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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피플 릴레이인터뷰] 황현주 “끝까지 살아남는 모델 되고싶어요”

강이슬 기자 | 2015-06-26 10:40 등록 (06-26 11:09 수정) 6,444 views
▲ 모델 황현주 [사진=이동환 기자]


10여년 발레리나만 꿈꾸던 황현주, '모델'이 되다
많은 디자이너가 찾는 모델 되고파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오래 걸리더라도, 끝까지 살아남는 모델이 되고 싶다.”
 
키가 작아 교실에서도 맨 앞줄을 앉았던 아이가 훗날 런웨이를 거닐게 됐다. 초등학생 때부터 10년을 넘게 발레리나를 꿈꾸던 아이가 훗날 모델이란 직업을 선택하게 됐다. 모델 황현주의 이야기다.
 
발레리나를 꿈꾸던 황현주는 무용과가 아닌 서울대 체육교육과로 진학하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발레 외엔 어떠한 다른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았다던 그녀는 ‘발레 외의 것’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때 우연히 TV를 통해 보게 된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통해 모델이란 직업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황현주는 2010년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출전했고, 이후 온스타일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4(이하 도수코)’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제는 당당히 모델로서 수많은 화보와 럭키슈에뜨, 맥앤로건, 디자이너 정미선, 곽현주 등의 쇼를 누비고 있는 모델 황현주. 아직도 안 보여준 모습이 더 많다는 그녀를 만나고 왔다.
 
■ 발레만 바라보다 ‘모델’에 빠지다
 
▲ 모델 황현주 [사진=이동환 기자]

-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컸나.
 
작은 편이었다. 초등학교 때, 키순으로 항상 앞에서 첫 번째, 두 번째에 앉을 정도로 체구가 작았다. 중학교 때 중간정도 키가 됐고, 고등학교 1학년 돼서 갑자기 확 컸다. 잠자고 아침에 일어났더니 세면대가 낮아진 느낌이 들 정도였다.
 
- 모델은 언제부터 꿈꿨나.
  
스무 살 대학교에 들어와서야 모델을 꿈꾸게 됐다. 초등학생 때부터 발레를 해서 평생 발레만 하다 죽을 줄 알았다.(웃음) 발레 외에 다른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았는데, 대학교 전공을 무용과로 진학하지 않고 체육교육과로 가게 되면서 생각이 전환되었던 것 같다. 우연히 TV에서 하는 슈퍼모델 대회를 보고는 모델이 정말 멋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부터 모델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 원래 옷이나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았나.
 
사실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10대 시절에는 정말 교복하고 트레이닝복만 입고, 머리도 그냥 질끈 묶고 무용만 하던 아이였다. 그러다가 모델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패션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늦바람이라고 해야 하나? 옷을 잘 입고 싶다고 해서 바로 패션 감각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서, 패션사진들을 많이 찾아봤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많은 옷을 입어보고, 좋아하는 친구들만큼은 안 되더라.(웃음) 모델로서 더 노력해야 되는 점이라 생각한다.
 
- 모델로 장래희망이 바뀌면서, 부모님이 아쉬워하진 않았는지.
 
약간 그런 기색이 있었으나, 워낙 부모님께서는 하고 싶은 거 하라는 주의이다. 사실 발레도 워낙 돈도 많이 들고 고생도 많이 하고 그냥 공부했으면 더 편했을 수도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니깐 계속 시켜주셨다. 모델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도, 모델 하고 싶으면 정말 제대로 하라면서 모델 아카데미도 보내주시며 응원해주셨다.
 
- 어렸을 때부터 해오던 발레가 모델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맞다. 발레 안 했으면 절대 모델 못 했을 것 같다. 원래 태어난 몸이 좀 뻣뻣하고 자세도 안 좋았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발레하면서 안 되는 유연성을 억지로 늘리고 춤을 추다보니 몸을 아름답게 움직이는 법을 배우게 됐다. 그런 게 모델할 때 다 드러나는 것 같다. 발레를 했던 게 헛된 것이 아니고, 다 베이스가 되어서 제가 모델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줬다.
 
- 그렇게 원하던 모델, 처음 쇼에 섰을 때 기분은?
 
스페셜한 느낌이었기 보다는 ‘넘어지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그냥 걷고 들어왔던 기억이다. 원래 발레를 했었기 때문에 패션쇼가 매우 짧은 시간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30초도 안 되는 시간에 보여주고 들어오니깐 뭘 한거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오히려 쇼 경험이 생기면서 그 짧은 시간 내에 표현한다는게 더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됐고, 그 시간안에 내가 더 집중할 수 있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 황현주를 알린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4’
 
▲ 모델 황현주 [사진=이동환 기자]

- 도수코 출연 당시, 많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진-짜 힘들었다. 두 달 정도 찍은 것 같은데, 그 기간 동안 잠이 너무 부족했다. 잠을 자고 있다가도 새벽에 갑자기 깨워서 10분 내로 준비해서 버스 타라고 하면, 눈곱만 대충 떼고 버스타고 가서 미션하고 그랬다. 휴대폰을 다 반납하니까 시간, 요일도 다 모르겠고 정말 정신없이 지냈다. 다 경쟁상대다 보니 서로 예민하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정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다 힘들었다. ‘빨리 벗어나고 싶다’라는 생각도 좀 했던 것 같다.(웃음)
 
- 그래도 얻은 게 많을 것 같다.
 
강해진 것 같다. 내가 그동안 울타리 안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편하게 살았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 곳에선 내 스스로 모든 걸 헤쳐 나가야 된다는 걸 느꼈다. 떨어지면 끝이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강해진 것 같다. 하도 정신없이 뭘 하다보니 마치 꿈을 꾸다가 나온 느낌이었다. ‘도수코’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한 2주간은 누워만 있었다. 긴장이 확 풀리니깐 맥을 못 추리겠더라.(웃음)
  
- 만약에, 다시 ‘도수코’ 출연 제의가 온다면?
 
할거 같다. 모델일 하면서도 느끼는게, ‘도수코’처럼 트레이닝을 받으면 잠재된 능력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무명 모델들도 ‘도수코’에 출연하면 정말 큰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이상 도수코를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너무 잘하는 모델들이 많아 질까봐.(웃음) ‘도수코’는 극한 상황과 긴장감 속에서 사진 찍는 걸 반복하고, 바로바로 피드백 해준다. 그런데 밖에선 기회가 거의 없다. 도수코 같은 기회가 온다면,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그 상황에 나를 내몰아 넣고 싶다.
 
- ‘도수코 출신’, ‘서울대생 모델’ 이런 수식어로 불릴 때 어떤 느낌인가.
 
완전 수혜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수식어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런 수식어를 ‘벗어버리고 싶다’ 이런 말 할 자격은 없는 것 같다.(웃음). 그러나 그게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 수식어에 의존하면 그때부터는 무너지는 것 같다. 그 수식어가 없어져도 내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 아직 마음에 쏙 드는 사진 없어…더 노력할 때
 
▲ 황현주 [사진=YG케이플러스]

- 패션쇼에 서는 것과, 화보 촬영 중 더 자신 있는 건?
 
촬영이 더 자신 있다. 무용을 해서 그런지 몸으로 뭔가를 더 표현하고 싶다. 아무래도 쇼보다는 화보가 더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더 좋다. 보는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주관적인 내 입장이다.(웃음)
  
- 패션쇼에 올라갈 때는 주로 어떤 생각을 하나.
 
집중하자란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잘못하면 딴 생각을 많이 하곤 한다. 중요한 순간에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그러면 실수를 하게 되더라. 오히려 긴장을 너무 안 하는 편이다. 그래서 다른 생각을 하다가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항상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 지금까지 선 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푸쉬버튼 쇼 처음으로 섰을 때. 잘 했다는 게 아니라 기억에 남았다는 거다.(웃음) 그날 쇼에서 입었던 옷이 앞이 다 비치는 옷이었다. 그런 게 처음이라 겁먹기도 했고, 완전 톱모델 선배님들이랑 처음으로 같이 선 쇼라서 긴장도 더 많이 되고, 낯설고 무섭고 그랬다. 그런 와중에도 잘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있다.
 
- 모델 활동 하면서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될 때는?
 
결과물이 잘 나올 때가 행복하다.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사진을 찍어 내는 게 모델의 임무니까. 그런데 더 솔직히 말하면 내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을 때 행복한 것 같다.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게 다 표현될 때, 가장 좋다.
 
- 지금까지 촬영한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아직 없는 것 같다. 뭔가 다 2% 부족한 것 같고, 뭔가 확 다 쏟아내지 못하고 담고 있는 느낌이다. 쇼 할 때도 아직 어설퍼 보이고. 아직은 100% 만족할 만한 사진은 없다.
  
- 꼭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는?
 
예전엔 해외 쇼, 빅토리아 시크릿 이런 무대에 서고 싶었는데, 요새는 딱 정확하게 ‘어떤 쇼’로 정해 두진 않는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찾고, 어떤 쇼에 서도 손색이 없는 모델이 더 좋은 것 같다.
 
■ 연극무대에 오른 모델, 배우에도 뜻이 있나?
 
▲ 모델 황현주 [사진=이동환 기자]

- 지난 1월에는 연극 ‘유민가’로 연극배우로 데뷔도 했더라. 어떻게 연극 무대에 도전하게 됐나.
 
같이 연극에 출연했던 박재민 배우가 같은 과 선배다. ‘관악극회’라고 서울대 총 연극회에서 시작된 극회가 있는데, 54학번 이순재 선배님도 계시는 역사 있는 극회다. 박재민 선배가 그 연극에 출연하라고 제안을 했다. 처음엔 ‘내가 무슨 연기냐’며 거절했는데, 결국엔 함께 하게 됐다. 내가 맡은 역할과 이미지가 잘 맞는 것 같다고 같이 해보자고 하셨다.
 
- 관객들 바로 앞에서 연기 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몸으로 표현하다가 말로 표현하려니까 너무 어려웠다. 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떨리고 두려웠다. ‘도수코’도 그랬고, 해야 되는 상황이 오면 하게 되더라. 발레만 하면서 말이 굉장히 없는 편이었는데, 모델 일을 하면서, 말로 대사를 하면서, 교생실습을 통해 학생들 앞에서 가르치고 하다 보니 성격도 많이 변한 것 같다.
 
- 요즘엔 연기하는 모델도 많아졌는데, 연기하면서 배우의 꿈도 생겼나.
 
아직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고, 일단은 모델로서 일을 충분히 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모델일도 아직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또 하나를 해야 된다는 건 욕심 같다. 일단은 내가 현재 하고 있는 모델 일에 집중하고 싶다.
 
- 닮고 싶은 롤모델은?
 
외국배우 나탈리 포트만. 발레 영화라고 해서 ‘블래스완’을 보게 됐는데, 생각보다 발레보다는 나탈리 포트만이 맡은 그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레옹’도 보게 됐거, 인터뷰도 다 찾아봤다. 학업하고 같이 배우 생활을 병행했고, 자기 관리가 굉장히 철저한 사람이더라. 내가 좀 헐랭한 편이라 그런 점을 너무 닮고 싶다.(웃음) 자기주관이 딱 있어서 그녀만의 고집과 아집이 대중들에게 휩쓸리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해나가는 것 같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인내하는 부분이 있더라. 배우로서 연기도 인정받고, 내면도 강하고 자기관리도 잘하고, 정말 완벽한 여성이라 생각한다.
 
- 모델 황현주, 어떤 이미지로 기억됐으면 좋겠나.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려운데, 영감을 주는 모델이 되고 싶다. 황현주라는 모델을 떠올렸을 때 어떤 영감이 같이 떠올릴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닮고 싶은, 롤모델이 되면 더 좋을 것 같고.
 
- 마지막으로, 모델 인생에 있어 현재 어떤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나.
 
만약 내 모델 인생의 그래프가 있다면, 아주 완만한 상승 곡선의 중간쯤 있다고 생각한다. 꼭대기는 저 위에 있고, 오래 걸리더라도 마지막에 살아남는 그런 모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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