇듯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이템과 옷 스타일?
 
“아이템은 긴 코트를 좋아하고, 너무 차려입은 듯한 느낌 보다는 많이 입은 듯한 옷 스타일을 좋아한다(웃음)”
 
- 스타일링 팁을 알려 준다면?
 
“좋은 헤어스타일을 갖고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아줌마 스타일의 파마머리를 하면 좋은 스타일이 나올 수 없다. 처음 사람을 만났을 때 아이컨텍을 한 뒤 옷으로 시선이 내려간다. 때문에 헤어라인과 머리스타일이 가장 중요 하고 그 뒤에 중요한 것이 바로 옷이다. 여자들이라면 한번쯤 시크하게 머리를 잘라버려 옷장의 옷을 다 바꿔버려야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옷을 잘 입으려면 헤어스타일이 중요하다”
 
▲ 서영희 예술감독 [사진=양문숙 기자]

■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꿈
 
- 요즘 한복패션쇼 준비 외에 어떤 작업을 했는지 궁금하다
 
“요즘 일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1945년부터 운영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이름나 있는 ‘이성당’이 이번에 잠실에 카페를 오픈했는데, 그 곳의 공간 스타일링을 했었고, SK의 2015년 달력을 선비정신이라는 주제로 물건을 가지고 표현하는 작업을 했다. 열두 달을 만들어야 해서 힘들었지만 새롭게 진행하는 이런 작업들도 재미있게 느껴진다”
 
-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같이 있을 때 행복해지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 앞으로의 꿈은?
 
“앞으로 ‘코리아니즘’에 관한 비주얼 북을 만들고 싶고, 자수를 좋아해 자수에 관련된 책 한권 내는 것과 수예원을 차리는 것이 꿈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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